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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devoy Mar 28. 2019

야구 입문자들의 필독서

책 <야구가 뭐라고> 후기

‘내가 야알못이라니’


사회인 야구 심판으로 2년간 활동했다. 라디오 PD로 약 2년간 일하면서 야구계의 소문과 경기 결과를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그저 야구가 좋아, 그라운드 위에 있었고, 그저 야구가 좋아 사람들에게 야구를 알렸다.


나름 자부심이 있었다. 그라운드와 방송 현장을 오고 간 경험에,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좋아하는 선수와 경기를 찾아보면서 나름 야구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깨졌다. 나도 어디서 밀리지 않을 정도의 야구 지식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이 책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다년간 야구 현장을 오고 가며 보고, 듣고, 배운 저자의 취재 현장 경험을 이길 수가 없었다. 여기에 야구 역사 지식이 한데 어우러지니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야구 이야기가 덧셈, 뺄셈의 기초 수준임을 알게 됐다.


<야구가 뭐라고> 이 책은 높다. 역설적이게도 위가 아닌 아래로 가는데 오히려 수준이 높다. 이유는 이렇다. 저자는 야구 현장의 이모저모를 꼼꼼히 살피며 아래로 아래로 깊게 파고들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전한다. 선수들 이야기, 국내 선수, 해외 선수들의 이야기가 그러했다. 특히, 메이저리그 영구 결번이 된 재키 로빈슨 일화가 그러했다. 불과 며칠 전에 은퇴한 일본의 대표 타자 이치로 선수에 대한 분석이 돋보였다. 저자는 책을 통해 기존에 알려진 사실에 몇 가지를 덧붙여 풍성하게 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이어준다.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과 지식을 더 촘촘하게 엮어 준다.




<야구가 뭐라고>는 단순히 사실을 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명확하게 해 준다. 태그아웃과 포스아웃을 설명하는 부분이 특히 그랬다. 사회인 심판을 볼 때, 논란이 주로 논란이 되는 부분인데, 이 책은 그 차이점을 드러내며 답을 정확히 제시한다.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 해박한 지식에 정확한 설명으로 읽는 이로 하여금 흠칫하게 한다. 구석구석을 찌르는 김병헌 선수의 프리스비 변화구에 놀라 멈칫하던 메이저리그의 타자들처럼, 보는 이로 하여금 주춤하게 한다.


교재로 삼을 만하다. 야구심판 자격증을 얻기 위해 2달간 수업을 들었는데, 너무나 지루하고 지루해 많이도 졸았다. 야구 열정이 충만했기에 버틸 수 있었지만, 재미없는 2달간의 수업은 고역이었다. 그래서일까. 추천한다. <야구가 뭐라고>는 야구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알 수 있는 책으로, 이제 막 야구를 알려고 하는 사람들이 교과서로 삼을 만하다. 현장에서 야구를 가르치고, 경험과 규칙을 어떻게 전수하면 좋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한 번쯤은 봐야 할 참고 서적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느낌이 들었다. 미처 다루지 못한 이야기가 무궁무진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그래서 앞으로 기대해본다. <야구가 뭐라고> 책에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던, 하라는 취재를 안 하고 구단 실무자와 비밀 연애를 했던 경험담을, 이 책에 담지 못했던 선수들의 이야기를, 자신이 만나 본 야구인들의 신념과 태도를 더 볼 수 있었으면 한다. 2권은 언제쯤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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