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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Dec 27. 2018

연말을 잘 마무리하는 5가지 방법

연말의 마무리는 내 작은 인생의 마무리와 같다.

인생에 맺는 관계에는 크게 세 가지 연결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는 나 자신과의 연결, 둘째는 타인과의 연결이며, 셋째는 자연과의 연결이다. 이중 무엇 하나라도 없다면 공허하거나 이기적인 존재가 되고 말 것이다.


이를 토대로, 떠나보내는 연말을 잘 마무리하는 동시에 다가오는 새해를 잘 시작하는 방법을 강구해보았다.


마무리라는 건 모든 관계에서 중요하다. 완결이 되지 않으면 찝찝하고, 악순환으로 재발하거나 실수가 다시 반복된다. 누구에게든 피해를 줄 수 있고, 그것은 고스란히 나에게로 돌아온다.


그러니 마무리, 잘 보듬어 내야 한다.

소설은 몰라도 인생의 마무리에 열린 결말 같은 건 없다.


연말을 잘 마무리하는 5가지 방법
1. 한 해 돌아보기

깊이 후회하거나 자책은 금물이다. 어차피 후회하지 않으며 살 순 없는 인생이다. 후회하고 자책하기 시작하끝이 없는 게 과거다. 과거의 기억을 왜곡 편집하여 나를 갉아먹는 건 나의 현재와 미래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통합시키는 작업은 고요하게 이뤄져야 한다.


일기를 쓰지 않는 사람이라도 SNS로 남겨둔 사람은 많을 것이다. 적어도 스케줄을 적어둔 어플이나 달력, 수첩 정도는 있을 것이다. 한 해를 차근차근 돌아보며 내가 작년에 세웠던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아니 성과보다는 그 과정에서 비겁하지 않게 스스로도 감동할 정도로 노력이란 걸 했는지 돌아보는 거다.


하지 않았다면 이제라도 하면 된다. 그것이 반성이고, 한 걸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이다.

다만 반성이라 해서 부정적으로 흐르는 건 경계하길 바란다.


우선순위로 돌아볼 것이 있다.

내가 성취했던 일, 실패했지만 좋은 경험으로 쌓았던 일,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쳤던 일 등을 단 하나라도 적어놓고 뿌듯하게 떠올려 보는 것만으로도 한 해 돌아보기는 충분하다.


한 해를 돌아보며 나와 내 주위 사람들,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과 존재에게 감사함을 떠올리는 일.

그것이야말로 당신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고 계속 살게 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 믿는다.



2. 새해 장단기 목표 세우기

차순 계획보다는 큰 목표로 역순 계 짜보는 것을 권장한다. 차순 계획을 아무리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짰다 한들, 이런저런 핑계와 명분들로 무너짐이 쌓여 버리면 걷잡을 수가 없다. 쉬이 좌절하게 된다. 그런 어리석음을 자행하기보다는 가장 큰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워놓고서 그것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거꾸로 탐색해보자.


장기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크게 하나 세워놓으면, 단기적으로 어떤 과업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알아봐야 한다. 몰라도 좋다. 무식하게라도 하다 보면 그것이 단기 목표 달성으로 남아 쌓이고 쌓여 결국 장기 목표 달성에 가까워지거나 적어도 생각지 못한 경험이나 결과를 얻게 된다. '하다 보니'의 신에 내 운명을 맡길 때,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도전을 두려워 말자. 이맘때쯤 되면 세월 앞에 무상한 나이 먹방을 하지만, 나이를 잊고 살길 바란다면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는 수밖엔 없다. 시간을 내서, 투자해서, 나를 위해서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다.


도전이라 함은 곧 낯선 두려움에 나를 내던진다는 말이다. 그 시간이 지나면 나는 부쩍 성장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깜깜했던 쪽팔림, 쩔쩔맴, 자책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터널을 빠져나오듯 빛과 넓은 세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다시 비슷한 상황에서의 날 시험하는 두려움 정도는 껌이 된다. 두려움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억지 설렘으로 최면 걸 일이 아니라, 그 두려움 속으로 과감히 들어가는 방법뿐이다.


나는 상당한 도전들이 '뜀틀 넘기'라기보다는 '구름사다리 건너기'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3. 안부 인사하기

고마웠던 사람, 잊지 못할 사람, 없을 리가 없다.

정 없다면 아니 생각나지 않는다면 오늘도 수고한 나에게 가만히 안부를 묻자.


"얌마, 너 꽤 쓸모 있는 놈이다. 남들한테 쓸모 있는 것보다 나를 위해 이만큼 고생하고 있음 된 거 아니냐. 끝난 건 아무것도 없다. 잘 지내보자. 앞으로도."


오그라들어도 할 수 없다. 나와의 대화는 익숙하지 않을 뿐, 결코 어려운 게 아니다. 쓰담쓰담 나를 칭찬하고 격려해보자.


