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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Jan 26. 2019

태국 방콕, 파타야 여행 2

파타야, 하노이

이 글은 태국 방콕, 파타야 여행에 관한 글로 방콕에 대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


여행 일정을 계획할 때 파타야는 많은 일정을 잡지 않았다. 휴양지 목적에 맞게 조금 쉬고 싶었고 시간이 남는다면 주변에 미리 찾아본 곳을 다녀올 생각이었다. 잠깐 눈을 붙인 사이에 버스가 어느덧 터미널로 들어서고 있었다.



◈ 파타야

가. 파타야 버스 터미널 도착과 숙소 이동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자 9시가 조금 넘었다. 터미널 주변에 많은 생태우와 택시가 있었는데, 호텔까지 100바트 이상 요구하여 큰 길가에 나가 지나가는 생태우를 잡기로 하였다. 그러나 늦은 밤이어서 그런지, 생태우가 보이지 않아 호텔을 향해 걷어가고 있었다. 한 20분을 걷고 나니, 도저히 다리가 아프고 쉬고 싶은 마음에 택시라도 보이면 바로 타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택시나 생태우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오토바이 택시가 오더니 50바트에 호텔까지 데려다준다고 하였다. 기내용 캐리어가 있었지만 캐리어를 운전석 앞쪽에 놓고 나는 뒤쪽에 앉았다. 불안 불안했지만 다행히 무사히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 워킹스트리트

호텔에 짐을 풀고 생태우를 타고 파타야 해변 끝에 있는 워킹스트리트라는 유명한 유흥가 거리를 찾아갔다. 이곳은 일반적인 beer bar, agogo bar, club 등 유흥업소들로 유명하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고고 바에는 여자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춤을 춘다고 한다. 궁금하기는 했지만 혼자 들어가기에 뭔가 뻘쭘한 느낌이고 혼자 들어갈 깡? 이 없었다(의외로 소심함). 무엇보다 호객 행위로 사기들을 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거리를 지나는 것으로만 만족하였다. 거리 자체는 신나는 음악, 거리의 마술사 공연, 아고고 바의 호객행위들로 시끌벅적하였다.


워킹스트리트를 둘러보고 해변가 도로로 걸으면서 숙소로 왔다. 음식점과 맥주 바들이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져 있었다. 맥주 한 잔 하고 싶었지만 몸이 많이 피곤한지라 한 병에도 취할 것 같아 숙소에 가서 마시기로 하였다. 해변가 곳곳에 남자들을 유혹해 성매매하기 위해 거리에서 미소를 던지는 여자와 트랜스젠더들을 볼 수 있었다.


아.. 실수다.. 편의점에는 11시 이후에 맥주를 팔지 않는다. ㅜㅜ 미리 사다 놓았어야 했는데.. 그냥 호텔에 있는 맥주를 마셔야 했다.


다. 호텔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오랜만에 푹 잘 잤다. 묵었던 호텔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1박 9만원 정도 하는 상당히 좋은 호텔이었다. 그래서 푹신한 침대와 욕조에 몸을 담그면서 그동안 피로를 풀며 여유로운 시간을 누렸다. 10시가 넘어 아침은 인근 식당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호텔 내 헬스장으로 향했다. 헬스장은 수영장과 같이 붙어 있어 수영장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수영복을 따로 챙겨 오기는 했지만 굳이 물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간단하게 헬스로 몸을 풀고 수영장 비치된 비치 침대에 누워 럭셔리함을 즐겼다. 여행 중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라. 진리의 성전

오후 1시가 되자 계획했던 진리의 성전으로 향할 준비를 하였다. 진리의 성전은 파타야 해변 북쪽에 위치한 사원으로 목조로 이루어져 무척이나 인상적인 곳이다. 여행을 준비할 때, 미리 사진만으로 확인하고 꼭 가려고 마음먹었던 곳이다. 픽업서비스도 있는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비싸서 다른 방법을 찾기로 하고 호텔을 나섰다.


파타야 해변, 호텔 주변에는 많은 오토바이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택시 기사에게 다가가 목적지를 말하면 대략 금액을 제시하게 되는데, 120바트를 요구하였다. 일단 100바트로 합의를 보고 가면서 이동거리를 생각하니 그냥 팁으로 20바트를 추가하여 지불하였다. 오토바이 택시는 헬멧을 꼭 착용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머리 모양이 망가져 헬멧을 쓰는 것을 싫어하는데, 이번 만큼은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쓰기로 하였다.


입구에 도착하면 바로 매표소가 보인다. 나는 미리 클룩(KLOOK)사이트로에서 입장권을 예약했기 때문에 약간 싸게 들어갈 수 있었다. 입구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면 저 멀리서 진리의 성전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나타나고 계단을 내려가면 곧 사원에 도착한다.


