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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Feb 02. 2019

참 멋있게 사는 나

그래도 이게 정답은 아니야

S대 나온 친구 놈이 전화로 내게 말했다.

"넌 참 멋있게 사는 거 같아."


이 말은 친구가 너 어디냐? 는 질문에 내가 카페에서 글 쓰고 있지 라고 대답한 직후 나온 말이었다.


난 정말 멋지게 살고 있는 게 맞을까? 생각하는 동시에 입으론

"디지털 노마드가 되려고 노력 중이지 뭐."라고 말했다.

강의 아니면 글 쓰는 게 내 일 아니겠냐며 멋쩍게 너스레를 떨었지만 현실에서 여유가 없다면 이것도 지지리 궁상이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꽤나 멋지게 살고 있다. 고 자부한다.

오늘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내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먹고, 가능한 한 해낸다. 나를 피곤하게 하는 인간관계를 새로 맺거나 유지하기보다 애교도 많고 늘 한결같이 곁에 있는 고양이 더 오랜 시간을 보낸다. 행복을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생다운 생존을 위해서 행복을 꾀한다.


나의 요즘 좌우명이 있다면 '1시간 뒤에 죽어도 여한 없이 살자' 정도가 아닐까 한다. 고등학교 멘토링 강의를 몇 개월 전에 나갔는데, 담당 선생님이 자리를 비우자 내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이 강의 끝나서 여기 교실을 나간 직후에 당장 교통사고가 나 죽을지도 모른다. 그때 눈 감는 순간 나는 여한이 없을 것 같다. 오늘도 하고 싶은 강의를 했고, 글을 썼으니까.


방금 전까지 작가는 돈 못 버는 직업이라고 말하는 내게 돈도 못 버는 작가를 왜 하느냐고 의아해하던 아이들은 '나처럼 살고 싶다'며 나를 다르게 바라보았다.


꾸벅 조는 아이들 한 명 없이 일제히 내 말에 감탄을 연발했다. "근데, 이건 내 삶이고. 너희는 너희 각자의 삶을 살아야지. 자본주의 사회에선 돈은 반드시 필요해. 내 삶은 정답이 아니야. 하지만 나는 이렇게 살고 싶어. 이게 나니까."

마칠 시간 즈음 담당 선생님께서  들어오는 타이밍에 아이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쳤고, 나는 정말 멋있는 사람(작가님)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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