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17
주말에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커피잔 아래 테이블 위 작은 구멍이 보였지요. 가만히 바라보니, 구불구불한 나이테가 보였습니다. 그 라인이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흐르는 물의 흔적처럼 보였지요. 아니, 소용돌이 문양은 우주의 블랙홀 마냥 나의 시선을 빨아들이고 하나의 우주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요.
나이테는 나무가 자라며 그동안 살아온 성장의 흔적을 남긴 것이지요. 한여름동안,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쑥쑥 자라기에 비교적 조직이 연한 반면, 한겨울에는 성장이 느려지는 과정에서 색깔의 차이가 나타난 것이지요.
나이테를 삶에 비유하자면, 나이테의 짙은 색은 우리가 살면서 잠시 멈추는 시기이고 고통과 상처, 그리고 불균형의 흐름이라 할 수 있지요.
나이테가 만든 무늬에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처럼 삶이 만든 무늬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삶에서 잠시 늦어지고 멈추는 것은 삶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함이요, 보다 더 성장하기 위함입니다. 자신이 가진 고통과 상처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는냐에 따라 나의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 있듯이 고통과 상처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요.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좌절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행복한 금요일 밤이 되시기 바랍니다.
P.S. 이 글이 올라가는 순간, 저는 치과에 있겠지요. 무서운 치과... 아.. 음..
https://youtu.be/poiZpOXZXN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