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by 책 커피 그리고 삶

저에게 사랑니는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일으킨 원인이었지요. 공교롭게도 위아래 2개씩 났고, 위의 2개는 30대 중반에 발치하였으나 아래 2개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 매몰된 형태입니다.


더군다나 아래 두개의 매몰 사랑니는 위로 난 것이 아니라 옆으로 누워서, 이를테면, ' ' 기호처럼 양쪽으로 자라고 있었지요. 그대로 놔두면 아랫니가 양쪽으로 압력을 받아 형태가 변하기에 40대 중반에 잇몸을 째고 사랑니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신경과 사랑니가 가까이 있어 비교적 큰 병원에서만 가능한 수술이었지요.)


그런데, 물려주기 싫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저의 유전적 결함?인 매몰 사랑니가 두 자녀에게 그대로 전해졌지요.


지난주에는 아들이, 오늘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 딸이 치과를 찾아 검사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저와 다르게 자라는 방향이 괜찮지만 사랑니를 4개나 가지고 있는 것이 자녀에게 살짝 미안하기도 하지요.(매몰된 사랑니는 아들 딸 다 가지고 있더군요.) 한편으로는 자녀와 저의 동질감을 느껴서 '씨익~'하고 미소도 지어 봅니다.


아빠를 닮기 싫어하는 딸래미는 오히려 저의 무의식적 행동과 성향, 습관을 따라하는 것을 보면 유전적 요인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유전자만 자녀에게 물려주기를 바라지만, 사실 부모의 마음과 달리 유전자는 스스로 좋고 나쁨을 구분하지 않기에 어쩌면 부모로서 자녀를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자녀가 부모를 닮았다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적절하게 조화된 것을 의미하기에 좋은 점만 닮았다면, 아마 자녀와의 동질감을 덜 느꼈을지도 모르지요.


그런 점에서, 자녀의 좋은 모습이든, 나쁜 모습이든 그 근본은 나의 모습이겠지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https://youtu.be/kwlBagBVx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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