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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Feb 02. 2019

새해 자기계발(강의 수강)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수강생이 얻어갈 것은 기분이 아니라, 기본이다.

문화센터나 평생학습관 등에서 열리는 비교적 저렴한 강의는 '진국'인 몇몇 소수 수강생을 제외하고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수강신청을 하는 게 아닐까 한다. 혹은 자신이 뭔가 하고 있다는 '기분'을 만끽하고 '뭐라도 배우고 있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외부에 보이고 싶은 사람들이 절대다수다. 물론 이건 자유다. 수강하는 이의 자유를 강사가 뭐라 말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매우 당연한 말을 하자면, 강사 입장에서 강의할 맛이 나는 건 역시 집중도•참여도가 높은 수강생을 대상으로 할 때이다. 언제든 강사의 부족함이 아주 없진 않겠지만 유료 강의와 무료(혹은 저렴하게 지원받아 수강하는)강의에서 확연한 차이는 역시 수강생의 투자대비 열의 유무다. 이건 진실성과도 연결되는 사전신호이다.


돈을 얼마나 냈는가, 거리는 얼마나 먼 곳에서 왔는가에 따라 평균적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똑같은 시스템과 똑같은 내용으로 해도 만족도가 다른 것이다. 돈을 더 적게 낸 수강생이 가성비로는 만족도가 월등해야 하는데, 돈을 더 많이 낸 수강생 쪽이 가심비로 만족+매우만족에 표기한다. 구체적인 수강후기도 훨씬 진하게 남겨준다. 소위 '뽕을 뽑는다'는 수강생의 태도가 있는 것이다. 수강생 자신이 투자한 돈과 시간을 아깝지 않도록 수동적이지 않고 적극적 태도로 임해서 강사도 덩달아 신이 나게 된다.


돈을 많이 안 낸 수강생이라고 해서 강사가 차별을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들의 참여도에 힘이 빠지는 건 사실이다. 난 오히려 돈을 적게 낸 분들이 돈을 많이 낸 분들과 똑같이 투자한 '시간'이란 것에 더 집중했으면 한다. 시간 때우기로 내 강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그 틈에서 열심히 참여하는 소수의 수강생만 피해를 본다.


일정수준 이상 유료 강의 플랫폼에 뭔가를 배우기 위해 발을 들인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그 과목에 대해 '진중하다'는 점이다. 이는 깊이에 따라서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많은 사례를 분석해보면, 기본에 깔린 태도는 적극적인 반면에 '시작을 두려워 하는 분들'이 일정 수준이상의 돈을 내고 수강한다. 더 '완벽한' 준비 후에 데뷔(?)를 꾀하는 거다. 이때 강사의 역할은 명확해진다. '제대로 시작'하고 싶은 분들께 제대로 된 기본을 심어주는 일.

수강생이 얻어갈 것은
기분이 아니라, 기본이다.


필자가 진행하는 글쓰기 강의의 경우, 수강생의 진중함이 너무 깊으면 '글쓰기 시작'을 어려워하거나 '공개'를 꺼려해서 동기부여를 더욱 더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늦더라도 본인의 동기가 확실해지면 그동안의 진중함은 무서운 추진력을 가지게 된다. 그 추진력은 무게감이 있다. 묵직함은 탄탄한 기본기가 되고 자기만의 스타일과 가치관을 완성하고자 하는 뚜렷한 방향성을 갖게 된다. 게다가 그것은 냄비근성이 아닌 꾸준함으로 바뀐다. 이 얼마나 바람직한가.

보았다면 느끼고,
느꼈다면 행하는 삶이 좋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분들께 무조건 돈을 많이 내고 수강하세요 말씀드리는 게 아니다. 돈을 적게 내든 많이 내든 자신이 수강하는 이유나 목표가 구체적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을 향해 있었으면 한다. 자기계발이라는 것은 남에게 멋있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지 않나. 남는 건 나 자신뿐이다. 자신의 인생을 완성해가는 건 내가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로 배우고 깨달아 실천해가느냐에 달려있다. 수업은 그런 사람이 많이 모인 분위기 속에서 하는 것이 좋다. 기왕 배우고자 마음 먹었다면 이를 위해서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데 아까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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