가능한 한 나에게 대화를 했다면 그다음을 실천해보면 좋겠다. 한 해동안 크고 작은 경조사나 좋은 순간에 함께 해준 사람들에게 연락해보자.

고백하건대 필자는 그런 거 잘 못한다. 예전엔 크리스마스 카드를 엽서로 써서 보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카톡 하나도 용기가 필요하다. 전화는 상대에게 걸 타이밍을 스스로 너무 검열하다 보니 늘 뒤늦게 후회하기도 한다.


나와 인연을 맺은 후에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해주는 건 어떤 행위나 도구도 있겠지만, 나와 언어가 통하고 마음이 통했던 그 소중한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나를 살게 하는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건 최소한의 예의이다. 혹시라도 조금의 여유가 있다면 부담 없이 받기 좋은 기프티콘도 골라서 함께 보내는 센스를 발휘해보자.


4. 정리정돈 하기

정리 정돈은 미니멀리즘까지 추구할 것도 없이 '명확히 버릴 것을 고르는 일'이다. 대청소 겸 옷이나 책과 같은 흔한 물건(일상용품)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욕망이나 욕심이 될 수도 있고, 관계가 될 수도 있겠다. 여기서 관계는 소속된 곳과의 관계(예를 들면 퇴사)도 포함한다. 이는 포기인 동시에 선택이다. 재활용은 없다. 특히 사람은 다시 쓰는 게 아니랬다.


필자는 불과 한 6~7년 전만 해도 연말 즈음이 되면 관계 정리를 심하게(?) 했다. 거의 '적폐 청산' 수준으로 해내곤 했으니까. 프로퇴사러 생활을 끝내고 정규직을 얻기 전까지 했던 일은 극단적으로 번호를 바꾸는 일이었다. 번호 바꾸기는 빠르면 3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통신사 어플에 로그인만 하면 아주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파급력은 장기적으로 생각보다 매우 크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외로움을 자처하는 일이기도 하고, 자발적인 정리 작업이기도 하다. 이런 극단적인 건 필자조차 안 한지 5~6년 정도 됐다.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주위에 소중한 사람들을 다 잃는 건 아무래도 바보 같은 짓이었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틈틈이 챙겨야 하는 디테일 있다. 정말로 연락하지 않을 사람이라면 차라리 지우지 말고 저장되어 있는 상태에서 차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지도.



5. 이웃 돌아보기

내가 먼저 살아야 이웃을 돌아보는 여유도 생긴다. 이는 '많이 있어야 나눌 수 있다'는 오해와는 조금 다른 말이다. 동기부여 이론에 따르면 최소한의  내 생존 욕구가 해결되지 못하고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현실적으로 이웃을 돌아본다는 일이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이웃은 상대성뿐만 아니라, 절대성도 있다.


내가 가진 공감능력이나 감수성의 방점을 누구에게 찍을 것인가. 어떤 대상이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나, 타인, 자연과의 연결이 중요하다면 나를 제외한 나머지 대상을 염두에 둔 감수성은 추운 겨울에 노숙인(홈리스) 일 수도 있고 길냥이 일 수도 있다.

나는 구조된 길냥이와 실제 함께 살고 있고, 노숙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빅이슈 잡지를 주기적으로 한마디 건네면서 직접 구매한다.


아니면 나와 같은 청년들이 그런 이웃에 포함되기도 한다.

필자는 고시원 총무 출신으로서 고시원 생활을 몇 년 동안 해보았는데, 가끔 동네 교회에서 수건과 같은 생필품이나 핫팩을 나눠주면 그게 그렇게 고마웠다. 그 교회를 나가진 않았지만 그 물건을 쓸 때마다 은혜로운 마음에 감사 기도를 드리곤 했다.


이웃을 돌아본다는 건 이제 너무 낯선 현실이 된 시대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앞집에 큰 불이 났었는데 부모님이 오갈 데 없던 앞집 식구들을 집에 들여 몇 년을 함께 산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나 못하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그때 부모님 나이가 지금 내 나이 정도라고 했을 때, 더 대단한 일이란 생각이다. 이렇게까진 아니더라도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은 작은 실천으로도 가능하다. 웃으며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대단한 일을 할 수 없어도 좋다. 그저 하나씩 실천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이웃의 입장에서 도움이 된다면 말이다. 다시 나에게 돌아오지 않더라도, 내가 작은 보탬이 된 이후 부디 그가 괜찮아진 후에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하고 바라본다.



점을 잇는 일은 먼 훗날의 일입니다.
지금은 단지 점을 찍을 뿐입니다.
- 스티브 잡스



연말은 가까운 사람들과 모임을 갖는 것도 물론 의미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잘 마무리하는 것도 유종의 미를 거두는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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