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도구 4. 패턴인식

책 읽기 주간

by 돈원필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두번째작업실에서는 생각의 탄생 독서모임 & 워크숍이 있습니다.

어제저녁도 변함없이 독서모임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전체 인원이 참가한 첫 모임이었습니다. 생업에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열심히 참가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번 생각도구 4. 패턴인식은 저부터 매우 어렵게 느끼는 파트라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과연 이걸 어떻게 멤버들은 읽을까, 이해는 잘할 수 있을까, 워크숍은 어떻게 할까...


독서모임 시간에 함께 모여서 읽는 시간이 있긴 하지만 멤버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사전에 미리 읽는 시간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사전에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편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저뿐 아니라 멤버 분들도 카페에 오셔서 책 읽다가 너무 어렵다고 이야기 많이 해주셔서 더더욱 부담이 컸습니다.


이번 책 읽기 주간에도 마찬가지로 지난주 리뷰를 진행하고, 책 읽기 20분, 이야기 나누기, 워크숍 결정하기 순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생각도구 4. 패턴인식은 어떤 무언가에서 공통화된 패턴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일종의 발견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관찰'이 중요합니다. 또한 '문화'가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문화에 따라서 같은 현상에서 다른 패턴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인내'가 많이 필요한 과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20분간 함께 책 읽기 시간을 가진 뒤, 이번에도 자유롭게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다음은 멤버들의 이야기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 음악가들이 패턴을 변주하고 형성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동생이 클래식 음악을 합니다. 그런데 항상 게임만 하고 있어요. 그때마다 동생은 그냥 게임만 하는 게 아니라 패턴을 익히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음표의 재구성과 인식 과정이 일정한 리듬과 게임 속의 움직임을 통해 익힐 수 있겠다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패턴 속에서 반복되는 것들의 '변수'가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처음 누군가를 만날 때에는 우리는 나만의 패턴인지를 통해서 그 사람을 인식하죠.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인 것 같다면서요. 그런데 만나면서 패턴에 변화 혹은 변주가 일어나면 그것을 통해 그 사람에 대한 인식이 변하게 됩니다. 길게 만나면서 반전 매력을 느낄 수도 있죠.


- p.151 하단에 있는 문단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문제 또한 패턴으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게 과연 무슨 뜻일까요?


- 과학자들의 금언이라고 여겨지는 '문제 자체가 제대로 설정되어 있다면 해답의 절반 이상은 건진 것이다.'라는 말 자체에 답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문제 설정에 한계를 가지고 있으면 새로운 문제를 발견할 수도 없고, 그 발견을 통해 새로운 패턴을 찾아낼 수도 없다는 것이죠. 문제를 모르는 그 자체가 새로운 패턴 발견의 기회일 수 있으니까요.


- 책 맨 뒷부분에 이야기 한 아이들의 놀이를 기다려주라는 말이 공감됩니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인식 속에 있는 빈 공간에 있는 패턴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


- 패러다임 시프트가 발생하면서 세상이 계속해서 발전합니다. 뉴턴이 발견한 법칙이 자연법칙의 모든 것을 설명해줄 수 없습니다. 과거의 많은 빈 공간들에서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현대의 양자역학 같은 개념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 '무'라는 것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음악에서 쉬는 부분도 앞서 이야기한 빈 공간을 채우는 일종의 패턴인 것 같습니다.


- 음악의 빈 공간만을 이용한 음악도 있습니다. 존 케이지의 '4분 33초'라는 곡은 피아노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공간에서 발생하는 소리만을 담고 있습니다. 연주만이 음악을 이루는 패턴이 아니라 연주의 빈 부분이 하나의 음악으로서의 패턴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 같습니다.


- '무'가 가능성의 영역으로 느껴집니다. 우리가 모르는 것도 패턴인식의 중요한 과정입니다. 패턴 속에 있는 빈 공간을 통해서 새로운 패턴이 나올 수도 있죠. 무의 영역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일상에서도 다양한 패턴인식 과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만한 드라마나 영화의 클리셰가 있죠. 특정 부분에서는 신파가 나온다던지 하면서요.


-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하는 일상생활의 도구 가운데에서 '얼굴 찾기 놀이'도 일종의 패턴인식을 활용한 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체통이나 맨홀, 바위 등에서 얼굴을 구성하는 눈, 코, 입을 찾는 과정이 우리가 얼굴을 형성하는 패턴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놀이인 것 같습니다.


- p.143에 있는 시의 음운이 있다는 부분에서 이건 매우 개인의 영역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 쓰인 대로 열심히 읽어보아도 어떤 부분에서 음운이 느껴지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절대적인 규칙은 없다고 하니 느낄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아마도 음운에 관한 이야기는 악센트에 따른 리듬인 것 같습니다. 영어로 된 시가 책에 있다 보니 한국어를 쓰는 우리로서는 이해가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됩니다. 악센트에 따른 리듬이 모여 일종의 패턴을 만들어 낼 수 있죠.


- 심장 소리가 주는 2음절의 음운과 비슷한 언어들이 존재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 패턴을 인식한다는 것은 형상화에서 추상화로, 추상화에서 다시 패턴을 형상화하는 과정같이 느껴집니다.


- 글자의 위치 변화 파트가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최근에 르세라핌 음악에 빠져있는데, 르세라핌이라는 팀명이 사실 'i'm fearless'라는 문장에서 글자 위치만 변경해서 만든 패턴이라는 점이 생각났습니다.


