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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minic Cho Sep 17. 2023

아이들을 놀게 하라 - 파시 살베리, 윌리엄 도일

총점: 10-/10


- 한 줄 평

노는 게 제일 좋아~


- 내용 정리

좋은 책이란 무엇일까? 다양한 정의가 있겠지만, 이런저런 책을 읽어오면서 깨달은 좋은 책의 한 가지 특징은 '평소 가끔씩 의문은 들었지만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가던 질문들에 대해서 생각지도 못한 풀이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 책도 그런 책이다. "어떻게 하면 사랑, 성장, 재미란 주제 중에서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재미를 기를 수 있을까?" 고민해 왔다. 이 책은 놀이라는 심플한 답을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관점과 다르지만 더욱 설득력 있는 근거로 뒷받침하여 제시한다. 멋진 책이다. "운명의 과학"이나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을 읽었을 때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각 자체를 비틀어버린 책이다.


이어서 책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블렌디드 와인 같은 책이다. 저명한 교육자인 파시 살베리와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프로듀서인 윌리엄 도일이 만났기에, 기자나 교수 등 한 직종에 국한된 저자들이 쓴 책과는 '도메인' 자체가 다르다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인 책이다. 저명한 교육자가 과학적인 이론, 근거, 경험 등을 통해 제시하는 주장을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뛰어난 프로듀서가 구성, 표현, 호소력 등을 더해 한 권으로 녹여냈다. 그렇기에 읽어나가며 섬세하면서도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어떻게 하면 주장을 효과적으로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전반적인 그림에 대한 설명에 이어서 그 디테일로 넘어가면, 우선 대칭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구성이 매력적이다. 책은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글로 시작한다. 뒤이어 어린이 헌장을 말한다. 책의 마무리는 시작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세계 놀이 정상회담" 글과, 부록의 어린이 헌장에 대한 다음 문장으로 끝난다.

“미국 깃발의 보호 아래에 있는 모든 어린이는 우정과 놀이, 즐거움을 누릴 권리를 가지며, 사회로부터 놀이와 오락을 위한 안전하고 건전한 장소를 제공받을 권리, 교사나 적절히 훈련받은 지도자들과 함께 건전한 신체적, 정신적 즐거움을 누릴 권리를 갖는다.”

위 문장에서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던 시작부와는 달리 마무리의 어린이 헌장을 읽고 나서는 눈물이 핑 돌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저 문장이 얼마나 아름답고도 무거운 문장인지 알게 되었다. "아인슈타인의 전쟁"을 읽었을 때도 이런 느낌을 받았었다. 참으로, 더 많이 알수록 더 깊이 느낀다.


다만, 단언적으로 서술된 몇몇 문장들은 약간 꺼려진다. 설득력과 전달력을 높이기 위함임을 알지만서도 개인적으로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다른 책들과는 구별되는, 눈길을 사로잡는 독특한 매력을 풍기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지식과 감동을 잡은 목차로 내용 정리를 마무리한다.


- 목차

켄 로빈슨 경 추천사

1 어린 시절의 황금기는 올 것이다

2 두 아버지의 이야기

3 놀이가 가진 배움의 힘

4 놀이를 죽이는 세균, GERM

5 어린이들은 왜 더 이상 학교에서 놀지 않는가?

6 미국의 비극 - 쉬는 시간의 종말

7 세계, 놀이와의 전쟁을 벌이다

8 핀란드식 놀이실험

9 위대한 글로벌 놀이 실험

10 미래 학교의 놀이

부록: 어린이 헌장

=> 1장은 낙관적 미래 설명, 2장 핵심 주장 설명, 3장 디테일한 구성 설명.

4장은 반대하려는 기존 관념, 5장 문제점 디테일한 설명, 6장 미국 예시. 7장은 세계 예시.

8장은 핀란드 교육이라는 해결책의 예시, 9장은 예시의 변주, 10장은 낙관적인 희망.



- 감상 1. 교차 검증

"교사들은 “아이들을 놀게 하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환호하거나 눈물을 흘렸지만,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은 마치 식물인간이라도 된 듯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책의 위 문장이 정말 참인지 궁금해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아이들을 놀게 하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그러자 그 친구가 정말 맞는 말이라고 말해줬다. 그리고 이어진 그다음 말이 뇌리에 남는다.

"수업을 시작하면 영혼이 사라져 가는 아이들의 눈을 바라볼 때마다, 선생님을 관두고 싶어."



- 감상 2-1. 놀이에 대한 경직된 시각

친구의 말에서 우리 사회가 경직된 시각으로 놀이를 바라보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나도 그래왔다. 보드 게임이나 컴퓨터 게임, 드라마나 영화처럼 정형화된 형태만을 놀이라고 생각해 왔다. 즉흥적으로 춤추고 노래하고 장난치며 놀이를 일상적으로 즐기는 아내와 함께해 오면서도 말이다.


책의 다음 문장은 참으로 진실이었다.

"콜로라도에 사는 어머니 조엘 위슬러 Joelle Wisler는 유명한 육아 사이트 스캐리 마미 Scary Mommy에 이런 글을 실었다.

