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느린 게 아니다.
난 좀 느린 편이다.
어떤 이해를 하기 위해선 상당 시간이 걸려서 진도에 맞추질 못해 학교나 학원 수업에선 곧잘 도태되는 편이었다. 그런데 열등반에 들어가면 늘 1등이었다.
나는 지금도 머리가 나쁘거나 공부머리가 아주 없다기 보다는 이해하는 속도가 느리되, 한 번 제대로 알고 나면 활용능력(응용,적용)이 남다른 비상함이 있다.
매력을 발산하는데도 마찬가지다. 겉보기에 혹은 라포형성이 되기 전인 만남 초반에는 내 진국같은 매력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드러나는 매력을 발견해주는 고마운 사람이 존재할 뿐이다.
나와 오랜 대화를 나눠 본 사람들은 나를 매력적으로 기억한다. 문제(?)라면 나는 사람들과 오래 대화 나누는 걸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어쨌든 이런 나와 같은 스타일이 세상엔 적지 않음에도 줄세우기식 교육 환경에서는 이들의 시간만 흘려보낼 뿐, 보듬어 줄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
나는 교육에 관심이 많다. 만약 내가 어느 정도 부와 명예를 누리게 되면 나와 같은 시절을 보내는 어린 학생들에게 투자하는 사람으로 평생을 바치고 싶다.
그리고 나를 포함해 그들은 느림보가 아니다. 인정해줘야 한다. 그들만의 속도가 있을 뿐이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