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Jun 16. 2018

책 읽는 방법 - 5가지 독서법

시간이 없어서, 귀찮아서, 엄두가 안 나서 책을 안 읽는 여러분을 위해

책 잘 읽는 사람들은
안 봐도 되는 글입니다.


위 소제목에 적었듯이 시간이 없어서 독서를 못하는 분들, 귀찮아서 독서를 안 하는 분들, 또는 엄두가 안 나서 책을 안 읽는 여러분을 위해서 이 글을 씁니다.


저 역시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난독 증세까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근데 세어 보니 저도 꽤 많은 책을 읽었더라고요. 완독은 아니라 해도 수많은 책을 접해서 저도 모르게 방송이나 강단에서 어떤 질문을 받으면 제가 읽은 책에서 인용하는 게 대수롭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독서모임 참여만 10년 차 인 데다, 최근에 읽은 책이 은근히 많습니다. 사실 브런치에 난독증을 고백한 적이 있는데요.(지금은 많이 좋아짐) 제 독서량의 기준은 엄청난 다독가들이 아니라, 평균 이상 정도라고 이해해주시면 될 듯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책 읽지 못하는 여러분을 이해하는 사람인 거죠.

자꾸 고전부터 읽으려고 하면
책에서 더 멀어질 뿐입니다.


우린 대개 집 안에 장식되어 있는(?) 문학전집 혹은 학교 교과서로 책을 가장 많이 접하며 자라기에 '책은 어렵다'는 의식이 강합니다. 나아가 통과해야 하는 시험의 주교재가 되는 교과서 = 책-이기에 집필진 역시도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 특유의 거리감 탓으로 '작가님'이라고 하면 좀 남달라 보였던 게 사실이죠.


그나마 요즘은 책을 내는 장벽이 낮다 보니 책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편견이 많이 벗겨지긴 했지만 그래도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의식입니다. 우선 그걸 깨야 합니다. 책은 필요에 의해서 학습 목적으로 읽기도 하지만, 취향 독서를 할 수도 있고 그저 심심할 때 쓱 읽어서 영감을 얻거나 위로를 받거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고전? 물론 읽으면 좋겠죠. 하지만 자꾸 책 접근성을 멀어지게 한다면 과감히 차순위로 미뤄두길 바랍니다. 무작정 추천이 많고 평이 좋은 고전작품을 달달 읽는다고 해서 책이 더 어려워지게 되면 안 읽는 만 못하거든요.

예를 들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암만 평이 좋아도 그게 와 닿는 시기는 따로 있습니다. 행복할 때나 감정이 평이할 때 보다 미친 듯이 치열하게 사랑하고 뜨거운 이별 후에 읽으면 내 이야기처럼 술술 읽히는 식인 거죠.


또한 고전 작품들은 그 시대 당시 통용되는 언어로 쓰였기 때문에 지금 시대에는 어렵게 읽히는 게 당연합니다. 오히려 현대어로 풀이한 해설서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늘 책 읽기에 어려움을 호소한 저도 지금은 글쓰기 강사를 하고 독서교육을 할 정도로 일취월장했습니다. 독서가 어려워 독서법을 찾는 여러분을 위해 말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셈입니다.

자, 책 읽는 방법
(독서법) 5가지입니다.
1. 아무 데나 펼쳐서 읽어요

보이는 것이 운명입니다. 하나를 본다는 것은 다른 모든 것을 보지 못한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죠.

아무 데나 펼쳐서 읽어 보세요. 론, 소설과 같이 이야기가 기승전결 식으로 이어진다면 중간부터 읽는 것이 무난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방법은 소설류를 포함해 특별히 순차적으로 읽 것을 권장하는 책은 제외됩니다.


하지만 시집, 에세이, 비문학은 랜덤(무작위 선택) 독서가 가능합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쭉 읽고 더 읽고 싶지 않으면 덮는 거죠. 계속 읽고 싶다면 읽고, 이어서 다른 페이지를 펼쳐서 읽어도 좋고, 아니면 처음에 펼쳐 읽은 구절을 곱씹어 보는 겁니다.


단 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된 독서를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독서란? 책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일상에 스며들게 하는 독서를 말합니다.

