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주간
지난주 생각도구 1. 관찰 편의 워크숍까지 모두 잘 마치고 새로운 생각 도구인 '생각도구 2. 형상화'편의 책 읽기 주간이 돌아왔습니다.
이번 주에는 새롭게 함께 하게 된 멤버 분도 계시고, 지난주 회사 워크숍으로 참석 못한 멤버 분도 참석해주셔서 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야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불참하신 멤버분이 계셔서 아쉽게도 전원이 모일 수 없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저를 포함한 8명 전원이 다 모일 수 있겠죠?
새로 오신 멤버의 합류와 지난 시간의 워크숍 내용을 간단히 리뷰하고, 본격적으로 책 읽기 주간의 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책 읽기 주간에 건의해주신 멤버분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함께 모여서 책 읽는 시간을 30분에서 20분으로 줄였습니다. 읽기 시간이 줄어든 만큼 사전에 한 번 이상은 책 내용을 읽어보고 오기로 했습니다.
일반적인 독서모임과 달리 굳이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을 갖는 이유는 생각도구 하나하나의 내용 자체는 어렵지만 양이 많지 않아서 집중해서 읽으면 약 20-30분 정도면 한 챕터를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혼자 읽었을 때와 다 같이 모여서 읽을 때의 집중도가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래서 함께 모여 책을 읽다 보면 혼자 읽을 때와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오거나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람의 기억력이 유한하다 보니 막 읽은 책의 내용이 가장 생생할 때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최신 효과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마지막에 들어온 정보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다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실제 독서 모임을 하다 보니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생생한 기억 덕분에 페이지 한 줄 한 줄까지 짚어가면서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더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20분을 함께 그 자리에서 책을 읽고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한 뒤, 다음 주간에 할 워크숍 내용을 결정하고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생각도구 2 형상화는 평소에도 우리가 많이 하고 있는 생각 방법입니다.
지난 시간에 함께 읽었던 관찰과도 연결되어 이어지는 생각 도구이며, 곧 읽게 될 '추상화'와는 대비되는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형상화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이미지를 점차 구체화해 나가는 과정이라면, 추상화는 이미 구체화되어 있는 대상을 점차 단순화시켜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책에 나오는 여러 과학자, 예술가들의 사례들을 읽다 보면 머리로 하는 형상화의 과정이 다양하게 나옵니다. 이렇게 머릿속에서 형상화를 구체적으로 해나가는 과정은 형상화의 최고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형상화 훈련이 덜 된 저와 같은 일반인들로서는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데 한계가 분명합니다. 어느 정도 선까지는 상상이 가능하지만 아주 구체화된 형태의 무언가를 생각으로 구현한다는 건 확실히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를 형상화하는데 글이나 그림, 조형, 소리나 음악 등의 도구를 활용해 형상화를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형상화에 대한 전제들을 바탕으로 멤버들과 생각도구 2 형상화를 함께 읽은 뒤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다음은 멤버들의 이야기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 에세이 위주의 독서를 하다 보니 작가에 대한 상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글을 읽으며 작가의 모습을 상상해보거나 해당 페이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그 장면을 그려 보다 보면 좀 더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형상화의 일부가 아닐까요?
- 종이책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읽기의 시간이나 읽으면서 생각을 떠올리는 시간, 충분히 마음에 새기는 시간 등 읽기와 관한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하지만 이번 형상화 편에서 읽게 된 낭독과 같은 소리를 통하여 정보를 얻는 경우, 눈의 자유 덕분에 무언가를 상상하고 형상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소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나가버리는 정보이기에 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형상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습니다.
- 최근 헤네시 윌리엄스의 '유리 동물원'을 읽었습니다. 이 작가는 무대 구역을 나눠서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적어두었는데 이것이 시각적 형상화라고 느꼈습니다. 형상화 편을 읽다가 최근 읽은 헤네시 윌리엄스의 이름이 나와 매우 반가웠습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우주의 도움 같네요.
- 형상화라는 게 내 머릿속에 있는 무언가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보니 왜곡돼서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구체화하고 여러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 지난 시간에 읽었던 관찰과 이번 시간에 읽은 형상화 모두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내가 무언가를 알아야 제대로 관찰할 수 있고, 형상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을 테니까요. 형상화 훈련이라는 것은 일종의 공부의 형태가 아닐까요?
