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을 이용할 것인가 사로잡혀 버릴 것인가
#25 자극을 이용할 것인가 사로잡혀 버릴 것인가
얼마 전, 친구랑 둘이 '치느님'에게 영접하여 열심히 '치느님'을 찬양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지루하다, 뭔가 재밌는 일 없나?' 친구에게도 이 생각을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은 더욱 놀라웠다. "야, 요즘 삶이 너무 무료하다." 왜 일까? 한창 청춘을 불태워야 할 우리는 무엇을 놓치며 살아가기에 삶이 지루해지는 것일까?
21세기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한 번쯤은 써보는 것이 있다. '버킷리스트' 우리들의 버킷리스트에는 가지각색 재미있는 일들이 천지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세상에 다양한 일들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경험의 폭이 증가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론적으로는 지루할 세가 없을 것이다. 새로운 것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수도 없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와중에, 심지어 정보화 사회라 불릴정도로 누구나 쉽게 그 새로운 소식을 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지루함을 느끼는 것일까?
단적인 예로 반 강제적으로 어제와 비슷한 일상, 바로 내일이 보이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말할 수 있다. 학생은 공부하고, 직장인은 일을 하고 퇴근을 한다. 대체적으로 딱히 엄청난 의무감에서 하는 일들이 아니다. 그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적성에도 맞는지 아닌지 모를 그 일들을 해 나간다. 또 그냥 공부만 해서도, 일만 해서도 안된다. 우리는 그 와중에 스펙도 쌓아야 하고, 소위 말하는 자기계발도 충분히 할 줄 알아야 하며, 그러고도 시간이 된다면 여가생활도 즐겨야 한다.
21세기 청춘들은 바쁘다. 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돼 처지지 않는다. 우리는 그런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정신없이 지루한 일상들을 버티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극적인 것에 눈을 돌리게 된다. 또한 자극적이지 않으면 반응조차 하지 않는다. 기사 제목은 누구보다 자극적이 여야 하고, 어느새 가수들은 점점 몸매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옷을 입기 시작한다. 정말 충격이었던 한가수의 퍼포먼스가 시간이 흐른 뒤 지금은 자연스러운 퍼포먼스가 되어져 있다. 그렇게 자극에 사로잡혀 버린 우리는 어지간한 일에는 흥분도 자극도 오지 않게 되어져 버렸다.
사실 자극을 맛 본 우리는 자극을 피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금단 현상처럼 다시 자극을 찾게 될 것이다. 몸에도 좋지 않은 술을 먹는 것도 그렇고, 너도나도 더 매운 음식을 찾는 것 또한 그렇다. 우리도 모르게 우리는 자극이란 것에 중독되어져 있다.
미디어에서는 자극을 나쁜 것이라 광고하며, 자극에 빠져버리면 방탕하게 살게 될 것이고, 흥청망청 살게되며 곧 인생도 망청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들게 만들고 있다. 미디어의 특성상 한쪽 측면인 나쁜 측면만을 강조하며 밀어붙이기 때문에 우리는 머릿속에서 쉽사리 '자극이란 나쁜 것'이라 생각이 들게 된다.
그렇다면 자극은 나쁜 것일까?
절대로 아니다. 자극이란 것은 사로잡혀버리면 그만큼 방탕하고, 한탄스럽게 살게 될 것이지만, 자극에 먹히지 않고 이용하면 삶의 질을 엄청나게 향상하여 줄 것이다. 예를 들어 연예인들의 몸매를 보고 자극받아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그렇고, 자극적인 조언으로 자신의 열정을 태우는 등 여러 가지 예를 들 수가 있다.
FM대로 말하자면, 마치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하는 말과 같이('담배 피우지 마시고, 술 줄이세요') 새로운 건강한 취미를 찾아 그 생활에 몰입하고, 건강한 자극으로 보람찬 하루를 만들라,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 적당한 운동은 우리의 삶에 좋은 영향을 끼치며, 건강한 취미생활은 우리의 삶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것을 과연 누가 모를까. 그렇지만 그것은 어렵고 당장 지금 눈앞에 쌓여있는 일들을 처리하기도 벅찬 일상이라 새로운 것은 시도하기 도전에 지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움직여야 한다. 눈 앞에 보이는 쓸데없는 자극에 지쳐서 진정으로 느껴야 할 자극을 느끼지 못하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실 예로 그저 누워서 생각하는 것보다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이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또한 그 생각에 몰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듯이, 당장 내가 편한 일만 찾고 눈앞에 바로 보이는 자극만을 찾게 된다면, 우리는 자극에 먹혀버린 것이다.
쉬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삶에 휴식과 여유는 필수이지만, 진정한 휴식이 아닌 그저 눈앞에 보이는 자극에 먹혀버린 휴식은 쉬는 게 아니라 삶을 갉아먹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자극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이제 자극을 인정하고, 피하기보다는 자극을 이용 하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억지로 피하려 해도 우리의 일상 속에 자극이란 것은 너무도 쉽게 또 많이 접근되어져 있어 애써 눈을 돌리려 해도 자신도 모르는 세에 자극에 노출되어져 있을 것다. 그러니 굳이 자극을 나쁘게만 보지 않고 적절히 인정해가며 그 안에서 나만의 이익을 챙겨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는 않을지 생각해본다. 단, 모든지 중독은 좋지 않다.
사람은 자극이 없다면,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자극이 없었다면 발명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세상에 모든 예술을 등장하지 않았을 수 있다. 자극은 위대하지만 가장 천하기도 하다. 사로잡히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바로 삶의 무료와, 활력의 차이로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