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일산의 호수공원을 걸었습니다.
정신이 멍멍해질 정도로 추운 바람이 불었지만, 이곳을 걸어야 한다는 묘한 의무감에 사로 잡혔지요.
아..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추위와 뒷꿈치 까짐)
건너편을 가로질러갈 수 있을만큼 두껍게 얼어버린 강물에 살짝 올라가 보았습니다. 안깨집니다.
바짝 말라버린 갈대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꼭 이리저리 흔들리는 제 마음 같습니다.
나무위에 올라간 고양이가 내 폰사진의 촬영음을 듣고 놀랐는지 저를 바라보네요. 저도 같이 놀랍니다.
바짝 건조해진 낙엽 밞는 소리를 들어봅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저를 한번 쳐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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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
누군가 내게 왜 걷느냐고 물어본다면,
내 발이 닿는 곳이 곧 내 인생의 성지(聖地)요. 내 삶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나의 한발 한발이 닿는 장소를 정복하는 것이라고 답할 듯합니다.
정신을 날려버릴듯한 찬바람에, 그냥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서 따뜻한 침대에 눕고 싶은 욕망이 올라오지만, 한발자국만 더 가면, 무엇인가 깨달음을 얻을 것 같아 묵묵히 걸어갑니다.
걷기를 마치고 따뜻한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며, 오늘 무엇을 깨달았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한가지 깨달음이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겨울 호수길은 춥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https://youtu.be/kNFf8_S3p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