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녀에게
숙녀에게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노래가 아니다. 최근의 일이다.
그럴듯한 이유가 있지는 않다. 유튜브를 보다가 썸네일이 눈에 들어왔다. 개그콘서트 무대였다.
송필근, 나현영 두 사람 사진이 있었고, 제목은 '당신께 웃음을 드릴게요'였다. 별생각 없이 클릭했다.
8분짜리 공연이었다.
귀가 들리지 않는 여자에게 고백을 하는 내용이었다.
종이에 써서, 수화로 말 대신 손으로 건네는 고백 그 장면이 이상하게 아름답게 느껴졌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지나치는 공연 장면이었을 수 있는데, 나한테는 달랐다.
나현영 씨가 울먹이는 얼굴이 화면에 잡혔다. 그 표정이 뭔가를 건드렸다. 뭔지는 몰랐다. 그냥 건드려졌다. 그날 이후로 그 노래를 찾아 듣기 시작했다. 아는 노래 영상이 아니라, 노래 자체를 찾아서
가끔 감동 영상을 일부러 찾아본다.
감동 몰카, 감동 영상 검색해서 찾아본다. 보다 보면 진짜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그게 좋았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는데 그 순간이 좋았다. 아무런 생각을 안 하게 된다. 오로지 그 순간에 나만 있는 느낌. 후련하다는 말이 가장 가깝다.
어려서부터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꺼내지 못한 채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감동 영상을 찾아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꺼내지 못하는 것을 화면 속 누군가가 대신 꺼내줄 때 눈물이 난다.
억지로 짜낸 것이 아니라 그냥 나온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이 없다.
오로지 그 장면 안에 내가 있다.
숙녀에게가 그랬다. 수화로 고백하는 그 장면이, 내가 오래 꺼내지 못했던 무언가와 잠깐 만났던 것 같다.
그게 뭔지는 아직 모른다. 그래도 그 노래가 거기 있었다.
꺼내지 못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장면에서 불쑥 나온다. 그럴 때 흘리는 눈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