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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Jun 12. 2023

나이듦에 관하여

총점 : 7.5/10


- 한 줄 서평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된 이야기를 통해 현대 의학 시스템을 비판하며 개선점을 짚었지만, 한 발자국 비켜서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진 않는다.



- 내용 정리


잉태, 탄생, 유년기, 성년기, 노년기, 죽음, 마침표로 구성되었다. 그중에서 유년기, 성년기, 노년기는 각 세부 장으로 나뉘어있다.

각 세부 장과 관련된 저자의 견해나 에피소드를 다양하게 서술하고 그 안에 날카로운 통찰을 담아낸다.

800p의 옴니버스 이야기들은 몇 단락으로 정리하기에는 너무도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 감상


1. 옴니버스 식의 짤막한 이야기로 구성된 점은 내 취향에 맞지 않다. 이런 구성은 페이스북에 남긴 감상평들을 세부 장에 맞춰 짜깁기한 느낌이라 산만하고 글의 방향성을 파악하기 어렵게 한다. 게다가 노년기의 중요성에 관한 내용은 반복적으로 등장하여, 차라리 페이지 수를 줄이고 핵심을 요약해 줬더라면 읽기 편하고 의도 파악에도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구성은 진실을 더 넓은 시야에서 조망할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2. 책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정말로 그런 책이다. 저자가 어떤 삶을 살았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한 권의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나도 노인이 된다면 노인의학을 전공한 그녀와 같은 의사를 담당의사로 만나고 싶다.


3. 525p에 아마존 고에 대한 내용이 짤막하게 나온다. 저자는 말단 직원들이 실직한 후 겪게 될 일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물론 그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이런 기술의 발달은 결국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켜 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다시 말해, 기술은 재화를 창출하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0에 수렴하도록 낮추는 방향으로 발달해야 한다.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재화를 창출하지 않아도) 소비가 가능한 시대를 꿈꾼다. 그 시대로 나아가면서, 앞으로는 계산과 같은 반복적인 일에서 벗어나, 모두가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원하는 일을 추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비록 정말 평범한 엔지니어이지만, 내 작은 하루가 그 시대로 나아가는 한 발자국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4. 현 상황의 단점을 비판하고 개선점을 지목하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이런 책을 나는 싫어한다.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만 보더라도, 현 상황에 대한 단점을 비판하고 개선점을 제시하는 일은 나도 할 수 있다. 정말 뛰어난 사람이라면, 지식인이라면,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틀리더라도,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이 책에서 노인의학이 현재 의료 시스템에 구체적으로 적용된 예시가 제안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실질적이면서도 위험한 해결책에서 한 발자국 비켜서있다.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틀릴 수 있더라도, 교활하고 기만적인 구원자의 필요성을 역설한 폭군과 같은 책이 좋다. 비판과 개선점만 나열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지쳤다. 실패의 위험을 가지더라도, 구체적인 대안을 이야기하는 책을 읽고 싶다.


5. 결론을 내리자면 이 책은 취향에 맞지 않는 책이었지만,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고, 고민했고,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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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3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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