「우리가 아이들을 축구, 음악, 가라테, 스페인어 학원을 비롯한 온갖 터무니없는 학원들에 등록시키는 이유는 정말로 그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건 나의 탓이다. 우리 모두의 탓이다. 또한 아이들은 우리가 만들어 놓은 일정들에 삶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시간을 전자 기기에 낭비하고 있기도 하다. 133」"



- 감상 2-2. 어른이에게도 놀이를

놀이를 바라보는 경직된 시각을 부드럽게 풀어보자, 삶의 많은 면들을 놀이로 바라볼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내가 마음 가는 대로 쓰는 서평도 자기 주도성, 내재적 동기, 긍정적 감정, 과정 지향, 상상력의 발현이 담긴 심층놀이였다. 업무도, 집안일도 심층놀이였다. 내 삶에 재미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이유는 내게 놀이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저는 어른도 놀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 깊은 곳에는 어린아이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함께 놀이를 즐길 때 아이들도 더 좋아합니다." / "하지만 불행하게도 어른들 중 매일 놀이를 실천하는 법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 감상 2-3

그렇게 창의성을 발휘하는 일종의 놀이로 일을 바라보자 맨먼스(Man-Month)로 인력을 관리하는 현 직장과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로 관리하는 구글의 차이를 보다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었다. 개인별로 목표와 구체적인 결과를 정해 평가의 근거로 활용하는 구글의 OKR은 심층놀이와 닮아있었다. 반면에 맨먼스는 표준화된 시험과 닮아있었다. 이것이 IT기업과 제조업의 차이인가 싶어, 제조업 회사를 다니고 있음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다음 문장처럼 말이다.

"교육을 표준화하고, 표준 학생 평가 결과를 활용하여 학교의 성과를 소속 교육구 및 국가의 평균적 성과나 다른 학교들과 비교하는 것은 이런 발전을 이루기 위한 일반적 해법이 되었다. 정부 관료들은 모든 학교의 수업과 학습을 비슷한 틀에 맞추면 운영 비용과 감시 비용이 줄어들어 교육에서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본다. 자동차 제조와 같은 제조업에서라면 이는 틀림없는 진실이다."



- 감상 3. 책에서 연상되는 내용들

좋은 책의 맥락은 통하는 법이므로 책을 읽으며 생각났던 다른 책들의 내용을 모아놓는다.


"국가는 아주 뛰어난 개인을 원하지 않는다, 커다란 기계에 들어가는 하나의 부속품을 원할 뿐이다, 비판 의식 없이 묵묵히 국가의 요구를 따를 수 있을 정도로만 교육받은 사람을 원하며, 따라서 평범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만 영원히 남게 되는 암담한 결과를 낳는다는 내용이었다." (니체의 삶)


"굿하트의 법칙: 측정치가 목적이 되면 올바른 측정은 불가능하다." (똑똑하게 생존하기)

=> "하지만 표준 시험을 오용하면 어린이와 그들의 배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취에 대한 스트레스, 교사들이 받는 압박감, 편협한 교과과정, 부정부패의 가능성 증가 등은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부정적 결과다." / "세계 많은 나라에서 그렇듯 시험에 따라 많은 것이 좌우되면 시험으로 평가되는 학과목들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성공에 대한 집착과 실패에 대한 기피는 당연한 일이 되어 버린다. 결국 놀이를 위한 시간과 공간은 모두 줄어들고 만다."


"아이에게 무엇을 하라고, 또 어떻게 하라고 알려 주지는 않을 거예요. 아이가 독립적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 "높은 시험 성적을 얻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업가 및 혁신가로서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 "넘어져도 괜찮다. 문제는 다시 일어날 것인지 그대로 주저 앉을 것인지에 있다." (후츠파)

=> "초등학교 교장인 메이 웡 May Wong은, “미래의 기업가들이 시험 성적이 가장 높은 사람만을 찾지는 않을 겁니다.”342라고 말했다. 대신 그들은 공감 능력, 회복탄력성, 창의력, 팀워크 등의 능력과 재능을 갖춘 인재를 선호할 것이다." / "2018년 말 옹예쿵 교육부 장관은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에 대한 표준 시험과 초등 및 중학교에서 학급 석차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나이부터 배움이란, 경쟁이 아닌 평생 습득해야 할 자기 규제력’이라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344"


이 책의 저자들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이전 서평에서 적었던 폴리매스에 대한 다음 문장이 떠올랐다.

""폴리매스"나 "영양의 비밀"을 읽으면서 느꼈던 다양한 전문가들의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다만, 이는 '소통'에 방점이 찍혀 있지, 다방면의 전문가가 되자는 '폴리매스'와는 결이 다르다는 점을 짚고 넘어간다."

저명한 교육자이자 저자, 강연자, 학자인 파시 살베리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저자, 텔레비전 프로듀서, 학자, 강사인 윌리엄 도일이 만나 이 책이 쓰였다. 물론 두 분 다 다방면에서 뛰어났다고도 볼 수 있으나 큰 틀에서 파시 살베리는 교육 분야, 윌리엄 도일은 미디어 분야의 전문가로 보고 싶다. 이렇게 두 분야의 거장들의 소통을 통해 탄생한 책의 색채가 정말 강렬했기에, 앞으로 이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많아질 것 같아 더욱 기대된다.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의 배움의 7가지 정의 (매조에가보검선), 배움의 네 기둥 (주의, 적극적인 참여, 에러 피드백, 통합)

=> "학습 과학은 아이들이 배우는 방식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꾸어 놓았다. 30여 년에 걸쳐 이루어진 체계적 연구 결과, 생산적인 학습은 많은 경우 구성과 누적, 전후 맥락을 통해 이루어지며, 협조적이고 자기 통제적이며 목표 지향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배움의 이러한 특징은 많은 현대 학습 이론에서도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교육 체계를 통해 효율성과 책임감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춘 표준화 운동은 이러한 사실들을 무시한 채 배움에 대한 기계적, 도구적 관점만을 수용하여 정보의 직선적 전달과 외부적 동기에 의해 이루어지는 지식의 일방적 흡수만을 중시한다. 이 모든 결과가 한데 모여 결국 학교에서의 진정한 학습과 놀이를 심각하게 방해한다."