(챕터 별로 읽는 방법도 있습니다. 1부 2부,.. 1장, 2장으로 나뉘는 책은 순차적으로 읽지 않아도 된다면 목차를 보고 끌리는 챕터를 골라 읽어보세요. 빠져들 수도 있고, 이 책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릴 수도 있을 겁니다.)

2. 느리게 읽어도 좋아요

한가로움, 느림은 악덕이 아닙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것도 아니에요. 우린 인생 전체에서 너무 느림을 허락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속독법 학원이 생기고, 수능시험에서도 문학작품의 일부분만 빨리 이해하고 객관식 답을 골라야 하죠.

그런 독서에서 규정된 느림은 비효율을 대표합니다. 이젠 벗어나셔도 좋습니다. 느리게 읽어도 좋아요. 자신의 속도대로 읽으세요. 누가 뭐라 해도 말입니다. 단, 읽는 순간에 집중해서 읽기만 하세요. 딴생각을 해도 좋습니다. 책을 읽다가 떠오른 딴생각이라면요.  


필사(베껴 쓰기)는 느리게 읽는 아주 좋은 독서법입니다. 책의 전체 맥락을 알고 싶고 책 쓰기를 하고 싶다면 목차를 필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본문을 처음부터 천천히 다 필사하는 것도 무관하지만, 그저 쭈욱 넘기며 한 장 한 장 집중해 읽다가 밑줄 치고픈 문장을 노트에 손으로 혹은 키보드로 옮겨 적어보면 느낌이 다를 겁니다. 녹음을 해도 좋습니다. 어떻게든 베껴 써 보는 겁니다. 위 1번처럼 아무 데나 펼쳐서 필사해도 좋습니다.


여기에서 더 중요한 것은 이 필사한 내용을 곱씹는 행위입니다. 그래야 필사한 문장이 고스란히 자기 안에 스며들어 일상에 남거든요.

곱씹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말로써 설명하는 방법(이러면 나중에 어떤 주제에 대해서 말해야 할 때, 내가 OOO책에서 봤는데- 하며 자연스러운 인용을 할 수가 있죠), 이건 필사 모임에 참가하면 자연스럽게 하실 수 있습니다. >> 글쓰기 강좌 마지막 주에도 하고 있고요 :)

필사 모임은 공통 도서가 아니라, 자유롭게 각자 책을 가져와서 모여서 읽으며 필사하는 거라 그동안 미뤄 두었던 책이나 시집도 읽기에 좋답니다. 다른 분들이 가져온 책을 단순히 정보 이상으로 각자 어떻게 느꼈는지, 어떤 생각이 났는지, 어떻게 해석했는지 아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또 다른 방법은 리뷰를 써 보는 겁니다. 말하는 내용과 리뷰 내용은 비슷합니다. 인상 깊은 문장, 필사를 해본 소감, 문장 내용에 대한 이야기나 문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좋고 캐릭터에 대해 말해도 좋고 저자에 대해 말해도 좋겠습니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표현해보세요. 글로, 말로.

유태인 학습법 하브루타처럼 떠들면서 생각이 나고 정리가 되고 복습 효과가 있거든요. 글로든 말로든 꼭 곱씹기, 되풀이해보시기 바랍니다. 리뷰 글쓰기가 어렵다면? 그전에 다른 리뷰를 참고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3. 읽고 싶은 책부터 읽어요

읽고 싶은 분야, 장르, 작가, 제목, 표지 디자인 등등 어떤 이유로든 내가 끌리는 책부터 읽는 겁니다. 누구의 추천이나 방해도 없이 오로지 내 마음의 끌림, 내 취향만 100% 반영된 독서법이죠.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자기 계발서, 드라마에 나온 책, 셀럽이 SNS에 올린 책, 아니면 듣지도 못한 책이면 뭐 어떤가요? 읽으면 안 될 것 같은 책도 자발적으로 내가 읽고자 하면 어떻게든 긍정적 인사이트를 생각보다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평소 읽는 것보다는 보는 것에 익숙했다면? 영화나 연극, 뮤지컬과 연계하여 원작을 찾아 읽는 것도 좋고요. 요즘엔 온라인 서점에서도 웬만한 책은 '미리 보기'가 가능하거든요. 오프라인 서점에서 보고 온라인 서점으로 구입하는 것보다는 그 반대로 온라인에서 미리 보고 '어머 이건 사야 해!'생각이 들면 직접 서점에 가서 구매하시길 권장드립니다.


