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minic Cho Jul 04. 2023

면접과 Interview의 차이

같지만 다른 그 오묘한 개념에 대한 썰

 면접과 interview는 동의어다. 의미가 같은 단어들이다. 그러나, 개념을 다루는 많은 단어들처럼 이 두 단어도 일견 같아 보이지만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단어들이다. 왜 그런지 알아보기 위해 내게 interview에 대해 알려주었던 Felix가 던졌던 질문부터 만나보자. 만약, 면접관이 이렇게 질문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

"우리는 75-FX-500 표준의 전문가를 찾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잘 알고 계신가요?"


Felix가 일하는 Cleeven 사무실


 독자분들의 대답이 궁금하다. 난 이에 대해 "아뇨, 잘 알지 못합니다."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Felix는 "No"라는 답이 부정적인 인상을 주기 때문에 아니라고 답하는 대신, 면접관이 말한 표준이 무엇인지 문하라고 조언했다. 그런 다음, 면접관의 대답을 듣고 표준과 관련된 경험을 연관 지어 답하라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Felix는 interview와 관련된 다른 조언들을 제시했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면접 마무리의 질문 시간을 기다려서 질문하지 말고 즉각적으로 면접관에게 질문할 것, 격식을 갖춰 살짝 긴장된 자세로 답하기보단 편안한 자세로 웃으며 답할 것 등이었다. Felix의 이런 interview 조언들은 내가 겪어왔던 면접과는 거리가 있었다. Felix의 말을 들을 때마다 면접장보다는 당근마켓의 직거래가 떠올랐다.


스톡홀름역 근처에 위치한 곳으로, Cleeven 이외의 다른 기업들도 사용하는 공유 오피스

 왜 Felix의 조언들이 면접 답변보다는 당근 마켓 직거래 대화에 가까웠을까? 조언들에 따라 답변하기 어려워하는 내게 Felix는 그 답변들 속에 담긴 원리를 이렇게 풀어서 설명했다. "Dominic, 너는 면접관의 채용을 돕는 중이야. 그의 목표는 interview를 통해 사람을 고용하기지. 그렇기 때문에 너는 그가 고용이라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들 위주로 제공해야 돼. 그래서, 네가 FX-500 표준에 대해서 하나도 몰라도 No라고 대답하면 안 돼. 대신에 질문을 통해 면접관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과 최대한 관련된 너의 경험을 답변해서 면접관에게 Dominic 너를 뽑았을 때 일을 잘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그가 interview를 바라보는 관점은 말 그대로 Job market에서 나라는 '상품'을 파는 과정이었다. 소비자인 면접관의 니즈를 파악하여 구미가 당기는 정보들을 제공하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interview였다. 내가 생각해 왔던 구인구직을 위한 면접과는 달랐다. 내게 면접이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지원자의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면접관들의 날카로운 질문들이 날아오면, 면접자는 그 질문들에 자신이 준비해 온 답변들에 기반하여 최선을 다해 존댓말로 답변하는 것이었다.

 이런 차이로 인해 Felix는 내게, 면접관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궁금증이 생기면 즉시 면접관에게 질문하라고 조언했다.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면 면접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뒤에 질문 시간을 기다려서 질문할 필요가 전혀 없다. 나를 팔기 위해서라면 미소를 띠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상품의 장점을 설명해야지, 경직된 자세로 딱딱하게 설명한다면 소비자가 매력적으로 느끼기 어렵다. 마치, 장사꾼이 흠집이 좀 난 사과를 "싸다 싸, 달고 맛있는 사과가 바구니 하나에 만원~"이라고 팔 듯, 나도 흠이 좀 있지만 "관련 직종 x 년 경력의 Dominic, 마감세일~"의 자세로 나를 파는 것이다.


간단한 음료, 다과와 함께 미팅 장소도 제공한다.

 물론, 의 다른 조언들이 보여준 interview와 면접이 가진 공통점도 많다. 자기소개 마무리에서 모티베이션을 강조하기는 동기 부여를 중요시하는 면접과 닮았다. 이외에도 관련 업무 경험의 중요 두괄식으로 답변하기. 부정적인 대답보다는 긍정적인 답을 통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전달하기 등도 면접과 닮았다. 결국, 업무를 위한 인력 충원이라는 심은 구인구직이나 Job market이나 동일하다. 하지만, 같은 핵심을  해석하는지에 따라 작지만 중요한  생긴다. 면접과 interview의 다른 점들은 그러한 관점 차이에서 기인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어두운 밤하늘 덕에 유리 천장에 비친 전경

 Felix의 조언들 덕분에 Cleeven에서 Consultant로 일하기 위한 Client와의 면접은 무사히 통과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객사의 채용 계획이 예산 문제로 인해 무산되었다는 연락을 지난 2월 말에 받았다. 채용은 불발됐지만 그래도 이 경험으로 interview에 대한 개념을 잡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예전에 원격 미팅으로 진행된 interview 대화를 들었던 아내가 내게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고 말했었지만, 왜 그런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몰라서 헤메 왔다. 비록, 원했던 결과는 아니지만 interview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스웨덴어를 공부하며 차근차근 취업을 준비하려고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찾아온 크리스마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