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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원필 Nov 29. 2022

동산길 디저트 위크 2022

침체된 동네의 분위기가 바뀔 수 있길 바라며

벌써 11월 말이 다가옵니다. 한동안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던 늦가을이더니 오늘은 갑작스럽게 영하까지 떨어지는 추운 날씨가 되었습니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겨울다운 겨울이 오려나 봅니다. 2022년도 한 달만 있으면 끝나가네요.


두번째작업실이 위치한 파주 금촌동에 있는 동산길은 거의 대부분이 원룸, 투룸 형태의 빌라, 즉 주거공간이 대부분입니다. 많은 분들이 파주 디스플레이 단지에서 일하는 분들입니다. 상업 공간은 한 블록에서 두 블록 바깥쪽에 거의 대다수가 밀집되어 있습니다. 동산길 안쪽으로 들어오면 상업 공간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편이죠. 그래도 잘 찾아보면 구석구석 곳곳에 여러 가게들이 있습니다. 골목 안쪽에 위치한 가게들이라 애써 찾아오지 않으면 잘 모르는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코로나가 터지고 동산길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변했습니다.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디스플레이 단지의 운영 감축 및 폐쇄 등으로 원룸촌의 거주자들이 많이 빠져나갔습니다. 근처에 야당역이 활성화되면서 금촌에 있던 많은 인구가 야당 쪽으로 갔습니다. 거리에는 걸어 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저희 두번째작업실도 코로나 이전까지는 많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최근까지 줄어든 고객 수는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게 혼자만의 문제인가 싶기도 해서 저희도 나름의 고민 끝에 장기 휴무 끝에 시즌2라는 이름으로 개편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잘 버텨나가야 할지 매일 고민됩니다. 과연 이 상태로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걸까? 저희는 주변에 있는 여러 가게들과도 활발하게 소통하는 편입니다. 주변 가게 사장님들과 여러 고충을 이야기해보면서 저희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거리의 유동인구를 조금이라도 늘리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지역이 전체적으로 침체되고 수많은 가게들이 작은 시장을 나눠먹기 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수익을 늘리려면 역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규모가 조금이라도 커지면 수익도 조금씩은 늘어날 수 있을 겁니다. 


동산길과 동산길 주변에는 맛있고 뛰어난 카페와 디저트 가게들이 제법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골목에 숨어있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저희 두번째작업실에 오시는 분들도 저희 카페 외에는 주변에 어떤 카페들이 있는지 잘 모르고 계시더군요. 


저희는 맛있는 디저트를 만드는 주변에 있는 카페, 디저트 가게 사장님들을 모아서 이벤트를 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숨어있는 맛있는 가게들을 소개하고, 이벤트를 통해서 동산길에 사람들이 좀 더 모여들 수 있게 만들고, 결정적으로 수익도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2월이 되면 사람들의 기분도 살짝 상기되는 것 같습니다. 각종 연말 행사를 비롯해서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특히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오면서 너도나도 조금은 들뜨기 마련이죠. 그래서 그런지 달콤한 디저트가 유독 생각나는 때인 것 같습니다. 이 시즌을 적극 활용해서 동산길로 사람들을 끌어들여보자는 생각으로 '동산길 디저트 위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동산길 전체를 하나의 투어 코스로 생각해서 동산길과 그 주변에 있는 맛있는 디저트 가게들을 투어 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각 가게의 대표 디저트 메뉴를 구매하고 스탬프나 스티커를 수집합니다. 또한 각 가게들은 다른 가게들도 소개해주기도 하고, 우리 가게의 단골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주변 가게들의 협조가 적극적으로 필요합니다. 


저희는 11월 초순 기획서를 만들어서 주변 가게 사장님들을 만나 제안을 드렸습니다. 저희 두번째작업실을 포함하여 총 5개의 가게가 함께 해주시기로 하였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유나마카롱, 직접 만드는 딸기 순우유 케이크의 캐로티, 풍성하고 도톰한 너티 초코칩의 오리온, 쫀쫀하고 꾸덕한 맛이 일품인 버터바의 홍콩94, 그리고 겉바속촉 브라우니의 두번째작업실이 함께 합니다. 시간이 매우 촉박하고, 처음으로 하는 행사라서 예산을 넉넉하게 책정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테스트 삼아 올해 해보자고 제안드렸습니다. 보통 스탬프 투어를 할 경우, 리워드가 있기 마련입니다. 올해는 별도의 리워드 대신 각 가게별로 스티커를 제공하고 내년을 기약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뚝딱뚝딱 완성한 포스터
귀여운 스탬프들
지도 겸 브로슈어
선물로 나눠줄 각 가게별 대표 디저트 캐릭터 스티커
스탬프를 찍어서 지도를 완성해보세요~

첫 시도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조금이나마 침체되어 있는 이 지역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더 많은 가게들도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더 나은 탄탄한 기획 하에 더 발전된 모습으로요.


12월 1일부터 20일까지 약 20일간 진행하는 이번 동산길 디저트 위크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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