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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Jan 13. 2022

걷는다

오늘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일산의 호수공원을 걸었습니다.


정신이 멍멍해질 정도로 추운 바람이 불었지만, 이곳을 걸어야 한다는 묘한 의무감에 사로 잡혔지요.

아..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추위와 뒷꿈치 까짐)


건너편을 가로질러갈  있을만큼 두껍게 얼어버린 강물에 살짝 올라가 보았습니다. 안깨집니다.


바짝 말라버린 갈대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꼭 이리저리 흔들리는 제 마음 같습니다.


나무위에 올라간 고양이가  폰사진의 촬영음을 듣고 놀랐는지 저를 바라보네요. 저도 같이 놀랍니다.


바짝 건조해진 낙엽 밞는 소리를 들어봅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저를 한번 쳐다봅니다.


———————


'걷는다'


누군가 내게 왜 걷느냐고 물어본다면,


내 발이 닿는 곳이 곧 내 인생의 성지(聖地)요. 내 삶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나의 한발 한발이 닿는 장소를 정복하는 것이라고 답할 듯합니다.


정신을 날려버릴듯한 찬바람에, 그냥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서 따뜻한 침대에 눕고 싶은 욕망이 올라오지만, 한발자국만 더 가면, 무엇인가 깨달음을 얻을 것 같아 묵묵히 걸어갑니다.


걷기를 마치고 따뜻한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며, 오늘 무엇을 깨달았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한가지 깨달음이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겨울 호수길은 춥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https://youtu.be/kNFf8_S3p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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