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한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2025년 11월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BYD는 지난 10월에만 824대를 판매하며 수입 승용차 판매량 6위에 올랐다. 9월에는 1020대를 기록하며 수입차 4위권에까지 진입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한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2025년 11월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BYD는 지난 10월에만 824대를 판매하며 수입 승용차 판매량 6위에 올랐다. 9월에는 1020대를 기록하며 수입차 4위권에까지 진입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BYD에 이어 지커, 샤오펑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2025년 내 한국 시장에 대거 상륙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무기는 압도적인 가성비다. 1회 충전 주행거리 700km가 넘는 프리미엄 전기차를 3000만원대 중반 가격에 제공한다는 전략으로 현대차와 기아를 정조준하고 있다.
BYD는 지난 6월 중형 전기 세단 ‘씰 다이내믹 AWD’를 4690만원에 출시했다.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4000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는 이 모델은 82.5kWh 배터리를 탑재해 환경부 인증 기준 407km를 주행한다. 제로백 3.8초의 강력한 성능도 갖췄다.
후륜구동 기본형은 449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2025년 내 출시될 예정이다. BYD의 중형 SUV ‘씨라이언 7’은 9월 출시 두 달 만에 1338대가 팔리며 수입차 월간 판매 10위권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71.8kWh 배터리로 405km를 달리는 씨라이언 7의 가격은 4490만원이다.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2025년 하반기 한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지커는 올해 4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아우디코리아 출신 임현기 사장을 초대 CEO로 선임했다. 현재 딜러사 선정과 서비스센터 구축을 완료하고 환경부 인증을 준비 중이다.
첫 출시 모델로 유력한 ‘007’은 CATL의 4세대 기린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688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중국 현지 가격이 약 3900만원에서 시작하는 이 차는 기본 모델도 415마력에 제로백 5.4초의 성능을 발휘한다. 15분 충전으로 500km를 달릴 수 있는 초고속 충전 기술도 갖췄다.
지커의 또 다른 모델 ‘7X’는 프리미엄 SUV 세그먼트를 겨냥한다. SEA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7X는 615km의 주행거리와 800V 초고속 충전, 나파가죽 인테리어 등을 갖췄다. 볼보와 폴스타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어 품질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샤오펑은 올해 6월 ‘엑스펑모터스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2025년 내 신차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첫 주자로 나설 중형 전기 세단 ‘P7’은 800V 고전압 플랫폼을 기반으로 10분 충전만으로 525km를 주행할 수 있다.
P7의 최대 강점은 자체 개발한 ‘튜링 AI’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성능을 갖춰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중형 SUV ‘G6’와 플래그십 SUV ‘G9’도 순차 투입될 예정으로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5와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다.
현대차도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를 지난 10월 30일 출시했다. 88.1kWh 배터리를 탑재해 CLTC 기준 722km를 주행하는 일렉시오의 가격은 119800위안, 한화 약 2400만원에서 시작한다.
27분이면 배터리를 3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기술도 적용했다. 2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와 중국 현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했지만, 중국 현지 브랜드들의 거센 공세에 맞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을 노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025년 11월 13일 기준 올해 신규 전기차 보급 대수가 20만650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20만 대를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36.6% 급증한 수치다.
정부도 2026년 승용 전기차 구매 보조금 예산을 올해 7150억원에서 9360억원으로 약 30% 증액했다. SNE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는 1501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유럽 전기차 브랜드의 선전으로 한국 브랜드는 샌드위치 경쟁 압박에 놓였다”며 “올해 테슬라가 전기차 보조금을 독식했는데 내년에는 중국 브랜드들의 참여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5년 10월 유럽 시장에서 합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4% 감소하며 점유율이 7.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상하이차는 점유율을 2.2%까지 높이며 추격했다. 중국 브랜드의 저가 전략에 밀린 결과다.
중국 전기차들의 또 다른 강점은 크게 개선된 품질이다. BYD는 자체 개발한 블레이드 배터리로 안전성을 입증했고, 지커는 볼보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신뢰도를 확보했다. 샤오펑은 자율주행 기술력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도 적극적이다. 지커는 2025년 하반기 서울과 경기 지역에 전시장을 오픈하고 전국 주요 도시에 서비스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BYD는 이미 전국 주요 도시에 14개 전시장과 15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자동차 업계는 2026년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국내 판매가 5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마저 중국 브랜드에게 내줄 경우 글로벌 경쟁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BYD 씰 / 사진=BYD코리아
지커 007 / 사진=지커
BYD 씨라이언7 / 사진=BYD코리아
현대 일렉시오 / 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