- 주장을 효과적으로 펼치는 문장들.

책의 논리 전개는 그 탄탄한 근거들과 함께 기억하고 싶은 강점이었다. 그래서 그 예시들을 서평에 담는다.


"어린이들은 세상에 존재해 온 이래로 늘 놀이를 통해 배워 왔다. 격려와 자유 속에서, 그 어떤 처벌이나 불이익도 없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탐험하고, 발견하고, 실행하고, 흉내 내고, 실험하면서 배움을 얻었다.

지적인 놀이와 신체놀이는 모두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과 배움을 위해 필수적이다."

=> 놀이의 필요성


"이처럼 놀이가 어린이의 삶과 교육의 기초를 이룬다는 합의가 의학계 및 과학계 전반에 강하게 형성되어 있음에도, 전 세계의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놀이는 점점 더 희귀한 경험이 되고 있다.

학교에서는 왜 놀이가 죽어 가고 있는가? 많은 사회적 문화적 요인이 존재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정치적 원인으로 ‘세계교육개혁운동 Global Education Reform Movement’, 즉 ‘GERM’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저자 파시 살베리가 만든 용어로써, 어린이가 학내 활동에 얼마나 많이 참여하고 행복하게 노는가 보다 표준 시험을 통해 측정'된 학업 성취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학교 개혁 패러다임을 지칭한다."

=> 문제의 원인 제시


"GERM은 어린이들의 학습량을 늘림으로써 교육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일부 정치가 및 정책 결정자들의 믿음으로, 이를 위하여 학교들 간의 ‘적자생존’ 경쟁, 교사 인력의 비전문화 및 교수 학습과정의 표준화, 정량화된 자료에 근거한 학교 경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주장 요약


"머지않아 아이들은 놀게 될 것이다. 학교에서, 집에서, 그리고 동네에서 아이들은 놀게 될 것이다."

=> 낙관적이면서 단언적 문장. 찡한 감동을 전달


"아이들은 성공과 실패가 반대 개념이 아니며 늘 공존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배울 것이다."

=> 기존 믿음을 대체하는 새로운 지식


"즉 교육은 전문성, 협력, 연구, 공정성, 행복, 공감에 가치를 두는 공공 서비스라는 사실에 근거하여 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 희망을 구체적으로 설명


"우리는 아동기의 황금시대 Golden Age of Childhood 문턱에 서 있다. 세계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창조성, 탐구, 심도 있는 학습, 건강한 몸, 행복을 가져다줄 새로운 교육의 시대는 올 수 있다. 오늘과 내일의 학교를 놀이라는 토대 위에 세울 수만 있다면, 이런 시대는 머지않아 열릴 것이다."

=> 희망을 도덕적 가치에 기반해 감동적으로 전달.


"그리고 둘 다 충격을 받았다.

미국에서 파시가 만난 교육 문화와 아동기는 심각한 스트레스, 표준화, 교사들의 비전문화로 점철되어 있었고, 심지어 유치원에서부터도 놀이가 조직적으로 제거되고 있었다.

핀란드에 간 윌리엄은 정반대의 상황을 마주하였다. 세계적으로 칭송받는 핀란드의 아동교육체제는 놀이를 통한 학습이라는 강력한 토대에 기반을 두고 있었고, 학교에서는 전문성 있고 존경받는 아동 교육자들의 지도 아래 신나는 놀이와 즐거운 발견이 체계적으로 계속되었다."

=> 대조


"그러므로 우선, 아동 교육의 맥락에서 놀이를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는 문구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바로 ‘시드 SEED(체계적 탐험, 실험, 발견 Systematic Exploration, Experimentation, and Discovery)’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바로 이런 것들을 한다. 놀이는 어린이의 배움과 성장, 행복을 위한 ‘시드’, 즉 씨앗이다."

=> 저자의 문제점 정의로 시작, 깔끔


"파시 살베리의 이야기"

=>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효과적인 라포 형성.


"실제로 PISA가 측정하지 못하는 수많은 기술, 재능, 능력들이 존재하며, 그 대부분은 창의력, 공감 능력, 측은지심, 리더십, 발표력, 호기심, 팀워크처럼 표준화된 시험 점수로 간단히 정리될 수도 없고 절대로 그래서도 안 되는 것들이다."

=> 반박하려는 주장의 부정적 측면 설명


"강연이 끝을 향해 갈 때쯤 나는 미국의 학교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우선, 한 나라의 교육 체제를 ‘수출’해서 다른 나라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화적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국가들이 서로의 교육 체제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 맥락적 사고 훌륭


"강연이 끝난 후 30대 여성 유치원 교사 두 분이 나를 찾아왔다. 둘을 각각 캐럴과 리사라고 부르겠다.

