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나의 대답은 ‘네니오’이다.
글쓰기와 독서는 사실 한 몸에 가깝지만 읽어야 하는 책을 의무감에 읽는 건 글쓰기를 더 멀어지게 할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읽을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읽는 게 중요하다. 처음엔(글쓰기 입문시-)고전이나 글쓰기책을 잔뜩 쌓아 놓고 보는 거 말고, 철저히 개인의 취향독서를 권장한다. ‘글쓰기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하는 독서 말이다.
취향독서란?
서점에 가서 내가 당장 읽고 싶은 책 1권과 다른 주제의 언젠가 읽고 싶은 책 1권을 조금 읽어보고 구입해보면 좋다. 집에 돌아와서 한 권은 당장 읽고, 한 권은 잘 보이는 곳에 꽂아놓으면, 언젠가 그 한 권이 나를 부르며 손짓할 때가 찾아온다. 책은 이해와 공감을 돕는 간접경험의 일종이기에 내가 새로운 경험을 통해 또 하나의 책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표현욕구 뿜뿜 : 글 잘 쓰는 법
책을 읽다 보면 나도 글을 쓰고 싶은 창작욕구가 발현된다. 정확히는 표현욕구이다. 그러나 노래를 많이 듣는다고 해서 노래를 다 잘 할 수는 없는 법. 감각을 타고나지 않았다면 글을 꾸준히 써야만 감각을 길러 글을 잘 쓸 수가 있다. (혼자서 꾸준히 쓰기가 어렵다면 글쓰기클래스와 같은 정규과정 글쓰기수업을 수강하면 도움이 된다. 글쓰기 수업은 널렸다. 좋은 글쓰기 수업에 들어가는 게 중요할 뿐.)
그러니까 두 가지 독서법을 제안해보겠다. 즐기는 독서와 작가로 빙의하는 관찰자 시점의 독서, 이를 병행하면 금상첨화이다. (유희 독서와 함께 필요에 따른 독서도 함께 해야 편중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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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글을 쓰다 보면 나도 책을 내고 싶어진다. 그렇게 우린 자연스럽게 ‘작가’가 되어 간다. 단순히 저자가 아니라, 나와 타자에 관심을 가지고 상처를 승화시키는 ‘작가’ 말이다.
결론
내가 말하고(구사하고) 싶은 것을 글쓰기라는 도구로 정확하게 구사하면 그것을 ‘글을 잘 쓴다’고 한다. 독서는 글쓰기에 도움을 주고 매우 필요하지만, 얽매이는 순간 모든 게 무너질 수 있으므로 여유를 가지고 시작하자.
하루에 한 권 읽기라든지 속독법 훈련이라든지 필사적으로 필사만 한다든지, 달달 외우거나 100권을 읽겠다는 것 보다 좋은 방법이 있다. ‘독서모임’에 참여해보는 것이다. 세상엔 좋은 독서모임이 참 많다.
될 수 있으면 ‘느리고’, ‘술 안 먹고’, ‘다양한 시각을 수렴하며’, ‘즐기는 독서와 비판적 독서로 내 의견을 마음놓고 피력할 수 있는’ 모임을 찾으면 좋겠다. 예컨대 이동영 작가의 책볼래 독서(필사)모임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