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처럼
필름처럼
갑자기 옛날 생각이 왜 이리 나는 걸까.
글을 쓰다 보니 그렇게 됐다. 하나의 주제로 가려고 했는데,
이거 쓰다 저거 쓰다 하다 보니 과거가 따라 나왔다. 꺼내려고 한 것도 아닌데, 그냥 나왔다. 필름처럼.
쓰는 동안, 손보다 기억이 먼저 움직이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다.
글을 쓰니까 기억이 돌아온다. 그게 이렇게 되는 일인지, 써보기 전에는 몰랐다.
힘들었던 시절도 지나간다. 물건을 버리던 그 시간도, 글을 쓰다 보면 그냥 하나의 장면이 된다.
사람이 힘든 날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안에 좋은 것들도 같이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붙잡고 있던 것들을, 글이 조금씩 놓게 해준다.
삼겹살 냄새가 떠올랐다.
새벽에 일이 끝나고 먹으러 가던 곳. 그 시간 전체가 같이 돌아왔다.
삼겹살을 떠올렸다가, 새벽을 떠올렸다가, 그때의 공기까지 같이 따라왔다.
꺼내려고 한 건 아니었다. 그냥 이어졌다.
글이 그걸 한다.
건드리지 않아도, 따라 나온다.
집중하고 있는 동안에는 노래가 들리지 않았다.
다 쓰고 나서야 알았다. 숙녀에게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는 걸.
언제부터 틀어져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쓰는 동안, 거기 있었던 것이다.
글을 쓰고 나면 노래가 들린다.
요즘은 그 순서가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