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카페만큼 늘어가는 용돈 지출
매주 일요일 오후, 아내와 카페에게 가서 함께 커피를 마시는 일은 나의 일상에서 거의 빠짐없이 행해지는 리추얼(ritual) 같은, 종교적인 행사이다. 아내와 공통적인 취미가 없어 여유시간에 서로 각자의 시간을 보내지만 이것만큼은 유일한 공통점이다. 카페에서 서로 아무 말 없이, 어떤 때는 노트북을 켜고 서로 잡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낼 때도 있지만 아내와 함께 같은 테이블 옆자리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일요일 오후에는 특별히 말하지 않아도 함께 카페로 향한다.
주문은 항상 똑같다. 아메리카노 2잔...
나는 하루에 3잔 이상 커피를 마신다. 특히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 몇 년 전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처음 마셨을 때, 자판기 커피나 믹스 커피에 비해 맛도 없고 쓴 한약을 먹는 느낌이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내가 아메리카노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제일 저렴하고 살이 찔 염려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당시 아내와의 의식 행사를 주로 행했던 카페는 엔젤리너스였다. 그 카페 지점장님이 주기적으로 자주 방문한다고 쿠폰 도장을 한 번 더 찍어주기도 하고 할인 쿠폰도 자주 챙겨주었다. 무엇보다 카페 안에 적당한 사람과 적당한 공간 크기, 그리고 적당한 소음은 딱 내가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카페 도어 앞에 영업을 종료한다는 문구가 붙었고 너무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근처에는 다른 카페도 있었지만 뭔가 답답하고 내가 원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발길이 쉽게 향하지 않았다.
주변에 내가 원하는 분위기를 가진 카페는 스타벅스가 유일하였고 울며겨자먹기?로 그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스타벅스의 넓은 테이블과 사람들의 적당한 소음은 마음에 들었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린 것은 바로 가격이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4,100원, 두 잔에 8,200원.. 할인 쿠폰도 거의 없다. 무료 음료 한 잔 쿠폰을 얻으려면, 무려 12잔을 마셔야 한다.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약간의 할인을 받을 수 있으나 나에게 해당이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다른 카페들에 비해 할인율이 낮다. 또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할인 쿠폰도 별로 없어 스타벅스는 그런 부분에서 인색한 느낌이었다.
고민 끝에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여 스타벅스 카드도 만들고 충전도 하고 열심히 마신 덕분에 Gold Level이 되었고 무료 음료 쿠폰도 받았다. 너무나 감격스러워 아껴 먹으려고 잘 보관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이런 이야기를 주저리 늘어놓은 이유는 할인 쿠폰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카페가 점점 줄어드는 점이 많은 아쉬움을 남기기 때문이다. 오늘도 개인적으로 방문하는 또 하나의 카페가 영업을 종료한다는 문구가 붙였다. 저렴하게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가 문을 닫은 것이다.ㅜㅜ
뭐, 그냥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겠지만 용돈의 많은 부분이 카페에서 지출되기 때문에 최대한 저렴하게 마시는 것은 나에게 중요한 문제이다. 물론 가격이 착한 카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커피 맛이 중요하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카페마다 약간의 탄맛과 단맛 정도 차이 이외에는 거의 다 비슷한 맛이다. 나는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를 마시러 가는 것이다.
오늘도 3번째 방문한 카페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할인 쿠폰이 적용되는 카페가 자꾸 사라지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라지는 카페만큼 나의 용돈이 남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지출되는 것이 문제다. 또한, 스타벅스가 할인 쿠폰 남발과 무료 음료 제공에 좀 더 관대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이번 주는 경건한 마음으로 스타벅스 무료 음료 쿠폰을 사용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