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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s Mar 03. 2016

저.. 매너.. 남 인가요??

#11 어느새 매너가 돼버린 일들

배려가 없어지는 사회


요즘 SNS를 보다 보면, 흔하게 등장하는 것들이 있다. '지하철 매너남' , 'XXX매너남 등극' , '1인 1 가정 보급 바람' 등등..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훈훈한 소식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살며시 지어진다. 얼마 전 사람들과 술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드라마에 나온 한 장면에 "와, 매너 있다"라는 말이 나오면서 나는 갑자기 궁금점이 생겨났다.


'어? 저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언제 저런 행동이 매너가 된 거지??'


정말로 웃긴 일이다. 어느새 자연스러운 배려는 매너가 되어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너무 자신의 문제만 풀기 바쁜 우리들은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보지 못한다. 얼마 전 이에 대한 좋은 경험 한 가지를 했다. 간단한 프로그램이었다. 정사각형 4개를 각각 3조각으로 잘라낸다. 그 조각을 4명의 사람들에게 각각 분배한다. 그리고 분배받은 사람들은 몇 가지 규칙만 지키며 그 정사각형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단, 분배받은 사람들은 정사각형인지 모르는 상태이다.


몇 가지 규칙은 간단하다.

1. 말은 할 수 없다.
2. 손짓 또한 할 수 없다.
3. 상대방의 조각을 내가 가져 올 순 없다.
4. 관찰자는 어느 누구도 도와줄 수 없다.


나는 이 프로그램의 관찰자였다. 그래서 그들을 한걸음 뒤에서 지켜보기만 하였다. 결과는 아주 흥미로웠다. 프로그램을 시작과 동시에 사람들은 자신의 조각만으로 어떻게든 맞추어 보려고 머리를 굴렸다. 옆에 있는 사람은 보지도 않았다. 그러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자 어느 한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답답했는지 옆사람의 도형에 손을 대었고, 어느 한 사람은 포기해버렸다. 그렇게 어느 정도 소강상태가 되자 그제야 어느 한 사람이 자신의 조각을 주변 사람들에게 하나씩 주었다. 그러자 한 사람이 모양을 완성했고 차례대로 모양이 맞추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배운다. 그런 광고 문구도 있지 않는가? "자기의 일을 스스로 하자 우리는 척척 척 스스로 어린이" 자연스럽게 우리는 자신 앞에 놓인 문제를 풀어내기 바쁘다. 문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이 문제가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조차 알 수 없고, 그저 당장 눈앞에 놓인 문제를 풀어내기 바쁘다. 그러다 보니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 일은 '내 일이 아닌 남의 일'이 되어버린다. 나 또한 그러한 모습을 자주 보이기에 안타깝고, 속 이쓰리다.


얼마 전에 그런 말을 들었다. 어느 초등학생이 질문을 했다고 한다.  "왜 배려를 꼭 해야 해요??" 참.. 어린아이가 한 질문이지만 정말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정말 배려를 왜 하는지 몰라서 일까? 아니면 배려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일까? 참.. 생각이 많아진다. 저번에 썼던 글과 같이 우리는 너무 빠르게만 가다 보니 너무 많은 것을 놓친 듯하다.


나는 어른들의 역할이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 가르쳐 주는 것,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른지를 아이에게 차근차근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어른들 또한 내 자녀가 그저 눈앞에 놓인 문제를 잘 풀기를 바란다. '인성이 우선인 건 알지만 그건 일단 대학부터  가고'라는 생각이  우선시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생각한다. 올바른 사회가 되려면, 사소한 배려가 매너라 불리는 사회가 돼서는 안된다.  주고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배려 받음의 감사를, 배려함의 기쁨을 느끼는 아이들이 되도록 우리는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주변을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더 멀리 갈 수 있다. 혼자서 간다면 빠르게 갈 수 있지만 여럿이서 간다면 멀리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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