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인간관계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간관계가 어려운 이유는 네 맘이 내 맘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아주 단순한 원리로서 우리는 갈등을 빚게 되지요.
처음부터 급속도로 가까워진 사이일수록 급속도로 등 돌릴 확률은 높아집니다. 아,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확률입니다. 개인에 따라 한결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저와 함께 사는 고양이, 다행이의 매력도 이 한결같음에 있는데요, 사람도 마치 고양이 같은 유형이 꼭 있습니다. 한결같은 사람을 곁에 남길 수 있다면 운이 좋은 겁니다. 그런 사람이 그리 흔하지는 않으니까요.
나와 갑작스레 관계를 끊는데 그 사람의 동기를 알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제 멋대로 판단하고 꺼져버리는 사람들. 그걸 알아도 내 삶에 별 도움이 안 되기에 이내 신경을 끕니다. 그저 그런 사람들은 안녕. 그 사람들은 제가 규정한 ‘딱 거기까지 좋은 인연’으로 두고 잊으면 됩니다. 저는 그 어설픈 인연의 흔적을 지우려 하기 보다 더 좋은 인연들에게 집중을 하면 자연스레 잊힌다는 걸 잘 압니다.
가치도 없는 관계에 상처받거나 얽매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시간도 아깝습니다. 내 시간을 지키고 내 삶을 지키는 것, 즉 날 사랑할 수 있는 관계가 가장 좋은 관계입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은 일에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나에게 한결같은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한 덕목이지요.
저는 먹고 놀러 다니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저를 비교적 쉽게 돌아서더군요. 저랑 안 맞는 거죠. 아예 개념인지가 달라서 안 맞는 상대도 있습니다. 직장같은 곳에서 자주 마주쳐야 한다면 곤란하죠. 일은 일이니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고, 굳이 그런 상대에게 일 외적으로 착해지려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나쁘지 않은 것으로도 충분하니까요.
또 한 두 번 작은 요청을 들어주니 나를 물로 보고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금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면서 막 대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그렇게 대해도 금방 풀릴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인연은 어설프게 남기지 않으려 이젠 노력합니다. 사실 관계를 끊는다는 것, 적당한 선에서 거절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저만의 방법이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 과감함이란, 마음의 방에 있는 스위치를 떠올리면 됩니다. 어떤 인연을 맺으면 우리는 그 인연과의 조그마한 공간을 마음에 마련하지요. 이때, 내 마음을 밝혀주는 사람에게는 그 스위치를 굳이 수동으로 작동시키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내 마음을 어둡게(그늘지게)하거나 공기를 답답하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수시로 켰다가 껐다가를 번복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문도 수시로 여닫아야 하는 일이 발생하지요. 내 마음에 벌레들이 함부로 드나들게 됩니다. 계속 신경만 쓰이는데 내 마음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엿가락 같은 인연. 나를 피곤하게 만들지요. 과감히 방에서 내쫓아야 합니다. 내 마음은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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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에게 부족하거나 연약한 부분을 겉보기에 채워주는 이에게 일단 경계를 무너뜨리곤 합니다. 그러므로 결핍으로 인한 관계는 몇 번이고 재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걸 구분하기 위해서는 내가 행복한 상태인지를 점검하는 것과 더불어 우리가 인간관계에 있어 선택과 집중해야 할 대상을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나에게 초반에 뭔가를 ‘많이’ 주었다 하는 것이 결코 좋은 인연의 기준이 되는 게 아닌 겁니다. 결국 ‘많음’보다 ‘깊음’이 있는 사람이 진국이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좋은 인연이라면 그만큼 깊어야 합니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사람은 절대 흔하지 않지요. 특별한 사람입니다. 넓고 얕게 만나는 관계만을 지향한다면 해당사항이 없겠지만요.
깊은 사람을 가까이 하고 싶다면 나부터 깊이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서로를 알아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