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건강 상태가 엉망이다. 다 사랑니 때문이다.
지난 달 여행을 다녀온 후, 미루고 미루던 매복 사랑니를 발치했다. 3개 중 2개를 뽑았는데, 그 후유증으로 한 달이 넘도록 고생을 하고 있다.
발치 후 평생 한 번도 겪지 않았던 항생제 알레르기가 생겼고 밤마다 가려움에 몇 번을 밤잠을 설쳤다. 피부과를 다니며 한 달 동안 약을 먹다가 이제 거의 완치가 될 무렵 발치한 부분에 다시 염증이 생긴 것 같다. 며칠 전부터 부어오르기 시작하더니 그저께부터 그 부위가 욱신거린다.
발치 후에 알레르기, 가끔 지근거리는 두통, 두드러기로 인한 가려움, 이제 발치한 부분의 다시 부어오름...
아, 미칠 거 같다.
평소 운동하면서 건강에 자신 있던 내가 익숙하지 않은 통증에 고통받고 있다. 치과 근처의 카페에서 예약 시간이 될 때까지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면서 욱신거릴 때마다 한 손으로 위로하듯 볼을 어루만진다.
내 신체의 1/10, 아니 1/100도 안 되는 아픈 부위가 내 몸 전체의 컨디션을 좌지우지하면서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고통이 밀려올 때마다 약간의 어설픈 자존심으로 스스로 '이까짓거' 하며, 무시하지만 이내 곧 내 손은 내 부어오른 볼로 향한다.
많은 사람들이 몸이 병들어 아프지 않을 때, 스스로 고통받는 자신을 상상하지 않는다. 그래서 건강의 소중한 가치를 잊고 살면서 스스로 무리하고 스스로 돌보지 않는다. 그리고 정작 자신의 몸이 배신하게 되면, 비로소 내 몸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뭐, 너무나 당연하여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어디 '건강' 뿐이겠는가? 그래서 가끔은 깊은 시선으로 주변을 봐야 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