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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Jun 20. 2024

스웨덴 이민 1년 10개월의 기록 - 사회: Part1

사회적 계층 구조

 구하랴, 일하랴, 바쁘게 지내다 보니 벌써 스웨덴에 온 지 2년이 다 되어 가네요. 그동안 '스웨덴 이민 기록' 시리즈에 적고 싶은 세 가지 화두 있었습니다. 빠르게 첫 번째 주제인 사회 계층부터 다뤄보겠습니다.


 스웨덴 이민을 오기 전, 한국에서 자주 들었던 말 들 중 하나가 바로 사회 계층 이동입니다. 유럽은 한국에 비해서 사회 고착화되어 있어서 계층 간의 이동이 그렇게 활발하지 않다는 말이었지요. 그런 모습을 두고 일반인들은 부자가 될 기회조차 없는 사회, 다시 말해 경직되고 정체된 사회라는 해석도 함께 달렸습니다. 그래서 이민을 오기 전에는 '그런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계에 저항하거나 바꾸려고 하지 않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막상 이곳에 와 보니,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서 부자가 될 수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지만 이런 사회 구조바꿔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신기한 일이지요? 상류층이 아니어도 적당히 편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보니, 오히려 '왜 한국의 서민은 하루가 힘들어도, 안락한 일상을 보내는 상류층들에게 저항하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삶을 끝내기보단 배금주의 사회를 바꾸기 위해 (프랑스 혁명처럼) 죽창이라도 드는 편이 합리적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나름 안락하지만 오르지 못할 사회 계층 속에 갇히거나, 계층이동의 사다리라는 희망은 있지만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거나의 선택이었습니다. 어느 사회나 나름의 합리성과 불합리성을 갖고 있지만, 그 환경에서 태어나 자라다 보니 바꾸려기보다는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나 봅니다. 그렇기에 겪어보지 못한 다른 사회의 단점은 더 나빠 보일 수도 있겠네요.


 어차피 스웨덴이나 한국이나 도찐개찐인가 봅니다. "사람 사는 곳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에 수긍하게 되네요. 게다가 스웨덴에는 아직도 "왕"이나 "귀족"과 같은 신분 제도가 있습니다. 특히, "왕"과 "왕실 구성원"들은 아직도 몇몇 특권을 보유한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지 않은 사회입니다. 세금도 많아 대기업 월급쟁이로 상류층에 오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성공하고 싶은 들은 벤처 창업을 하거나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왜 이런 불공평스웨덴인들이 바꾸려고 하지 않는지?' 묻기에  너무 때가 묻었나 봅니다. 한국 헌법에는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지만 실제로는 "유전무죄/무전유죄"이다 보니, 법적인 부당함에는 이미 익숙하니까요. 어차피 사회에는 계층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불공평해지는 편이 차라리 자연스럽습니다. 만약 정말로 그런 거라 신분제라는 불합리한 현실에 안주하는 사회보다는 노력하면 신분이 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사회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안하지만 상류층이 되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사회도, 힘들지만 노력한다면 상류층이 될 수 있는 사회도, 나름대로의 메커니즘으로 작동합니다. 사회 구조에 대해 알아보다 보니 문득, 두 예시 모두 '힘들지만 계층 이동도 불가능한 최악의 선택지'가 아님에 감사하는 마음이 드네요. 다른 한편으로는 '편안하면서도 상류층이 될 수 있는 사회'가 최고겠지만, 어떻게 그런 사회가 작동할 수 있을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아 아쉽습니다.


<사회: Part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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