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아 타스만이 본격 판매에 돌입한 가운데, 북미 시장을 주름잡던 프리미엄 픽업트럭이 한국 땅을 밟을 준비를 마쳤다. 4050 남성들이 기존 계약을 취소하고 기다리고 있다는 이 차량의 정체는 바로 GMC 캐니언 AT4x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아 타스만이 본격 판매에 돌입한 가운데, 북미 시장을 주름잡던 프리미엄 픽업트럭이 한국 땅을 밟을 준비를 마쳤다. 4050 남성들이 기존 계약을 취소하고 기다리고 있다는 이 차량의 정체는 바로 GMC 캐니언 AT4x다.
GMC 캐니언 AT4x / 사진=GMC
GM 한국사업장이 지난 11월 26일 중형 픽업트럭 GMC 캐니언 AT4x의 국내 연비 인증을 완료했다. 이 차량은 단순한 픽업트럭이 아니다. 오프로드 특화 모델답게 기본형 대비 76.2mm나 높아진 서스펜션과 멀티매틱 DSSV 댐퍼를 장착했다. 이 댐퍼는 포르쉐 911 GT3,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 같은 슈퍼카에 사용되는 고성능 부품으로, 험로 주행 시에도 안정적인 승차감을 보장한다.
여기에 앞뒤 바퀴를 각각 100% 잠글 수 있는 전자식 디퍼렌셜 락까지 탑재해 진흙탕이나 모래밭에서도 탈출이 수월하다. 접근각 32.8도, 이탈각 24.5도는 바위 언덕 같은 극한 지형도 거뜬히 넘는 능력을 의미한다. 33인치 MT 타이어와 언더바디 보호판 등 외부 환경에 대한 방어장비도 빈틈없이 갖췄다.
GMC 캐니언 AT4x / 사진=GMC
캐니언 AT4x는 2.7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심장으로 한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54.0kgf·m의 성능은 쉐보레 콜로라도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이다. 8단 자동변속기와 4WD 시스템을 조합해 어떤 지형에서도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최대 견인중량은 3,265kg, 최대 적재량은 743kg으로 실용성도 충분하다.
다만 오프로드 장비 추가로 인해 공차중량은 2,250kg으로 콜로라도보다 약 100kg 더 무겁다. 국내 인증 복합연비는 7.2km/ℓ(도심 6.7km/ℓ, 고속 7.8km/ℓ)로, 고성능 오프로드 차량 치고는 준수한 수준이다.
기아 타스만 / 사진=기아
GMC 캐니언 AT4x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면 기아 타스만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타스만은 다이내믹 트림 3,750만 원부터 최상위 X-Pro 트림 5,240만 원까지 폭넓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2.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kgf·m의 성능을 자랑하며, 복합연비는 8.1km/ℓ(4WD 기준)다.
캐니언 AT4x의 북미 현지 가격은 5만 7,200달러(약 8,386만 원)부터 시작한다. 환율과 물류비, 수입 관세 등을 고려하면 국내 출시가는 8,000만 원대 이상으로 예상된다. 타스만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이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슈퍼카급 오프로드 성능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쉐보레 콜로라도 ZR2 / 사진=쉐보레
GMC 캐니언은 쉐보레 콜로라도의 플랫폼과 엔진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이다. 하지만 GMC는 쉐보레보다 한 단계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되어 있다. 실제로 캐니언 AT4x는 콜로라도 ZR2와 비교해 더욱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재와 첨단 편의 사양을 제공한다.
오프로드 성능 면에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멀티매틱 DSSV 댐퍼는 캐니언 AT4x의 전용 옵션이며, 실내 디자인 역시 GMC만의 프리미엄 감성을 강조한다. 가격은 더 비싸지만, 그만큼 브랜드 가치와 세부 사양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GMC 캐니언 AT4x / 사진=GMC
4050 세대 남성들이 캐니언 AT4x에 열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다. GMC는 북미에서 쉐보레보다 고급 브랜드로 인식되며, 소유 만족도가 높다. 둘째, 압도적인 오프로드 성능이다. 주말마다 캠핑과 낚시를 즐기는 중년 남성들에게 험로 주행 능력은 필수 요소다.
셋째, 희소성이다. 국내에서 GMC 브랜드 차량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차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킨다. 넷째, 실용성과 감성의 조화다. 넉넉한 적재공간과 견인 능력은 물론, 슈퍼카급 댐퍼와 고성능 엔진이 주는 주행의 즐거움까지 모두 만족시킨다.
여기에 최근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선택지가 다양해진 것도 한몫했다. 과거에는 렉스턴 스포츠나 무쏘 정도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타스만, 콜로라도, 레인저 등 다양한 모델이 경쟁하고 있다. 캐니언 AT4x는 이 중에서도 최상위 프리미엄 포지션을 노린다.
GM은 쉐보레와 GMC 두 브랜드를 활용한 투트랙 전략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 쉐보레는 대중적인 가격과 실용성을, GMC는 프리미엄 이미지와 고급 사양을 내세운다. 이미 지난 9월에는 GMC 준대형 SUV 아카디아 드날리가 국내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아카디아는 쉐보레 트래버스의 고급 버전으로, GMC만의 프리미엄 디자인과 사양을 강조한다.
캐니언 AT4x 인증은 이 전략의 연장선이다. 앞으로 GMC 브랜드의 다양한 모델이 국내에 순차적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픽업트럭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GM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두 브랜드를 통해 시장을 양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캐니언 AT4x는 연비 인증을 마친 상태로, 정식 출시 시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2025년 상반기 내 출시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GM 한국사업장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인증 완료 후 통상 3~6개월 내 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격은 8,000만 원대 초중반으로 예상되며, 북미 현지 가격과 국내 수입 비용을 고려하면 8,500만 원 전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타스만 최상위 트림보다 3,000만 원 이상 비싸지만, GMC의 브랜드 프리미엄과 오프로드 성능을 감안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4050 남성들의 지갑을 열게 만든 GMC 캐니언 AT4x. 기아 타스만과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되면,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