- 유튜브의 영국남자 채널을 즐겨봅니다. 에피소드 중 하나가 콩글리쉬를 영국 사람이 듣고 어떤 단어인지 유추하는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그때 한 영국인이 콩글리쉬를 쭉 듣더니 콩글리쉬는 앞 단어와 뒷 단어를 결합하는 일종의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이번 패턴인식 편을 읽으면서 굉장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 패턴을 일상에서 찾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매일 같은 걸 주문하는 손님이 있는데요, 이 분이 평소랑 다른 걸 주문한다거나 하면 혼자 당황하곤 합니다.


- 실제로 제가 매일 계란빵을 두 개씩 사 먹었는데, 최근 하나로 줄였더니 계란빵 파는 사장님이 걱정해주시는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 일상적인 패턴으로는 아침 루틴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샤워할 때 순서에 대한 논란도 인터넷에서 있었는데 이 순서를 생각하면서 하는 경우가 있을까요?


- 저는 항상 양치를 제일 먼저 하는데 순서 바꾸면 다음에 어딜 씻어야 할지, 혹은 내가 이 부분을 씻었던가 하면서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 게임을 하는 것이 패턴인식의 대표 격인 것 같습니다.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일정하죠. 물론 어려워서 쉽게 클리어하지는 못합니다.


- 전반적으로 패턴인식 파트가 내용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이해하기로는 무질서 같은 상황에서 일종의 질서가 부여되는 것이 패턴인식인 것 같습니다.


- 역학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콜레라 지도를 제작하게 되면서 역학이 발전한 것을 보면서 패턴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과거부터 많은 노력을 통해 발견한 패턴들을 현대사회에서도 적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 수사기법도 패턴인식을 통해 정리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범인의 패턴을 결국 파악하지 못해서 결국 미제 사건이 된 내용을 주제로 한 영화 '조디악'이 생각납니다. 현대에는 프로파일러들이 패턴을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날 경우, 채무나 원한 관계부터 살펴보는 것도 일종의 패턴을 찾기 위한 노력이겠죠.


- 뻔한 클리셰, 즉 패턴을 깨면 명작이 탄생하는 것 같습니다.


- 메타 패턴이라는 개념이 흥미로웠습니다. 각각의 요소에서 추출한 패턴들이 비슷하게 연결될 때가 있지 않나요? 마치 알고리즘처럼 이어지는 것이 뭐라 설명하긴 어렵지만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 브랜딩 작업이 메타 패턴이라는 개념의 좋은 예시 같습니다. 하나의 브랜드 속에 비슷한 패턴을 넣어두고 사람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해당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것이죠.


- 어떤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패턴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성공의 사례보다는 실패의 사례에서 패턴을 찾아보고 반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실패의 패턴을 찾아서 그것을 피해 간다면 더 낫지 않을까요?


-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교육을 최근에 받았습니다. 거기에서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에 관한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을 그렸는데 구글에서 이세돌을 선택해서 알파고와의 대결을 추진한 이유가 가장 독창적인 바둑을 두는 사람이 이세돌이었다고 하더군요. 인공지능이 수많은 경우의 수와 패턴을 지니고 있더라도 한 번의 독창적인 수를 통해 2차전에서 이세돌이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패턴을 깨고 새로운 변주를 주었더니 인공지능이 당황한 겁니다. 강사님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인공지능은 인간을 위협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더 잘 살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겁니다. 패턴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진화를 도와줄 수 있는 도구로서의 인공지능이라는 점이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 체스와 관련된 드라마 시리즈인 넷플릭스의 '퀸즈갬빗'을 추천합니다. 천재 체스 여성 기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천정에서 체스판이 내려와 다양한 경우의 수를 보면서 생각하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 체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옛날 생각이 납니다. 어린 시절 필리핀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그때 학교에서 체스를 배웠습니다. 10번 질 때까지 전혀 모르다가 패턴을 깨달은 뒤에 급격하게 실력이 성장한 경험이 있습니다. 패턴을 공부하니 학교에서 2위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 그러고 보니 큐브 맞추기도 패턴이 있죠.


걱정과는 다르게 정말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책의 내용이 워낙 어려워서 걱정했지만 일상에서 패턴을 찾아가는 과정, 혹은 경험한 것들을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패턴인식 워크숍은 크게 두 가지로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는 일상에서 패턴 찾아오기입니다. '고양이'를 주제로 일상 속에서 발견한 고양이와 관련된 패턴이 있다면 사진으로 찍어서 남기기로 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생각의탄생과제 라는 해시태그를 달아서 3-5개씩 준비해보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는 첫 번째 내용으로 진행한 워크숍이 일찍 끝날 경우, 장르 클리셰를 직접 써보기로 했습니다. 장르를 추첨을 통해 뽑아보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클리셰를 적용해보는 겁니다. 그것을 통해 어떤 패턴들이 해당 장르에 있는지 발견해볼 수 있을 겁니다.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과제가 매주 점점 늘어나는 것 같은 착각은 들지만 그래도 멤버들이 가져오는 결과물들이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늘 기대가 됩니다.


오늘은 한국의 월드컵 첫 예선이 있는 날이군요. 열심히 응원하면서 저녁을 보내야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생각도구 4. 패턴인식_워크숍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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