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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날드곽 Nov 18. 2022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예측불가. 그래도 살아는 남는다.   

21세기의 20세기 교육

이 길고 모진 날들을 포기하지 않고 지나온 여러분들에게


갑자기 추워진 새벽, 무거운 몸을 이끌고 어두운 등원 길을 걷습니다.

무거운 눈을 억지로 뜨고, 마스크로 답답한 숨을 내쉬고, 너무나도 많은 수업을 듣고,

말하고 싶은 입을 꾹 다문채로, 집을 나올 때와 마찬가지로 캄캄한 시간이 돼서야 추운 하원 길을 걷습니다. (중략) 서울 강남 모 학원의 수강생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다.


오늘 딸아이 수능 시험장을 데려다주었다. 아이가 내린 차 안에서 순간 묘한 먹먹함이 밀려왔다. '시험 준비는 아이가 했는데...', 코로나가 터지던 해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이. 고등학교 3년을 꼬박 마스크를 쓰고 보내고 오늘도 마스크를 쓴 채로 하루를 보내겠지.


전날 밤 아내는 여기저기서 전해 받은 '수능 전날 주의할 것'들을 보여준다. 가벼운 식사를 할 것, 6시간 이상 잘 것... 음악을 듣지 말 것(가사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 수능장으로 떠나는 아이에게 "우리 *** 믿는다, 파이팅" 절대 금지 등등. 수긍을 할 수 있는 것들도, 실수할뻔한 것들도, 현웃이 터지는 것들로 가득했다. 한마디로 극도의 자극 주의.

 제주 송악산 오름 겨울 풍경-하늘과 먼 산은 여전히 푸르고 마른 나무도 곧 봄을 맞이한다.  


변화가 일상인 시대, 변하지 못하면 죽는다

얼마 전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로 유명했던 코원의 10년 만의 몰락(매출액 전년 동기간 대비 80.9% 감소, 설립 이후 한 번도 적자가 난적이 없었던 100억대 흑자에서 100억대 적자회사로), 1세대 MP3 플랫폼 소리바다의 파산 소식을 접하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인한 여러 산업들이 사라졌다는 생각보다는 '무엇을 예측할 수 있을까?', '무엇을 상상하던 다른 결론을 보지 않을까?'... 예측이 불가한 시대. 세상이 빨리 바뀐다라기보다는 세상이 바뀌는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격변의 시대에도 아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하고 싶은 말도, 보고 싶은 것도 못 보며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세상과 단절된 채 보내고 있다. 회사를 다닌 나는 또 어떤가? 한 회사에서 PD로 입사하여 제작도 하고, 신사업 기획도 하고,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된 후 관리자로 수년간 다양한 조직장을 맡고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뾰족하게 내세울 전문성도 없고, 체급만 높아진 부담스러운 리소스가 되고 말았다. 쉼 없이 최선을 다해 수많은 경험을 했다고 자부할 수도 있겠다만, 그 경험들은 세상의 변화와는 상관이 없는 그저 회사 안에서의 이슈 대응에 지나지 않았다.   


막다른 길을 마주할 때, 새 길을 찾는다

코로나로 설 무대를 잃은 개그맨들이 유튜브 채널을 열어 오히려 지상파 개그 프로그램 출연 시절보다 몇 배의 수입과 안정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낸 것, 같은 맥락으로 김미경 씨가 오프라인 강연을 못하게 되자 본인 스스로를 Digital Transformation 하여, 이 과정을 모두 유튜브 라이브와 숏폼으로 공개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들의 시간을 소개하고, 이 과정에서 생성된 팬덤을 기반으로 디지털 대학(MKYU)까지 선순환시킨 기염도 불과 코로나 창궐 이후 급진전된 성과다. 결국 내일의 주가를 예측할 수 없듯이 트렌드는 예측할 수 없다. 내일의 기술과 산업의 흥망성쇠도 예측하는 것은 오만이다. 승자독식의 대표주자인 Platform과 SNS만 해도 초창기 승자들의 흔적으로 찾아볼 수가 없고, 세대 간의 선호하는 SNS가 다르다. 결국 이 시대는 실무 능력의 시대, 재수 없으면 관리자가 되는 시대로, 본인의 지적 자산(intellectual property)이 핵심이다. 인사, 재무, 영업, 연구, 기술과 같이 변화된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자산 또는 글, 그림, 연기와 같은 본인만의 콘텐츠를 확보해가는 과정이 것이 누구나에게 매우 중요해졌다.


당신은 지적 자산이 있습니까? 그 과정이 즐겁고 몰입할 수 있습니까?


'오늘 아이가 오면 아무 말 없이 꼭 안아줘야지. 그래도 수고가 많았으니...'

'나의 지적 자산은 오늘이 1일, 내일도 1일... 쌓다 보면 쌓이겠지.'

'격변의 시대, 주변을 눈뜨게 하고, 누군가에겐 길잡이가 되는 Job Creator, Job Consultant, Career Designer가 되어 주어야겠다.'  


#수능 #입시 #20세기 #21세기 #유튜브 #변화 #수능 전날 #콘텐츠


              

베드로 성당 천정 스탠드 글라스 - 지적 자산은 길고 지난한 시간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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