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그랜저, 갑자기 200만원? 현대차 "충격"
현대자동차가 연말을 맞아 전례 없는 대규모 할인 공세에 나서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랜저를 필두로 주요 차종에 최대 630만 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 재고 소진과 연간 판매 목표 달성에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자동차가 연말을 맞아 전례 없는 대규모 할인 공세에 나서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랜저를 필두로 주요 차종에 최대 630만 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 재고 소진과 연간 판매 목표 달성에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 그랜저 / 사진=현대자동차현대차는 이달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라스트 찬스 프로모션'을 전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모션의 핵심은 단연 '국민 세단' 그랜저에 집중된 파격적인 혜택이다. 그랜저 구매 고객은 200만 원의 차량 가격 할인 또는 60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60개월 무이자 할부를 선택할 경우, 약 498만 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500만 원에 육박하는 혜택을 누리는 셈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 트림 기준, 차량 가격 5,266만 원에서 선수율 10%를 납입하면 이러한 혜택이 적용된다.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 사진=현대자동차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할인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12월 기본 프로모션을 통해 총 220만 원의 혜택이 제공되며, 즉시 출고 가능한 재고 차량을 선택하는 '라스트 찬스'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추가로 300만 원 할인이 더해져 최대 520만 원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트레이드인 특별 조건 50만 원, 노후차 보유 고객 대상 20만 원 추가 지원, 법인 고객 20~30만 원, 베네피아 고객 10만 원 등 중복 할인 혜택까지 제공된다.
현대 아이오닉 5 / 사진=현대자동차전기차 라인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올해 2월 출시된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는 최대 630만 원의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본 가격 6,715만 원인 아이오닉9는 출시 초반 월 1,000여 대씩 판매되며 순항했지만, 신차 효과 감소와 전기차 보조금 소진 여파로 10월부터 판매량이 급감하며 이번 프로모션 대상에 포함됐다. 아이오닉5는 200만 원, 코나 EV는 300만 원의 기본 할인이 적용된다.
내연기관 차량도 대규모 할인 행렬에 동참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7만 2,558대가 판매되며 현대차 승용차 중 최다 판매를 기록한 아반떼는 최대 205만 원, 대형 SUV 싼타페는 최대 200만 원,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는 최대 126만 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제네시스 브랜드 역시 할인 프로모션에서 빠지지 않았다. 플래그십 SUV GV80은 최대 500만 원, 플래그십 세단 G90은 최대 400만 원, 중형 세단 G80와 중형 SUV GV70은 각각 최대 300만 원의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현대자동차 대리점 할인 프로모션 / 사진=현대자동차이번 대규모 할인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요인은 올해 12월 31일로 종료되는 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 조치다. 2018년부터 시행된 개소세 인하가 올해를 기점으로 종료되면서 내년부터는 차량 가격이 일제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를 앞두고 재고 차량을 최대한 소진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얼어붙은 소비 심리와 내수 시장 침체 또한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와 기아의 11월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4%, 1.6% 감소했으며, 수출 역시 2.2%, 0.8% 줄어들었다. 특히 그랜저와 싼타페는 내년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어 현재 재고 물량이 더욱 증가한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내년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본격 진출과 경쟁 심화를 앞두고 재고를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마진을 최소화하더라도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할인이 소비자 체감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랜저의 경우, 현대카드 포인트를 활용해 할부금을 차감하는 '블루세이브 오토' 프로그램 이용 시 50만 원 할인 등 상당수 혜택이 조건부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블루멤버스 포인트 역시 최대 40만 원까지 선사용 가능하지만, 사전 적립이 필수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그랜저 및 현대차 인기 차종 구매를 고려하는 고객들을 위해 특별 프로모션을 준비했다"며 "연내 한시적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되는 만큼, 이번 프로모션이 많은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모션이 국내 완성차 업계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를 최대 540만 원까지 할인하고, 한국GM은 콜로라도를 최대 500만 원 할인 판매하는 등 중견 3사 역시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권용주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내년 내수 시장 경쟁 심화에 대비하기 위해 마진을 줄이더라도 재고 소진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중국산 전기차 브랜드의 추가적인 진출이 현실화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재고 차량은 특히 인기 트림 위주로 확보되어 있다.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잔여 10대, 아너스와 캘리그래피 트림은 50대 이상 재고가 남아 있어 즉시 출고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기본 프로모션은 고객 주문형 생산 방식으로 약 3주의 출고 대기 기간이 필요하지만, 라스트 찬스 프로그램은 생산 과정 없이 즉시 인수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다만, 구매자별로 적용 조건이 상이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할인 혜택은 가까운 현대자동차 지점 및 대리점을 통해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차량별 혜택 제공 수량도 한정되어 있어 조기 마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현대차의 연말 대규모 프로모션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시장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평가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연말까지 남은 기간 동안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차를 구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