캐럴은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유치원에서 7년째 일하고 있었다. 동료인 리사는 같은 동네에 있는 다른 유치원에서 일한다고 했다. 그들은 내게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느냐고 물었다.

캐럴은 충격을 받은 듯했고, 리사는 실제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왜 그러시죠?”

내가 물었다.

“이럴 줄 알았어요. 이럴 줄 알았다고요!”

리사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말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못할 짓을 하고 있다는 걸 저도 알고 있었어요!”

나는 생각했다.

‘안 돼. 더 이상은 안 돼.’"

"두 교사는 자신의 제자들에게 필요한 건 보살핌과 지지, 사랑이지, 지나친 기대와 과도한 학습, 많은 어린이를 실패자로 낙인찍어 버리는 외부의 시험이 아니라고 말했다."

=> 감동적인 실사례를 통한 전달


"핀란드에서 중요시되는 질문은 “아이가 학교에 다닐 준비가 되었는가?”가 아니라 “학교가 모든 아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 아이들 저마다의 개성을 수용할 준비가 되었는가?”이다. 나는 바로 그것을 내 아들이 다니게 될 유치원에 묻고 싶었다.

‘당신의 유치원은 여기 있는 제 아들을 지금 모습 그대로 기꺼이 받아들여 줄 준비가 되었습니까? 아이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하실 겁니까?’"

=> 관점의 전환


"세계 각국의 정부 관료 및 교육부 장관들과 수백 차례 회의하면서 내가 가장 자주 받은 질문은 이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을까요?”

나는 ‘여러분의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만약 당신의 목표가 표준 국제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고자 하는 것이라면 제가 드릴 말씀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 시험 성적과 등수의 교육적 가치는 아주 제한적이니까요. 하지만 당신의 목표가 전반적인 학습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생들이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갈 가능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면, 특히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것이라면, 다섯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 질문의 의미를 정확하게 설명한 뒤, 자세한 의미를 말하는 고수.


"교사들은 “아이들을 놀게 하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환호하거나 눈물을 흘렸지만,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은 마치 식물인간이라도 된 듯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들의 표정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또는 ‘우리나라에서는 백만 년이 지나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본 것을 저들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마 저들은 절대 믿지 못하겠지.’"

=> 실무자인 교사와 이를 구성하는 정치인의 시각차


"나는 많은 곳에서 더 행복하게 배우고, 더 많이 배우고, 더 잘 배우는 어린이들을 보았다. 그 모든 배움에는 늘 놀이가 포함되어 있었다."

=> 주장을 뒷받침하는 공통된 근거


"「어린이에게 어른처럼 생각하라고 강요하지 말라. 어린이는 본디 배움에 타고난 재주를 가졌으니, 오히려 우리가 아이처럼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22」"

=> 관점 전환


"이 책을 쓴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집, 검토한 자료들을 살펴본 결과, 놀이는 어린이의 학습과 성장, 행복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건강 및 학습 개선 효과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이점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놀이를 통해’ 위기에 빠진 학교를 구하고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고 분명히 믿는다.

둘째, 우리는 자신의 어린 시절로부터, 그리고 수백만 명의 다른 어린이들의 삶으로부터 놀이의 힘을 목격했다.

집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면 어린이들은 창의성과 호기심을 타고난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영유아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더욱 분명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많은 어린이들은 유치원, 초등학교를 거치면서 호기심과 창의력을 잃어버린다."

=> 명확한 목적 설명


"과연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만약 그 답이 어린 시절의 스트레스를 높이고, 정치인과 행정가들에게 무의미한 저질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비생산적이고 효과가 검증된 바 없는 방식으로 오히려 학습을 방해하느라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허비하며, 아동 간 학습 격차 해소 및 학습 성과에 아무런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면, 우리 사회는 목표를 향해 대단히 훌륭하게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 반어법


"과연 해결책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모든 아이들이 성공적인 학교생활과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우리는 선조들의 지혜로부터 영감을 얻고, 최근의 뇌 과학과 교육 연구가 이뤄 낸 비약적 발전들로부터 확신을 얻어 답을 찾아냈다.

답은 이 단순한 문구 속에 숨어 있다. 아이들을 놀게 하라!"

=> 해결책! 놀자. 1장은 정의, 문제점, 해결책까지 담은 전반적인 주장을 감정과 선의에 기반한 서술로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오스틴 텍사스 대학에서 유아기 교육의 커리큘럼 및 지도를 가르치는 크리스토퍼 브라운 Christopher Brown 교수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아이들이 더 놀고 싶어 한다고 해서 주어진 일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들도 학교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아요. 다만, 힘을 재충전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을 기회가 필요할 뿐이지요.”37"

=> 주장이 일으킬 수 있는 오해를 불식. 또한, 나는 어떻게 재충전할 것인가?


"사실 놀이에 대한 정의를 찾으려 하는 것은 사랑의 보편적 정의를 찾으려는 것과 같다. 직접 보거나 느끼면 그것이 사랑인 줄 알지만, 정의를 내리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욱 규정하기 힘들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랑 아니던가. 놀이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공원에 앉은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만 봐도 사랑이라는 걸 알며, 보기만 해도 아이들이 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변에 모래성을 쌓고 있는 청소년들, 학교 운동장에서 단체 줄넘기를 하는 초등학생들, 나무 블록으로 탑을 만드는 아이, 마룻바닥에서 형과 함께 장난감 자동차를 굴리는 젖먹이의 모습까지, 그 모든 것들이 놀이의 장면이다."

