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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Jan 28. 2022

사랑니

저에게 사랑니는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일으킨 원인이었지요. 공교롭게도 위아래 2개씩 났고, 위의 2개는 30 중반에 발치하였으나 아래 2개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 매몰된 형태입니다.


더군다나 아래 두개의 매몰 사랑니는 위로 난 것이 아니라 옆으로 누워서, 이를테면, ' ' 기호처럼 양쪽으로 자라고 있었지요. 그대로 놔두면 아랫니가 양쪽으로 압력을 받아 형태가 변하기에 40대 중반에 잇몸을 째고 사랑니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신경과 사랑니가 가까이 있어 비교적 큰 병원에서만 가능한 수술이었지요.)


그런데, 물려주기 싫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저의 유전적 결함? 매몰 사랑니가  자녀에게 그대로 전해졌지요.


지난주에는 아들이, 오늘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 딸이 치과를 찾아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저와 다르게 자라는 방향이 괜찮지만 사랑니를 4개나 가지고 있는 것이 자녀에게 살짝 미안하기도 하지요.(매몰된 사랑니는 아들 딸 다 가지고 있더군요.) 한편으로는 자녀와 저의 동질감을 느껴서 '씨익~'하고 미소도 지어 봅니다.


아빠를 닮기 싫어하는 딸래미는 오히려 저의 무의식적 행동과 성향, 습관을 따라하는 것을 보면 유전적 요인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유전자만 자녀에게 물려주기를 바라지만, 사실 부모의 마음과 달리 유전자는 스스로 좋고 나쁨을 구분하지 않기에 어쩌면 부모로서 자녀를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자녀가 부모를 닮았다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적절하게 조화된 것을 의미하기에 좋은 점만 닮았다면, 아마 자녀와의 동질감을 덜 느꼈을지도 모르지요.


그런 점에서, 자녀의 좋은 모습이든, 나쁜 모습이든 그 근본은 나의 모습이겠지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되세요.~^^

https://youtu.be/kwlBagBVx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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