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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un 06. 2018

글쓰기는 '무엇을' 쓰느냐 보다 '어떻게 쓰느냐'

이동영 작가 수업 - 글쓰기 강좌 - 훔쳐 쓰기

많은 분들께서 '무엇을 써야 하느냐?'에 초점을 맞춰 묻곤 합니다. 물론 좋은 질문입니다.
하지만 '무엇을 써야 하느냐' 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것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글감이 됩니다.


지금 보고 계신 이 글도 글감이 될 수 있고, 지금 이 순간 들리는 소리도 글감이 될 수 있고, 이걸 보고 있는 '눈'도 글감이 될 수 있고, 브런치를 벗어나자마자 보이는 카카오톡 내 채팅 글이나 다음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에 대해 글을 쓸 수도 있겠죠. 이 글을 읽으면서 마신 한 모금의 물이 글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을 보고 떠오른 막연한 주제 모든 것이 글감인 것이죠. 주제가 아니라, 단 한 문장으로 시작해도 좋습니다.


말 그대로 '아무거나' 쓰면 됩니다.

이 많은 것 중 내가 쓰고 싶은 것에 집중해서 쓰면 그만인 거예요.
앗, 그런데 내가 쓰고 싶은 것이 없다고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럼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 할 말, 그것도 없다면 '했던 말', 하다못해 '들은 말'이라도 글감으로 채택하면 됩니다. 일단 쓰고 고치면 되기 때문에 쓰기 전부터 뭘 완벽하게 할 것은 없습니다. 무작정 써서 작품인 양 공유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겠지만요.

그러니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고민이라면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다만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에 봉착하게 되겠지요. 정상입니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고 계신 이유도 아마 그런 이유에서 일 테니까요.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고민이겠죠.


가장 좋은 건 훔쳐 쓰기입니다.



이 작가라는 놈이 지금 뭔 소리를 하는가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훔치는 걸 좋다고 하니 약간 범법자 같지만, 이 은밀한 작업은 훔친다는 말 밖에는 표현을 달리할 수가 없겠습니다. 내가 쓰고 싶은 장르를 훔치고, 내가 쓰고 싶은 느낌을 훔쳐보세요. 세상의 모든 작품들을 통해서 말입니다.

자, 실제 바로 써먹는 방법입니다.
내가 주제를 하나 정했다면 그것과 관련한 글(책)을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페미니즘'을 주제로 했다고 하죠. 많이 떠오르지 않나요?
기사, 칼럼이나 포스팅도 좋고, 한 권의 책도 좋습니다.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쓰라는 말이 아닙니다. '어떻게 썼는지'를 훔쳐보라는 말씀이죠. 결국은 내 생각을 '정확히' 써야 나의 글이 되니까요.

방법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저 같은 경우는 '영화'나 '연극'을 즐기고, 특히 '강연'을 좋아합니다. 책도 강연록이 시중에 많거든요.
예술작품인 영화나 연극에서는 메타포(은유)가 많지만, 대중 강연은 꽤 직설적이어서 이해하기가 수월한 편입니다. 연사는 강연의 청중 수준을 고려할 때 '중학생이 알아들을 만한' 정도를 택합니다. 보통 방송도 그렇고 글도 그렇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중학생이 고령의 할머니께 설명할 때 이게 무슨 기획의도인지 알 수 있는 정도의 수준으로 기획한다고 하지요.(예외도 있음)

글쓰기를 할 때 강연을 훔쳐보는 것(참조하여 내 것으로 흡수하고 글로 구사하는 작업)이 좋은 점은 '할 말'이라는 메시지를 '소통'하는 동일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사례나 비유를 들 때에도 연사가 할 말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기 때문에 이것을 글의 형태로만 바꾸면 되는 것이죠. 소통을 한다는 건 알아들을 수 있고 그다음 질문까지도 가능한 정도여야 합니다. 그 '여지 두기 글쓰기' 스킬은 다음 기회에 포스팅하겠습니다.

그리고 책을 볼 때에는 내가 쓰는 주제를 과연 어떻게 표현하는지 훔쳐보시기 바랍니다. 글에서 베끼는 건 법에 저촉될 수 있으나 훔치는 건 그렇지 않습니다. 베끼는 건 지적 재산을 침해하는 것이지만 훔치는 건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게 아니라, 내 것으로 만든다는 점이 다르지요. 내 것으로 흡수하려면 내 나름의 경험과 내 나름의 자료가 녹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훔친다는 것을 이해하셨나요?

'무엇을' 쓰는지 정했는데, '어떻게' 쓰는지 어려울 땐 어떻게 하냐고요?

네, 훔쳐 쓰세요.

강연 의뢰 010-8687-3335

2018년 7월부터 퇴사학교 글쓰기 강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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