=> 러브 팩추얼리가 떠오르는 좋은 비유


"2014년 심리학 프런티어 저널 Frontiers in Psychology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논문을 게재하였다.

「비체계적 활동(자유놀이, 가족 및 친구와 시간 보내기, 동물원이나 박물관 방문하기 등)에 더 많은 시간을 쓴 아동들일수록 자기 주도적 실행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체계적 활동(축구 연습, 피아노 교습, 과외 교습, 숙제 등)에 대해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즉, 체계적 활동을 많이 하는 아이는 자기 주도적 실행 능력이 떨어졌다.」

연구자들의 짐작에 따르면 체계화된 시간은 자기 주도적 통제력의 발달을 늦출 수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는 앞으로 무슨 일이 언제 일어나야 하는지에 대한 외부적 신호를 어른들이 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1 다시 말해서 놀이는 당신의 자녀가 실행 능력을 연습하고 강화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아내와 나의 차이?


"우리는 놀이에 관한 연구 분석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놀이 활동이 놀이의 질로 특징지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차원적인 양질의 놀이에는 자기 주도성, 내재적 동기, 긍정적 감정, 과정 지향, 상상력의 발현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놀이를 ‘심층놀이 deeper play’라고 부른다. 교사와 부모들은 심층놀이의 다섯 가지 측면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놀이를 통한 긍정적 경험과 전반적 효과를 증진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제7장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겠다."


"‘4차 산업 혁명’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고, 주어진 지식을 암기하는 능력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 아닐 것이다. 그거라면 이미 구글이 꽤나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인간관계 관리, 사회적 기술과 같은 보다 복잡하고 인간적인 능력들로서, 그 모두는 학교 안팎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심층놀이를 통해 발달한다."

=> 유머를 더한 기억에 남는 설명


"그는 교육자가 아니었지만, 규율이 강하고 학교 안팎에서 많은 시간을 공부에 할애하며 대단히 경쟁적으로 학습하는 나라에서 온 저명한 과학자였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놀면 안 됩니다.”

그는 우리에게 선언하듯이 말했다.

“학교는 배우러 가는 곳이고 배움이란 원래 힘든 겁니다.”

그의 주장은 이러했다.

“학교에서 노는 건 시간 낭비입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열심히 공부해야 했어요. 저녁이나 주말에도 숙제를 하고 시험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냈죠. 그렇게 해서 지금의 지위에 오른 겁니다. 내 친구 중 하나는 아들에게 수학 과외 교사를 붙여서 매일 아침 6시 반부터 공부를 시킵니다. 여섯 살 때부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이제 대학생이 된 그 아이는 공학 수업에서 1등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이나 핀란드의 학교는 재미있는 곳이지요. 하지만 아시아에서는 학교가 아주 진지한 곳입니다. 그래야만 하고요. 아이들에게는 엄격함과 연습, 숙제가 필요합니다. 놀이가 아니라요.”"

=> 우리 사회가 떠오르는 가슴 아픈 문단.


"우리는 그를 위해, 그리고 그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우리도 이해한다. 많은 부모들은 학교가 대단히 진지한 곳이라고 믿으며, 아이들이 성실하게 열심히 공부하고, 많이 배우고, 고난과 역경도 받아들이고, 규율에 따르는 법을 배워서 자신이 가진 최고의 잠재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 말에 동의한다."

"우리는 ‘문화적 차이’ 때문에 특정 국가에서 놀이를 통한 배움을 확대할 수 없다는 생각을 거부한다. 그건 위험하고도 그릇된 생각이다. 어린이는 세계 어디에 있든 어린이고, 배우기 위해서 어린이들은 놀아야 한다. 놀이는 세계 어디에서나 어린이들의 배움을 돕는다."

=>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저자들의 따뜻한 목표


"학교의 주된 목적이 즐기는 것이라고 주장하거나, 학교가 재미없으면 아이들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할 거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에서 진행되는 모든 직접적인 수업과 모든 숙제에 반대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근면함과 연습에 반대하지도, 초등학교 및 중학교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수학 공부와 연습 문제지에도 반대하지 않는다. 100퍼센트 놀이에만 치중하는 학교를 만들자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주장은, 역효과를 낳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아동기 스트레스, 지나치게 많은 표준 시험, 과로 등이 많은 국가들의 아동 교육을 완전히 장악하고 놀이를 통한 배움이 사라지면서, 엄청난 비효율, 시간과 노력의 낭비가 유발되고, 결국 아동 교육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된 주장은 (놀이처럼 즐거운 교습 및 학습, 교사의 지도에 따른 놀이, 아이들이 대부분 주도하는 자유놀이를 포함하여) 놀이가 지구상 모든 어린이들의 학습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 다시 한번, 주장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오해를 설명하여 주장을 명확하게 전달


"두 아버지가 펼치는 즐거운 모의 토론"

=> 생동감 넘치게 주장을 전달하기. 또한 자세한 디테일들은 문답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


"우리 두 사람은 아주 다른 문화권과 국가 출신이며, 따라서 이 책의 중심 주제가 각각의 문화권과 나라에서 갖는 의미도 전혀 다르다. 한 권의 책을 함께 쓴다는 것은 배움과 타협이 공존하는 긴 여정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수개월 동안 조사, 인터뷰, 방문 조사, 집필, 대화를 하고, 이탈리아 언덕에서 산책과 식사를 하며 수많은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어느 날, 잠시 커피를 앞에 두고 앉아 어린이와 놀이에 관해 독자들이 가질 법한 궁금증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했다. 우리는 그날의 오후 쉬는 시간을 놀이에 대한 모의 토론으로 보냈다."