지금까지 많은 사원을 보았지만 진리의 성전 같은 목조로 만들어진 사원은 처음인 것 같다. 사원안에는 정밀하고 화려하게 조각된 불상과 많은 신들을 볼 수 있는데, '와~'란 감탄사가 계속 나왔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곳곳에 보수 공사를 하는지 여기저기 설치된 비계(飛階)로 인해 완전히 온전한 사원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1시간 정도 둘러보고 돌아가는데, 차마 호텔까지 걸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단 입구에서 나오니 바로 앞에 오토바이 택시가 있어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사실 오토바이 택시를 처음 타는 나는 조금 무서웠다.


마. 로컬마사지

오늘 저녁은 6시에 쇼 관람이 예약되어 있었기 때문에 남는 시간 동안 힐튼 호텔 34층 루프바를 방문하기 위해 해변 도로를 따라 걸었다.


아..ㅜㅜ. 루프 바가 5시 이후에 오픈한다고 한다. 그냥 돌아가기에 날씨도 덥고 다리도 아파 근처 스타벅스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호텔로 돌아오고 잠시 쉬고 나니 파타야 쇼를 보기 위해 예약한 픽업서비스가 나타났다. 쇼는 생각보다 별로 였다. 쇼 관람을 마치고 나니 이미 어두워진 상태였다. 호텔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다리 마사지만 받았기 때문에 전신 마사지를 받고 싶었다. 파타야에서 렛츠 릴렉스가 괜챃다고 하는데, 겁나 비싸다는 생각에 로컬 마사지 샵을 찾았다.


진짜 저렴하였다. 태국 마사지가 300바트(12,000원 정도?) 너무 가격이 저렴하여 얼마나 시원할지 의심이 되기도 하고 말로만 듣던 퇴폐 마사지 샵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마사지를 받는 모습을 보니 평범한 마사지 샵 같았다.


남자 마사지사가 배정되었는데, 이야~ 얼마나 시원한지 최고였다. 1시간 내내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는.. 오죽하면 나의 앓는 소리에 옆에서 마사지 받은 사람들이 '큭큭~' 웃어대고 마사지가 끝날 무렵 백인 남자가 웃으며, 'better than XXX?'라고 물어보기도 하였다. 진심으로 시원하였고 만족하여 팁으로 100바트를 정말 기분 좋게 주었다.


이제 거리로 나와 호텔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택시를 타기에는 애매하고 생태우를 타자니, 지나가는 생태우가 없었다. 일단 걷기로 하고 조금 걸으니 아.. 내가 사랑하는 '터미널 21' 파타야에도 있었다.


터미널 21에 들어가 간단하게 뭐라도 먹을까 생각했지만 마사지를 받은 후라 온몸이 풀려 일단 호텔로 들어가 쉬고 싶었다. 마침 생태우가 지나가고 있어 올라타고 호텔로 향하였다.


호텔에 들어와 지금까지 남은 돈을 정리하니, 생각보다 많이 남았다.


'너무 거지 같이 다녔다 보다'


오늘이 파타야에서 마지막 날이라 그냥 잠들기는 아쉬워 일단 호텔을 나섰다. 생태우는 돌고래 동상과 워킹스트리트까지 도로를 순환하기 때문에 일단 생태우를 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로 하였다. 해변 모래사장도 밟아보고 음식점도 기웃거려보고 워킹스트리트에 다시 가서 거리의 마술사도 구경하고 꼬치도 사 먹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호텔로 돌아와 내일 아침 일찍 방콕으로 돌아가기 위해 벨트레블(Bell Travel) 사이트에서 픽업서비스를 신청해 놓았기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일찍 잠들었다.



◈ 다시 방콕으로

가. 차멀미

아침 일찍 픽업서비스가 도착하였다. 픽업 서비스는 호텔(봉고 차량)→여행사 버스 정류장(파타야 지점, 버스스)→여행사 사무소(방콕지점, 봉고 차량)→호텔까지 가는 서비스이다.


방콕에 도착할 무렵 매연과 흔들림으로 인해 슬슬 멀미가 밀려왔다. 그래서 호텔 근처에서 하차하여 걸어가기로 하였다. 호텔에 체크인 후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호텔 근처 식당에 들어가 주문을 하였다.


사실 오늘 계획한 일정으로 새벽사원이나 짐 톰슨의 집을 방문하려고 하였으나 물집이 잡힌 발가락이 계속 아파왔다. 고민한 끝에 도시 느낌이 물씬 나고 쇼핑센터가 있는 사얌역 근처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람들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이젠... 사진 찍는 것도 귀찮아졌다.


