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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Apr 02. 2018

힘내라는 말 대신

힘이 나는 말을 하고 싶다면

우리는 내 앞에 상대가 힘을 내길 바라면서도 정작 힘 빠지는 ‘힘내’란 말을 너무 자주 건넨다. 그건 실은 표현을 못해서 직설적으로 말하는 거지, 그가 무성의하거나 힘을 빠지게 할 의도가 있는 건 아닐 것이다. 힘내라는 말에 힘이 날 때도 간혹 있긴 하니까.


가장 큰 문제는 표현력과 Needs파악에 있다.


나도 이걸 이제야 깨닫는다. ‘힘내’라고 말하는 주체의 인성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니 오해는 거두는 게 좋겠다. 상대는 진정 내가 힘을 내길 바라는데 ‘어찌할 줄 모르는 상태’ 일 것이므로.


힘내라는 말 대신 힘이 나는 말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반대로 내가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 생각해보자. 내가 어떤 것에 힘을 얻는지 노출시키면 좋지 않을까. 실제 내가 어떤 면에서 힘이 필요한지 그 고민을 알도록 하는 거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상대가 ‘공감’ 선에서 그칠 정도의 관계인지, ‘감당’까지 기꺼이 해줄 관계인지를 파악하는 일이다. 그건 내가 상대를 위해 바라지 않고 먼저 상대가 바라는 무언가를 해주면 그 반응으로 금세 알 수 있다. 그렇다고 가까운 모든 상대가 다 내 소망을 들어주진 않겠지만 진심이 크면 들어줄지도 모르지 않나.

내 경우를 보면 이럴 때 힘을 얻는다.  ‘응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

내가 하고 있는 활동(강의, 집필, 모임 주관 등)을 소문 내주고 있다, 기도해주고 있다는 말 한마디이다. 그것이 가식이 아니라는 걸 인증할 필요는 없지만, 온라인 상에서 공유를 해주는 것은 눈에 보이기에 더 힘이 나는 게 사실이다.

내 글을 공유하고, 내 책을 구입하고, 내 강의를 소문내는 일은 그래서 나에게 큰 힘이 된다. 이건 돈이 되어서가 아니다. 글을 공유하는 건 본래 당장 돈이 될 수도 없고, 책을 구입하는 것도 1권당 평균 몇 백원이 입금될 뿐이고, 소수정예 자체 강의를 수강하는 것도 정작 나에게 남는 건 현실적으로 다. 그러니 힘내라는 말은 더더욱 공허한 메아리일 수밖에.

내가 우스개 소리로 우리가 돈이 없지 기운이 없냐며. 힘내라는 소리보다 차라리 돈을 달라고 했는데,


때론 돈 보다 더 중요한 것도 있는 거다.

다만 생존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돈이고, 정신적으로는 ‘듣고 싶은’ 말 한 마디나 책•수강권을 구입하거나 소개해주는 행위라는 것(최소한 글쓰는 카페의 기프티콘이라도, 그게 현실이니까).


고맙다는 말,
준비 많이 한 만큼 수강 후 도움이 된다는 말, 긍정적 영향을 자신에게 끼쳤다는 말, 글을 보고 누군가를 태그 하거나 강의를 소개하거나 공유하거나 책을 선물해준다는 말도 힘내라는 말 대신 힘이 나는, 힘을 주는 말과 행위이다.



힘내세요! 하는 말에서는 정말 힘이 필요할 때 들으면 때로 이런 오해도 하게 된다.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다’라거나 정반대로 ‘내가 너보단 낫네요’라는 마음이 기저에 깔린 것 같은 느낌. 상대가 정말 그렇다기 보단 내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드는 오해의 감정일 때가 훨씬 많다. 진짜 기운 없어 보이는 건 싫으니까. 양가감정이다.

‘혼자가 좋지만 외로운 건 싫다’, ‘졸린데 잠은 자기 싫고’ 왜 이런 감정 같은 거 있지 않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아직 내가 미성숙해서 그런 면도 없지 않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늘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기에 쓴 글이 ‘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임에도 난 홀로 가끔씩 몸서리치게 외로워 한다.  

‘힘내세요’라는 말에 울컥하는 것도 그 언어에 갇히는 나의 단순함과 모자람 때문이리라. 성숙해 가는 과정에서는 그 어떤 것도 감당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나만 생각하니 늘 그걸 놓친다.

나와 사연은 다르지만 나처럼 힘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살아가는 것, 그것만이 나 역시 선순환 안에서 그런 선물 같은 한 마디나 행위를 건네받을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힘내라는말대신_밥이나_커피도_좋아요

(커버 사진은 퍼옴)

http://pf.kakao.com/_abh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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