=> 섞물림


"아이들에게 자기들끼리 놀 기회를 주세요. 정말 위험한 건 나쁘지만, 위험을 무릅쓸 기회는 좋습니다."

=> 후츠파, 위임의 5단계 적용


"아이들이 학교에서 더 많이 논다는 것은 학교에 있는 어른들이 즐거움에 대한 가치와 규범, 기대를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어른이들도 놀게 하라!


"GERM은 교육 체계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아마도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특징은 학교들 사이에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증대된다는 점일 것이다."

=> 특징 1~5를 통한 개념 설명


"교육 체계는 많은 점에서 시장과 다르게 움직인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사업체는 소유주와 주주를 위해 경쟁자들을 제치고 판매, 이윤, 시장점유율을 늘림으로써 투자금에 대한 이윤과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동기에 근거하여 작동한다. 이와 전혀 다르게 공공 교육체계의 구성 원리는 모든 학교의 모든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교사들에게는 이윤 추구나 성과급이 아니라 시민의 의무, 전문가로서의 자부심, 아이들의 배움을 돕는 일에 대한 애정이 중요한 동기가 된다. 94"

=> 맥락의 차이 설명


"「교육과 교육자를 수년 동안 취재하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미국은 헛된 희망에 빠져, 교육 체계 전반의 뿌리 깊은 문제를 그저 빠르게 해결하려고만 하고 있다. 96」

우리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교육 문제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놀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것만이 아니다. 그건 우리가 직면한 유일한 문제가 결코 아니며, 전 세계 교육계에 악영향을 주는 심각한 문제의 결과이자 하나의 증상일 뿐이다.

간단히 말해서 미국의 진짜 문제는 수십 년 동안의 무지, 경제력 및 인종에 따른 분리, 빈곤, 정치적 실패 등으로 인하여 학교가, 특히나 가난한 지역과 도심 지역의 학교들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잘못된 교육 정책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며 모든 공립학교를 표준화된 시험 공장으로 바꾸고 있다. 놀이와 기타 중요한 학교의 요소가 시험 준비를 위해 제거되고 아동 교육의 필수적 기반이 무너지면서 구조 전체가 붕괴할 위험에 놓였다."

=> 문제의 원인 파악과 핵심을 정리하는 문단, 매력적.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삶은 재정적,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위험을 비롯하여 온갖 위험으로 가득하며, 합리적인 위험은 어린이의 건강한 발달에 필수적이다."

=> 후츠파


"이제 잔혹하고도 우울한 통계치가 모습을 드러낸다. 실제 사람이 등장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 슬로모션 영화 속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희생양이 된 건 수백만 명의 소년과 소녀들이었다."

=> 인터넷 소셜미디어 중독이 교육 환경에 의한 결과였을 수 있구나..


"“시험의 목적은 우리 아이들이 잘하고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겁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시험이 교사들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쓰이고 있어요.”126"

=> 잘못된 피드백


"“아이들이 집중을 잘 못 하기 때문에 반복 학습에 더욱 집착한다. 아이들이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가 놀이 능력이 밑바탕이 되지 못했기 때문인데도 반복 학습만을 강조한다. 정말 한심한 일이다.”129"

=> 잘못된 원인 파악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건강과 배움을 위한 지적, 신체적 놀이 시간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하면서도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네 가지 원인이 있으며, 이들 모두는 GERM의 결과물이다. 바로, 표준 시험의 오용 및 남용, 천편일률적인 수업, 편협한 교과과정 및 학습 계획, 실패를 악한 것으로 치부하고 성공만을 추구하는 문화다. 놀이가 가진 배움의 힘을 십분 활용하여 우리의 학교를 구하고 어린이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돕기 위해서는 이 모든 문제들을 이해하고 맞서 싸워 해결해야 한다."

=> 문제에 대한 원인 분석과 공통 맥락 파악


"표준 시험은 여러 나라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시험 옹호자들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것들을 제대로 배우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이 바로 표준 시험이라고 주장한다. 반대자들은 표준 시험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것들 중 일부에 불과하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하며, 깊은 이해보다 단순한 지식과 암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무엇보다 확실한 효과도 거의 내지 못하면서 교육계 전체를 왜곡하고 타락시킨다고 주장한다."

=> 양쪽 근거를 고르게 제시


"‘시행착오’ 전략은 공학, 혁신, 연구, 과학, 예술, 그리고 실생활의 기본적인 구성요소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선천적인 능력이기도 하다."


