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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un 07. 2018

글로 내 목소리를 내는 방법

글쓰기 강좌 글쓰기의 기본

우리나라 R&B의 대부하면 역시 김조한이다. 그 김조한이 언젠가 MBC 무한도전에서, 유재석, 유희열과 함께 참으로 대책 없던(?) 그러나 누구보다 매력 있던 R&B 보컬 트리오를 결성했다. 그때 연습하는 과정에서 김조한이 한 말이 있다.

(R&B) 노래를 잘 부르려면요. 자기 평소에 내는 목소리랑 조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평소에는 (유재석 성대모사)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말한다면 노래를 부를 때는 힘을 빼야 한다는 거죠. 워 후후후후 ~ 나후 베이벱~

JYP 박진영 역시도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으로 나와 공기반 소리반에서 '소리'가 자기 목소리라고 늘 강조했다. 김조한과 마찬가지로 '힘을 뺀' 노래 목소리를 강조한 것이다. 리듬을 타야 하는데 힘을 주게 되면 괜히 꾸미게 되고 기성 창법을 따라 하게 되기 쉬워서 이런 조언을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가장 자기다운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힘을 빼야 한다.


글쓰기도 그렇다. 글에 힘을 주는 건(미사여구나 자극적인 문장 구사는) 아마추어나 하는 거다. 아니, 글에 힘을 빼는 연습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해내야 프로가 되어 제대로 할 수가 있다. 속칭 SNS 작가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가 있는데, 감정과잉과 혼잣말이다. 글에 감정 과잉이 보이거나 철학이 담기지 않은 혼잣말로 그치면 독자에겐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모든 '작품'이라 할 수 있는 것에는 그 작품을 접한 이에게 감흥의 여지가 있다. 모두가 느끼진 못하더라도 누군가는 느끼게 되고, 많은 이들이 공감하게 되는 여지 말이다. 물음을 던지기도 하고 해답을 얻기도 하는 것이 작품의 감상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은 없다. 쉬어갈 수 있긴 해도.

그 여지 두기는 작가가 힘을 뺐을 때 비로소 감상하는 이에게 전해진다. 작가가 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백하게 와닿을 수 있는 거다. 몰입을 방해하는 작품은 내가 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구나 하는 걸 너무 극명하게 알아차리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몰입하게 하는 작품이란 그저 이 작품과 내가 어떤 지점에서 합치되는 것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황홀해지면 좋은 작품을 만나는 순간이다. 심하면 스탕달 증후군을 동반하기도 하듯이.

감명이나 통찰을 주는 글은 작가의 자기다운 목소리가 있는 글이다. 그런 글을 쓰고 싶다면 힘을 빼야 한다. 솔직하기 보다 진실하게, 화려한 미사여구나 싱겁거나 자극적인 것보단 담백하게.


p.s: 모창은 글쓰기로 말하면 '필사'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노래(글)가 좋아서, 그 가수(작가)가 좋아서 히든싱어의 경지가 되면 최소한 '실력'은 갖출 수 있다. 그러나 실력을 갖추며 모창에만 심취해 자기 정체성(+글쓰기 스타일)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내 목소리가 곧 나의 정체성이다. 목소리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내 고유의 개성인 동시에 내가 세상에 외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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