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차를 운전하려는데,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는 것이 확인할 수 있었지요. 세차한지 일주일도 안되었는데 이렇게 먼지가 앉은 것을 보면서 의아해 하였습니다. 하지만 곧 그것이 먼지가 아닌 송화가루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름전부터 송화가루로 인해 차안을 '슥~' 닦으면 노란색으로 많이 묻어나옵니다. 그렇다고 매주 새차하는 것도 귀찮고 이 시기가 지나가길 바랄 뿐이지요. 항상 이시기가 되면 송화가루가 날리고 알러지에 약한 사람들은 눈이 충혈되거나 비염, 재채기 등으로 고생을 합니다. 내차의 내부가 더러워지는 것도 그렇고 사람들이 알러지로 고생하는 것을 보면, 송화가루 자체가 나에게 '악'으로 느껴지지요.
문득 손가락에 묻은 송화가루를 보면서 생명의 탄생에 대한 대가를 생각해 봅니다.
생명의 탄생에는 공짜가 없는 것 같습니다. 소나무의 입장에서는 번식을 위해 송화가루를 날리는 것이고 사람들에게 본의아니게 알러지라는 피해를 줍니다. 그렇다고 어떤 특별한 기술이 있어서 송화가루가 날리지 못하게 한다면 소나무의 번식은 불가능하고 결국은 멸종의 길을 걷게 되겠지요. 결국 이 시기에 사람들이 받아야하는 고통은 소나무의 번식을 위해 사람들이 받아야할 대가이지요.
생명 탄생의 대가는 동물들도 해당됩니다. 동물들은 짝을 찾기 위해 자신을 꾸미거나 심지어 사마귀의 경우 번식행위 도중 자신이 암컷에게 잡혀먹히기도 하지요. 인간들은 조금 특별하여 다른 동물들에 비해 다양한 방식으로 대가를 치루지요.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경우도 있고 오랜시간 노력을 투자하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별의 고통을 겪을 수도 있고 상대방으로 인한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하게 되지요.
그런 점에서 생명은 단순히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을 통해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서는 대가를 치루어야 할 많은 생명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내가 태어나기 위해 다른 생명들이 치루어야 할 대가들.. 그만큼 '나'라는 존재는 어쩌면 오직 나만이 내 생명의 주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요. 내 생명은 내가 잠시 맡아두는 것이고 다른 생명이 대가를 치른만큼 소중히 다루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후에 이번달 나에게 남은 용돈을 확인하면서 얼마되지 않은 금액이지만 그동안 주기적으로 기부하던 것을 잠시 중단할 것을 생각했으나 이내 생각을 접습니다. 나도 다른 생명의 탄생을 위해 그 대가를 치루어야 할 의무가 있기에...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P.S. 송화가루에서 생명의 책임까지.. 가끔 내 사고의 흐름도 재밌다는 생각이 듭니다. 점점 내가 나를 이해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https://youtu.be/PHhvGsaxia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