"“모든 어린이들에게 동시에 특정한 기술을 익히도록 요구하는 것은 유아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과 배치된다. 유아기에 이루어지는 모든 배움은 아이마다 다양한 시기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152"


"많은 창의성 전문가들에 의하면 창의성 자체를 가르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이 창의적 사고와 행동에 필요한 사고방식과 능력을 키우도록 환경을 만들어 줄 수는 있다. 놀이는 이를 위한 가장 자연스럽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자살 시도가 시험 기간과 연관성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결과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되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 "“아이들이 학교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부담을 느끼는지를 보여 주는 근거죠.”

그는 어린이들이 학업 성취에 대한 압박에 엄청나게 시달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근거를 제시하는 부분이면서도 가슴 아프다.


"“핀란드에도 ADHD는 있어요. 하지만 보통은 다른 말로 부르죠.”

심리학자가 물었다.

“어떻게 말입니까?”

파시는 대답했다.

“우리는 그걸 ‘아동기’라고 부릅니다. 그런 증상은 만 18세 무렵이 되면 서서히 사라져 버리니까요. 물론 어떤 사람들에게는 더 길게 남아 있기도 하지요.”"


"「그 누구보다도 쉬는 시간이 필요한 건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쉬는 시간을 빼앗기는 것도 주로 이런 아이들이다. 239」"

=> 역설적인 상황


"12년 동안 끝도 없이 이어지는 학업의 압박은 여덟 시간 동안 치르는 단 한 번의 운명적인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수능’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수능을 잘 보면 보상으로 서울대학교나 연세대, 고려대와 같은 엘리트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스물여섯 살 김시나 씨는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수능에서 실패하면 인생이 실패할 거라고 강조합니다. 수능이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한 첫걸음이자 마지막 걸음이기 때문이에요.”

그녀는 수능을 ‘우리 삶의 마지막 목표이자 최후의 결정요소’라고 묘사한다.

“우리는 수능을 잘 보면 밝은 미래가 자동적으로 뒤따를 거라고 생각해요.”267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의하면 한국의 학생 네 명 중 한 명이 자살을 생각한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의 청소년 자살률은 선진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수년 동안 한국은 만 15세 학생의 읽기, 수학, 과학 능력을 평가하는 OECD의 PISA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오늘날 한국의 교육체계는 실생활에 거의 적용할 수 없는 암기와 시험 준비만을 강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 학생의 75퍼센트가 입시 준비 학원에 다니며, 그곳에서는 표준 평가 대비 외에 다른 것을 거의 하지 않는다.

시험에만 집착하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학교 체계의 심각한 문제 때문에 동아시아의 교육자들은 점점 더 우려스러워하고 있다. 거의 모든 시간을 공부만 하면서 보내는 학생들은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도, 자신의 열정을 발견하고 추구하거나 신체적, 사회적 능력을 키울 기회도 거의 갖지 못한다. 최근 이루어진 대규모 연구 결과 많은 중국 학생들이 엄청난 수준의 불안감, 우울, 심리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는 학업 부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보고서의 저자들은 말한다."

=> 가슴 아프다.


"비법은 간단하다고 했다. 핀란드는 학교 체제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개척된 개념들, 예컨대 교사의 전문성, 교육 연구와 혁신, 협동 학습, 전인 교육, 놀이를 통한 배움에 의거하여 설립하고, 꾸준히 고수했다고 한다. 또한 핀란드는 정치인을 비롯한 비교육자들이 아니라 교육자들이 학교를 운영한다."

=> 간단한 해결책 제시 좋다


"어린이가 어떻게 하면 잘 배울 것인가를 결정할 때, 핀란드의 부모와 정치인들은 시험 출제 회사가 아닌 교사들의 집단적이고 전문가적인 지혜와 판단력에 의존한다. 따라서 실제로 핀란드의 어린이들은 만 18세가 되어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부담이 큰 표준 시험을 단 한 번도 치르지 않는다. 대신 매일, 하루 종일 높은 전문성을 갖춘 교육자들에 의해 평가받고 있다."


"핀란드는 어떻게 이처럼 아동 친화적이고 가족 친화적인 나라가 되었을까? 최근 미국 방문 사절단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고, 핀란드 의회의 두 여성 의원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동시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덕분이지요!”306

그녀들에 따르면, 핀란드에서 특히 가족, 어린이, 어머니들에게 더 좋은 해법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여성들의 강력한 정치적 입지 덕분이었다."


"“들리시죠?”

교사가 소음을 뚫고 물었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

“저건 행복의 목소리예요.”

며칠 후 나는 아들과 함께 어둡고 추운 숲을 지나 학교로 향했다. 학교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자 아이가 말했다.

“모든 어린이는 이런 학교에 다녀야 해요.”

나는 대답했다.

“그래, 네 말이 맞는 것 같구나.”"


"레아는 덧붙였다.

“우리는 어른으로서 아이들의 행동방식을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아이들은 노는 법을 알고, 자기만의 놀이를 구성하는 법도 알고 있으며,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자라기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감이 쌓이고 자존감이 형성되고 회복 탄력성이 발달합니다.”"


"놀이를 하고 나면 아이들은 더 다정해지고 만면에 미소를 띱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불평불만과 짜증이 그렇게 많은 것도 노는 법을 잊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의견을 낸 건 열 살 소년이었다. 아이는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저는 어른들이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해 줄 거예요. 어른들은 놀이가 뭔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니 저는 어른들 말을 듣지 않을 거예요.”

그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어른들이 뭐라고 하든 저는 그냥 밖으로 나가서 계속 놀 거예요.”