나. 방콕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하노이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이것저것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맥주 한잔하기 위해 bar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우연히 직장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마, 거지 몰골로 혼자 청승맞게 병나발을 불고 있는 내가 불쌍해 보였나 보다. ㅋㅋㅋ


늦은 밤 호텔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되돌아보았다. 꽤 만족하는 여행이었다고 생각되었다. 아침에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 철도를 타고 수완나품 공항으로 향했다. 이제 하노이로 가야 한다. 경유 항공편이라 하노이에서 20시간을 지내야 한다.


비행기가 이룩하면서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내가 보고 싶은 사원이나 유적지를 다 보지 못했던 것이 아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마 '자유'를 느끼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었을 것이다.

수완나품 공항에서..



◈ 하노이

가. 하노이 도착과 공항버스 86번

하노이는 금방 도착하였다. 베트남은 이미 다낭과 호찌민을 여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많은 사기 유형에 대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걱정이 없었다. 일단 공항에서 100달라 정도 환전을 하고 시내로 나가기 위해 공항버스를 찾았다. 역시나 공항 밖을 나서자마자 많은 택시들이 호객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노이 시내까지 가는데 공항버스와 시간상 별 차이 없는 택시를 10배 넘는 요금을 주면서 타기 싫었다.


공항버스는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일단, 버스에 탑승하고 버스 요금을 지불하였다. 생각보다 빠르게 이동했다. 다만, 호텔 근처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인도에 주차된 수많은 오토바이와 노점상, 그리고 도로를 건너기 어려울 정도로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차량들로 인해 조금 힘들게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많은 오토바이와 차량이 지나다니고 인도에도 오토바이가 주차되어 거리를 걸을 때 조금 위험할 수 있다.


체크인을 하고 시간을 살펴보니, 4시가 다 되었다. 호찌민 관광지를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비도 조금씩 내리고 있어 호텔 인근 가볼만한 곳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나. 콩 카페

콩 카페는 다낭에서 좋은 추억을 주었던 장소라 잠깐 방문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사람도 많고 다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어 다른 카페로 이동하여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비가 와서 그런지 많이 추웠다. 기온이 10도 정도 되는 것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서늘하였다.


다. 호안끼엠 호와 성요셉 성당,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자매

어둠이 조금씩 밀려올 때, 로컬 식당에서 저녁을 간단히 해결하고 호안끼엠 호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름다운 호수였다. 멀리 건물의 불빛들이 호수에 비치는 풍경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나침판 기능이 고장 난 스마트폰의 지도를 보면서 돌고 돌아 어렵게 성요셉 성당에 도착했다. 몇몇의 관광객들이 성당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여행 온 자매가 나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했고 여러 장을 찍어주었다. 성당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성당 전면으로 돌아가니 아직도 자매가 오랜 시간 동안 서로를 찍어주고 있었다.


잠시 후 가랑비가 점점 굵어졌다. 우산도 없었고 특별한 일정이 없던 터라 그 자매에게 비가 잦아들 때까지 바로 앞 커피숍에서 커피를 제안하였다. 그녀들은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나보다 걸그룹을 더 많이 알고 있었다. 한국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빗줄기는 약해졌고 자리에서 일어나 작별인사를 했다. 자매가 인스타 주소를 물어보았으나 SNS를 좋아하지 않아 거의 사용하지 않기에 연락처를 주고받지는 못했다.


호텔로 돌아와 침대에 누우니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다. 아마 갑자기 기온이 바뀐 것이 원인인 것 같았다. 호텔에 누워 내일 아침 공항에 갈 짐들을 정리하고 맥주 한 잔으로 잠을 청했다.


아침이 되고 쿨룩 사이트에서 예약한 픽업서비스가 도착했고 하노이 공항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뭔가 아쉬운 하노이 일정이었지만 경유 여정이기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였다.



다. 이번 여행을 마치며..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아쉬움은 더욱 커졌다. 무엇인가 물건을 놓고 온 기분이었다. 뭔가 아쉬울 때가 가장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잠을 청했다.


이번 여행은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여행이다. 이번 여행처럼 여행이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느끼게 하는 여행은 없었던 것 같다. 그 느낌은 매우 강렬하였고 남들의 시선과 상관없이, 심지어 가족들과도 상관없이 온전히 나만 느끼는 행복이었다.


아직 날씨가 추운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었다. 나중에 나이가 들고 좀 더 여유로워지면 겨울마다 꼭 따뜻한 나라를 방문하리라고 다짐하는 여행이기도 하였다.


이번 여행의 후유증은 참 오래갈 듯했다. 헤어 나오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일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게 다가올 것 같았다. 그래도.. 곧 바쁜 일상과 압박에 곧 적응할 것이고 마음속에는 항상 다음 여행지를 물색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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