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버림

프레임과 필터

버림20

by 책 커피 그리고 삶

지난 번 이야기 했던 당첨받은 책이 도착했지요. 마침 읽던 책이 어제 마무리 되고 일요일 오전 카페에 앉아 새로운 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스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오랜만에 본 참 좋은 책입니다. 나의 행동과 생각을, 나의 모습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지요. 글쓰기 소재로 활용해도 좋을 문구들이 많아서 조금씩 풀어갈 생각입니다)


책 표지를 보면서 읽기가 살짝 망설여지지요. 내일까지 온라인 시험도 봐야하고 과제도 해야 하고, 미뤘던 업무도 해야 하는데..


‘음.. 화요일부터 책을 볼까?’


슬금슬금 피어오르는 내일에 대한 부담이 책을 펴는 나의 손을 잠시 방해하지요. 잠시 후, 책 표지를 차지하는 클림프의 ‘키스’와 샤갈의 ‘생일’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그림들이 나를 몇년전 프랑스에서 보았던 모네의 ‘양산을 쓴 여인’을 보았던 순간으로 이끌어갔지요.


모네의 그림은 흐릿하면서 뿌연, 마치 노안으로 흐려진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느낌이지요. 그런 뿌연 느낌이 왠지 사물의 모습을 아름답게 보이게 만듭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카메라 어플의 뽀샤시 효과와 비슷한 느낌이지요.


낭만주의, 사실주의, 표현주의 등 각각의 미술사조에서 세상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독자적인 필터를 사용하였지요. 인상주의 화가들 역시 내면에 필터가 있었고 그 필터를 통해 그들은 세상을 보았습니다. 카페의 창밖으로 보이는 명확한 세상의 모습과 달리, 모네의 그림처럼 빛의 흔적, 그에 따른 내면의 인상을 그려내었지요.

[사진]-인상주의 그림-내사진-고흐의 그림이 좋을 듯


그들에게는 정말 저렇게 보였을 겁니다.


미술사조처럼 새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프레임’과 ‘필터’의 조합이라 생각하지요. 프레임은 간단히 말해 어떤 ‘틀’, ‘마음’, ’기본사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지요. 총구를 겨눈 군인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메세지를 담은 이제석의 광고는 전쟁을 바라보는 틀(시각)을 잘 보여주지요.

[ http://www.jeski.org/article_view.php?category=outdoor&idx=87#.Y0zWLnZByUl​ ​]


필터는 이러한 프레임에 색깔을 입힌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똑같은 상황(프레임)에 회색의 필터를 낀다면, 세상은 회색으로 보일 것이고 인상주의의 필터를 낀다면, 흐릿한 인상으로 보이겠지요.


길을 가다가 멋진 슈퍼카를 보고(상황)
세상의 부가 불균형,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프레임) 사람은
세금(필터)의 관점에서 부자들의 증세를 생각하고,
자본주의 사상(필터)을 가진 사람들은 (돈에 대한 욕구로) 투자를 생각하며,
예술적 감각(필터)을 지닌 어떤 사람들은 (부의 불균형일지라도) 뛰어난 디자인에 감동받을 수 있지요.


세상을 보는 프레임도 사람마다 다양한데, 각자 개인이 가진 필터까지 다르니, 같은 생각으로 모여도 소소한 생각의 차이로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지요.


재밌는 점은 우리 마음은, 카메라 어플이 다양한 필터을 제공하는 것처럼,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 필터로 교체하여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럼 점에서 나를 다치게 하는 마음과 생각을 버리고 이왕이면, (현실은 행복하지 않어도) 자신의 삶을 가꿀 수 있는 프레임과 필터로 교체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다시 책을 봅니다. 폰으로 이 글을 쓰는 동안, 그만, 밥먹으러 집으로 가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결국 한장도 읽지 못하고 다시 책가방속으로 집어 넣습니다.


일요일 아침, 혼자 카페를 즐긴 나에게 ‘아내의 잔소리’이란 이름을 가진 필터가 온세상을 붉게 만듭니다.


P.S. 책을 펴는게 무슨 의식을 치르는 것도 아니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이번 책은 시작이 참 어렵네요.


https://youtu.be/yoGzwGDOt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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