이 ‘바닷가 놀이터’가 우리에게 준 한 가지 교훈은, 다른 누군가가 나서서 상황을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당신이 직접 나서서 어린이들에게 놀이를 되돌려 주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은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으면 일과 놀이를 구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행복한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하나의 미덕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그건 남은 일을 끝내기 위해 주말도 휴일도 반납해 가면서 오랜 시간을 일에 쏟아붓는다는 의미다. 누구보다도 일찍 출근하고 누구보다도 늦게 퇴근하는 일 중독자들이 있다. 그들은 직장 동료들이 계획한 소풍이나 파티에도 잘 참석하지 않는다. 재미란 행복한 삶을 완성하기 위한 그들의 레시피에 포함되지 않는다. 놀이는 일을 하고도 남는 시간이 있으면 그제야 하는 것에 불과하다. 아마 당신이 아는 사람 중에도 분명 이런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기업 지도자들은 사람들의 일과 삶에 균형을 맞추려고 애쓴다. 버진 Virgin 그룹의 창립자로서 큰 성공을 거둔 기업가인 리처드 브랜슨 경 Sir Richard Branson은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아라.’라는 철학을 설파하기 위해 자신이 일하는 것만큼 노는 것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세상에 보여 준다. 그는 그것이 일과 가정에 똑같은 비중을 두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그는 “만약 모두가 어린이의 정신으로 살 수 있다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다.”358라는 말을 남겼다. 리처드 경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놀이는 좋은 삶에 필수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어른들 중 매일 놀이를 실천하는 법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오늘날 성공하는 사람들은 호기심을 갖고 상황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알아내려고 하고, 주어진 업무를 해내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찾으며,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당신이 겪은 가장 큰 실패는 무엇이며 거기서 무엇을 얻었는가?”라는 질문이 취업 면접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이런 가치는 놀이, 발견, 탐험, 실험, 실패로부터 배울 자유가 있는 학교 분위기가 갖춰져야만 가르칠 수 있다."


"어린이에게 양질의 놀이란, 즉 ‘심층놀이’란 실내놀이와 실외놀이를 모두 포함하며 신체놀이와 지적놀이를 모두 포함한다. 다만, 심층놀이에는 다섯 가지 주요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

•자기 주도성

•내재적 동기

•상상력의 활용

•과정 지향성

•긍정적 감정"


"어린이들에게 상상력을 가르치는 최고의 방법은 교사들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측면 ―자기 주도성, 내면적 동기, 상상력, 과정 지향성, 긍정적 감정― 은 어린이들이 ‘심층놀이’를 즐기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하나의 틀로 활용할 수 있다."


"얼마나 더 많은 위대한 실험이 있어야 어린이가 놀 때 가장 잘 배우고 잘 성장한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놀이의 중요성을 간절하게 호소하는 용감한 사람들이 얼마나 더 있어야 아이들에게 놀이를 돌려줄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제쯤이면 많은 ‘교육 개혁’이 이미 실패했으며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이끌고 있음을 깨닫게 될까? 그리고 세상을 바꾸고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린이의 시각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할까?"

=> 절절한 서술. 행동과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장이므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


"성공하느냐 못 하느냐는 결국 우리가 지금까지 실패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받아들이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362」"


"조 볼러 Jo Boaler, 스탠퍼드 교육대학원 수학 교육학부 교수

(중략) 제가 진행한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시험 문제의 답을 찾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할 때보다 배우기 위해, 즉 다양한 개념을 탐구하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있다고 느낄 때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한다는 결과가 도출됐습니다. (중략) 저는 스탠퍼드의 학생들을 가장 자유롭게 해 주는 말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수업에서는 점수를 매기지 않을 겁니다. 스스로 배우기 위해 공부하세요.”

많은 경우, 깊고 느리게 생각하는 사람이 최고의 수학자가 됩니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정반대의 것을 가장 중요하다고 배웁니다. 바로, ‘속도’이지요. (중략) 이제는 수학 교육의 방식을 바꾸어 성과보다 배움과 탐구를 강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수학을 햄스터의 쳇바퀴, 심지어는 감옥으로 느끼는 학생들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어린이를 교육하는 사람들은 정답이 없는 조언(“~할 때 너는 어떤 생각이 드니?”)과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만약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을 준비하고 있어야 하며, 아이가 하는 대답의 형식이나 내용에 대하여 어떤 선입견도 갖지 않아야 합니다."


"미국 깃발의 보호 아래에 있는 한 모든 어린이는 어디에 살든, 인종, 피부색, 상황이 어떻든 위의 모든 권리를 보장받는다.

1930년 11월 22일 어린이의 건강과 보호를 위한 백악관 회의, 어린이 헌장"




추가로, 오늘 독서 모임 토론에서 있었던 예술에 대한 안x준 님의 의견을 기억하고 싶어 내용을 추려내 서평에 더한다.

1. 노력(예술을 만드는 배경)

2. 몰입(예술의 경지에 도달)

3. 단순화(예술의 가치를 창출)

4. 연결(예술을 만드는 방법)

다양한 사람들의 주장을 통해 내 맹점을 깨닫고, 공감을 나누며 보편적 인간성에 도달하는 경험을 얻을 수 있었던 독서 모임에 감사하다는 말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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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2 원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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