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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Mar 09. 2022

손톱깎이

'딸깍~'


손톱깍이의 적당한 위치에 손톱을 끼워넣고 손잡이를 누를 때마다 경쾌한 소리가 들리지요. 가끔 '딸깍' 소리가, 손톱이 내 신체의 일부분에서 떨어질 때 내는 비명소리가 아닌가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귀찮은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손톱은 머리를 깎거나 수염을 깍는 것처럼 주기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대상이지요. 그래서 일정 길이가 되면, 손톱을 깍아주어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지요. 한편으로는 이러한 것들은 귀찮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라기에 천만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미용실에서 미용사가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머리의 일부분을 훅~ 밀거나 손톱을 너무 바짝 깎아 쓰라리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원상복구되니, '한번의 실패가 인생 전체의 실패로 치부되지 않지요.'


손톱을 깎는 행위는 생각보다 정성이 필요하고 세밀한 작업입니다. 지난 수십년간 손톱을 깎아 보았지만, 내 인생의 최고의 손톱길이로 깍아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미세하게나마 짧거나 길거나.. 욕심을 내어 너무 짧게 깎으면 며칠동안 그 아픔에 고생하고 너무 길게 자르면, 다시 곧 잘라주어야 할 시기가 다가오니 귀찮지요.


그래서 너무 길다면 좀 더 짧게, 너무 짧다면, 좀 더 길게.. 자신의 마음의 절제가 필요하지요.


또한, 잘려나간 손톱은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분명 바로 아래에 떨어진거 같은데, 찾지 못하고 저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하기 일쑤이지요. 손톱의 강도, 손톱깍이의 날카로움, 주어진 힘의 크기 등의 변수로 인해 언제나 손톱은 내 마음대로 떨어지지 않지요.


이런 점에서 손톱을 깍는 행위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삶을 대하는 자세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삶에서 실패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고 절제는 우리의 삶을 보호하며, 한치도 예상하지 못하는 우리는 언제나 겸손해야 하지요.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P.S. 지금껏 '손톱깎이' '손톱깍기' 알고 있었습니다. 역시 맞춤법은 어려운 ...


P.S. 1년 가까이 일상생활과 관련하여 글쓰기를 하다보니, 가끔 득도에 가깝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약간의 시선의 변화를 주니, 우리 주변의 사물, 자연, 사람이 나의 인생의 스승이 되는 듯..


https://youtu.be/_7o2YoeA3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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