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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y 21. 2017

거짓말

난 네가 싫어졌어~

거짓말은 '당당하지 못함'의 반증이다. 담담하게 말할 수는 있지만 당당하진 못하다. 태도가 아니라, 그 자체가 그렇다는 말이다. 비겁하게 속이는 것을 두고 당당한 것이라고 말할 순 없을 테니까.


그걸 알아채는 사람이 있다. 거짓과 진실을 구분해 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속아주는 사람 역시 있다. 그런 사람이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면 이야기는 재밌어진다.

소심한 사람이 거짓말을 시작한다. 그 거짓말은 또다시 거짓말을 낳는다. 거짓말을 증명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은 진심 따위로 둔갑한다. '진심이면 다' 아니냐며 우기기까지 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나를 속이는 '짓'이다.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뻘짓'이다.
근데 거짓말의 힘이라는 것도 있다. 힘은 도구와 같아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나를 살리는 일에 거짓말의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는 30년 이상 살았다면 대강은 알 수 있다. 착각으로 나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허언증으로 나가는 것이 두려울쏘냐? 이 정도 경험적 내공이면 정신적인 문제로 빠지지 않는 지혜로운 힘 역시 가동된다.


무슨 착각이냐고? 확신이라는 착각이다. 타인에 대한 확신은 착각하는 순간부터 배신을 의심해야 하지만, 자신에 대한 확신은 착각으로부터 진실을 낳을 수도 있다. 이것은 거짓말 - 허구 - 상상-에서 다시 -현실(진실)로 이어진다. 마치 공상 영화가 미래에 와서는 현실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참과 거짓의 구분법은 논리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느냐가 아닌가? 상상에 대한 논리적 근거는 현실 속에서 행하는 실제적 행위를 의미한다. 이것을 두 글자로 하면 '노력'이다.


'나는 해낼 수 있다'라는 확신을 한다고 해보자. 내가 강좌를 할 때나 책을 출간할 때, 모임을 진행할 때 역시 이런 확신을 한다. 직전 리허설은 내가 봐도 늘 별로인데, 실전만 투입되면 내 능력 이상으로 해내는 나를 스스로 증명한다. 우리가 흔히 상상하면 우주의 기운이 어쩌고 하는 말을 많이 듣곤 한다. 개뿔 뜯어 먹는 소리 같지만, R=VD(생생하게 꿈꾸면 이뤄진다)와 같은 건 '믿는 사람들'에겐 가능한 착각이다. 그렇다. 그런 상상과 착각은 처음은 '거짓'으로 시작했을지라도 '지혜로운 착각'이라는 '확신'을 낳고, 다시 '현실에서의 노력'을 만든다. (처음 경험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과 불안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당당하지 못해서) 자존감이 낮아질 때 적용하면 좋은 방법이다.
이때, 자신은 노력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몰입을 하게 된다. 자신은 노력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미치는 거다. 지치지 않는 유일한 꿀팁은 미치는 것뿐이다. 그러다 한순간 소진(방전)될 수 있겠지만, 현실을 헤매지 않는 사람은 그게 서둘러 오진 않는가 보다. 내가 그러하니까. 수시로 상상을 통해 충전시키는 것이다. 때로 쉬어가는 저전력 모드가 필요할 때가 있을 뿐.

내가 어떤 확신을 하느냐가 개인을 바꿀 수 있는 여지로 진화한다. 괜한 변명할 생각 말고 어떻게든 진실을 향해서 나가야 한다. 가끔은 나 자신이 싫어질 때가 오지 않나? 그땐 자신과 헤어질 생각 하면 안 된다. 나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 나를 회피하지 말고 나를 붙잡아야 한다. 그게 진짜 나를 향한 진심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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