- 같은 맥락에서 경험 역시 일종의 지식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이 지식으로 남아 형상화나 관찰의 기본이 되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책에서 '수학은 효율적인 형상화 도구'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수학에 대한 혐오 아닌 혐오를 가진 분들이 많은데, 학교에서 이런 형상화의 도구 개념으로 수학을 접근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처럼 수학을 싫어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 수학을 이용하여 무언가를 형상화한다는 게 매우 어렵게 느껴집니다. 수학적인 사고 자체가 안된다고 할까요? 마찬가지로 음악을 들으면 선율로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고 신기합니다.
- 형상화는 굉장한 것 같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늘 하던 것이기도 합니다.
- 무언가를 소비하기 전 머릿속으로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돌려봅니다. 심지어 그걸 구매하여 사용하는 꿈까지 꾸면서요. 그렇게 매우 구체화시켜서 상상해보고 만족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그때 물건을 구매합니다. 그렇게 구매해서 물건을 사용해보면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디테일하게 해보다 보면 무언가를 배울 때에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상상으로 여러 차례 실패해보기도 하고 성공해보기도 하면서 배우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습니다.
- 저도 마찬가지로 상상해보며 시뮬레이션하는 걸 즐기는 타입입니다만 실제와는 너무 달라서 이질감을 느끼는 편이 더 많습니다.
- 형상화는 무언가를 구체화시키는 단계라고 하는데 반대로 이런 행위 자체가 더 추상적인 일로 느껴집니다. 잘 와닿지 않는다고 할까요.
- 형상화라는 행위가 어려운 친구가 있습니다. 일상생활은 불편하지 않지만 형상화 자체가 안됩니다. 현상을 묘사하고 보고 그리는 것은 굉장히 잘합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상상해보고 그리는 것은 아예 불가능해서 나의 10년 뒤 모습을 그려보라면 상상조차 못 하는 모습을 보며 굉장히 신기하게 느꼈습니다.
- MBTI가 떠올랐습니다. 수학적 사고와 기하학적 사고의 차이에서 보여주는 형상화 방법의 차이가 직관과 감각이라는 N과 S의 차이 같이 느껴졌습니다.
- 평소 음악을 들으며 샤워하는데 음악 없이 샤워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해서 실행해보고 있습니다. 샤워하는 현재의 감각에 집중할 수 있고 감각의 자극 때문에 여러 가지 상상력을 유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 현대화가 되어가면서 상상하고 무언가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것이 점차 약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어린 시절에는 멍 때리기도 좋아하고, 불 피워놓고 쳐다보면서 이런저런 상상을 더해가던 때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무언가를 머릿속으로 그려본다는 일 자체가 거의 없는 것 같네요.
-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에는 일상에서 느끼는 게 많아서 시 쓰기를 좋아했습니다. 현재는 과거의 보물이 되어버렸는데 다시금 시작해볼까 생각해봅니다.
- 예술품은 일종의 형상화인데 이것으로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개념이 점차 중요해지면서 형상화보다는 추상이 보다 설득력이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 아인슈타인이 이론 연구를 하다가 막힐 경우 악기 연주를 하곤 했다는 부분에서 재미를 느꼈습니다. 현재 하고 있는 영역과는 완전히 다른 영역의 무언가가 지금 하는 일의 형상화에 도움이 된다는 거죠.
-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유레카를 외치던 것도 일종의 형상화가 아닐까요? 순금관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진위여부를 밝히라는 왕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던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하다가 넘치는 물을 보고 해결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해결 방법의 형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습니다. 형상화를 이야기하다가 차원에 대한 이야기, 일상에 대한 이야기, 추상과 형상화의 관계 등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오가는 시간이었습니다.
항상 너무 짧게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착각은 아니겠지요?
생각도구 2 형상화를 읽고 의견을 나누었으니 이번에는 이를 활용한 워크숍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음 주 워크숍에서는 한마디로 특정하기 어려운 무언가를 구체화하면서 형상화하기로 하였습니다.
주제는 '우리 동네'입니다.
이야기를 해보니 같은 파주에 살고 있지만 동네에 따라서 굉장히 다른 이미지와 느낌이 있다는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운정, 금촌, 교하, 금릉, 봉일천.... 바로 근처에 붙어있는 동네임에도 굉장히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내가 사는 동네를 사람으로 형상화해본다면 어떨까라는 주제를 가지고 형상화 워크숍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워크숍 방법
1.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이미지를 수집한다.
2. 수집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우리 동네가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일지 그려본다.
3. 그려본 사람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해보며, 내가 느낀 동네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야기해본다.
다음 주도 즐거운 워크숍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도구 2 형상화 워크숍 편으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후기로 만나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