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와 내 글 : 글의 힘과 나의 힘
저는 제가 쓴 글을 정말 사랑합니다. 사람들이 이렇게만 듣고서 반문하지요.
그거 너무 자기애가 강한 거 아니에요?
나르시시즘을 운운합니다.
아닙니다. 저는 물론 저 자신을 사랑하지만, 제가 쓴 글을 사랑하는 것과 저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빠지는 애착심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글은 주체성을 가집니다. 제가 글을 완성시켜놓고 나면 글은 더 이상 이동영의 글이 아니라, 글 그 자체입니다. 글이 저를 위로하고, 저에게 조언하고, 저에게 웃어 보입니다.
여러분의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은 글로서 주체성을 발현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글이 무서운 겁니다. 작가라는 타이틀이 무거운 겁니다.
제 글을 읽고서 어떤 분은 자살 결심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긴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또 어떤 아리따운 독자님은 저와 함께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지금의 제 여자친구이지요.
이처럼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것이 글입니다. 그렇게 영향력 있는 글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사랑하는 만큼 함부로 창조해낼 수도 없는 것입니다. 신 역시도 우리를 그렇게 하나하나 창조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한 명 한 명 함부로 창조한 생명은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주체성을 가지고 당당히 살아가도 좋습니다.
글의 영향력 있는 주체성, 내 존재로서의 주체성을 다시 한번 돌아보시는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