필요 독서 + 취향 독서의 끝판왕은
관심분야를 정해서
'지금 당장 내가 읽고 싶은 책'부터
읽는 것입니다.


4. 독서모임에서 반 강제적으로 읽어요

여기에서 '반 강제적'이라는 말에 반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 '긍정적 반 강제성'이기 때문이죠.

내가 평소에 읽을 일 없는 책들이나 불편한 진실을 다뤄 불편한 책들, TV나 SNS,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는 보통 나오기 힘든 주제의 책들, 막연히 읽고 싶어 사뒀는데 엄두가 안 나던 책 등등을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도서로 만나볼 수 있는 겁니다.


홀로 나의 감상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토론을 해볼 수도 있거든요. 각자의 경험을 꺼내 놓으며 책을 새롭게 해석하는 수다를 떨 수도 있고요. 저는 독서모임 참여와 주관을 통틀어 약 10년 차입니다. 혼자서는 못 읽던 책을 독서모임을 통해 많이 접했습니다. 제가 무언가를 깨우쳐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주관을 얻어 독자를 끄는 글을 쓰고 수강생의 변화를 도모하는 강의를 하기까지 상당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독서모임은 읽어 와야만
한 마디라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혼자서 읽는 것보다
훨씬 많은 분량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단지 텍스트를 본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콘텍스트(맥락)를 깊이 이해하고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며 내가 어떻게 이해했는지, 또 생각을 정리했는지를 다른 사람들과 다양하게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독서모임은 탁월합니다.


다만, 독서모임도 잘 선택해야겠죠? [책볼래 독서모임]이나 [책볼래 필사 모임] 문의는 010-8687-3335입니다 :)

5. 늘 가지고 다니며 짬이 나면(틈틈이) 읽어요

읽지 못한 날에도 자괴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늘 휴대하면서 수시로 꺼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시간이 비어 있을 때 꺼내서 펼쳐 보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언젠가는 읽게 됩니다. 이건 익숙해질 때까지가 어렵지 익숙해지면 껌입니다.


짬 내서 읽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 시간을 정해서 5분~10분씩 읽는 것과

둘째, 분량을 정해 1쪽~1장~1챕터씩 읽는 것.

셋째, 이동 중에 읽는 것입니다.


위에 1번에서 4번까지는 '짬을 내서' 하는 독서법이었다면, 요 5번은 '짬이 났을 때' 하는 독서법으로 이해하시면 좋겠네요.


만약 가방 등 휴대할 수 없는 조건이라면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기기(아이패드 등)에 전자책을 담아두고 시간 날 때 꺼내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자책은 리디북스 뷰어 어플이 저는 편리하고, 별도 전자책 기기도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이 여타 전자책 전문 뷰어 기기보다는 더 편하더라고요.

(제가 가진 전자책 뷰어 기기는 교보문고 SAM과 리디북스 PAPER인데,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이 최고인 이유는 개인적으로 컬러풀한 게 가독성이 더 좋아서요.)

저는 여행을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떠날 때 챙겨간 책 한 권이 여행지에서 정말 잘 읽힌다는 걸 알았습니다. 여러 권을 가져가고 싶으면 전자책이 유용하고, 아니면 종이책 한 두 권 정도를 꼭 챙겨가면 좋지요.

비행기 안에서라도 일단 꺼내놓기만 하면 왠지 술술 읽히거든요. 어디라 해도 백색소음도 집중 독서에 한몫하고요. 지하철, 버스, 차 뒷좌석, 비행기, 게스트하우스, 바다 앞, 카페, 호텔, 공원 등에서도 언제든 책 한 권 정도를 늘 가지고 있는 사람, 너무 멋지지 않나요?


이상 책 읽는 방법 - 5가지 독서법에 대해서 말씀드린 이동영 작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독서 강연, 독서 교육, 글쓰기 강연 의뢰

010-8687-3335

독서/필사모임 북클럽 <책볼래 모임> 10년 운영자

https://brunch.co.kr/@dong02/2164

이전 03화 나 자신과 만나는 3가지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