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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an 31. 2019

계속하는 이유(동기에 대하여)

바람직한 동기의 기준을 생각하다

인생을 살아가며 나의 행위를 결정하는 동기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돈 때문에 하거나
재밌어서 하거나

돈 때문에 뭔가 해야 할 때 반드시 '강화해야 하는 덕목(?)'이랄까, 그런 게 있다면 바로 '감정의 무딤'이다. 핵심은 예민함을 내려놓고 철저하게 둔감해져야 한다는 것. 지금 당신의 '최종 목적은 돈'에 있기 때문이다. 이때, 물질은 뒤따르는 순수한 보상이 아니라 오직 하나의 목적이다. 이게 나쁜 거라 몰아세울 사람은 내게 월세와 생활비를 후원해주시길 바란다.(IBK 기업은행 예금주 이동영 계좌번호는 내 전화번호)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단순한 수단이 될 수 없는 게 현실 아닌가. 그래서 내가 문제란 거다. 난 자발적 가난 실천주의자도 아닌데, 부자가 되긴 틀린 걸까. 늘 지점(감정의 무딤)에서 강화되지 못하다 보니 상처를 받고 비애를 느낀다. 최악의 경우 '내가 더러워서 진짜...'하고 생각한다. 일희일비의 끝, 다시는 안 해야지 다짐하면서도 돈이 없으면 글을 계속 쓸 수가 없기에 '해야만' 하는 지경에 이른다.


돈을 벌어야 하는 명분으로 글쓰기 하나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3째 동거 중인 애교쟁이 고양이 다행이도 지금처럼 보살펴야 한다. 간식, 사료, 장난감 등의 비용도 장난 아니다. 평생 드는 의료비까지 내가 부담해야 한다. 이건 내 당연한 '책임'이자 희생이다. 살아있는 존재는 숨만 쉬어도 비용이 든다. 내가 태어나 살면서 일으킨 먼지를 정화하고 승화하려면 죽는 날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돈이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기-승-전-돈. 인간에게 노동은 숭고한 가치지만 Money는 숭배하는 가치인 거다. 애석하게도.


이 의무감 'Must'가 사람 인생을 망치기도 하지만 근근이 연명해주기도 하기에 어쩔 수가 없다. 이건 생존의 문제다. 하아 이렇게 살 바에야 죽는 게 나을까? 아니, 그럴 순 없다. 나에겐 아직 하고 싶은 일 내지는 할 일이 남아있다. 나를 초월해 외부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픈 자아실현의 욕구를 해결하려면 일단 생리적 욕구 단계부터 해결하라고, 동기 이론에서 매슬로우 박사님은 말씀하시었다.

인생 행위의 두 번째 강력한 동기는 '재밌어서'이다. 그저 재밌어서, 재밌기에, 재미있는 걸 계속하는 거다. 보통은 '좋아서 한다'와 동의어로 쓴다. 이것만이 인생의 진리이고 정답이라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가장 '바람직한' 동기라고는 말할 수 있겠다. 인생 전체를 이 '재밌어서', '나의 설렘을 좇아서', 좋아하는 것을 뛰어넘어 열렬히 빠질 만큼 '미쳐 사랑하는 것'이 지배한다면 그는 인생에서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다. 아니, 이미 성공한 것이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하면 '당장 죽어도 좋아'이다. 자살하겠다는 게 아니라, 자기 인생에서 성공했으니 어찌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도 여한이 없다는 말이다. 마치 *루피가 단두대에서 '나는 해적왕이 될 남자다'라고 호기롭게 외친 후에 죽는 순간 씨익 웃으며 "미안, 나 죽어"라고  한 것처럼 말이다.(*만화 원피스 주인공) 그 단두대 위는 실제 해적왕이 죽었던 곳이고, 과거에 그가 죽는 순간 씨익 웃었다고 한다.

'성공'을 흔히 사회적 잣대로 들이대는 것이 아닌 전제로 정의하고 싶다. 실제 하루하루가(전체 인생을 축소해 놓은) '작은 인생'이라고 했을 때, 재미를 좇아 사는 유형의 사람은 얼마나 큰 성취의 반복을 하고 있는가. '효능감'을 느끼는 거다. 미래에 저당 잡힌 삶에는 없을 대표적인 요소가 바로 이 '나'를 향해 있는 '재미'가 아닐까.


흔히 말하는 '사명감'이란 것도 있는데 이건 큰 의미에서 '재밌어서'의 재미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그냥 '재미로' 한다는 의미와는 확연히 다르다. 사명감이라는 무게는 그런 생각과 맞지도 않뿐더러, 재미라는 건 앞서 말했듯 결코 가볍기만 한 동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명감에서 느끼는 '재미'란 인생을 마감하는 순간에도 당당하고 떳떳하며 덜 후회할 수 있는 철학이 바탕에 깔린 깊이 있고 진중한 태도의 작은 불씨이다. 나를 이 목숨 바쳐도 좋을 만큼 불타오르게 하는 '뜨거운 주제의 흥미로움'이라고 할까. 깊이 있는 쾌락, 고통스러운 와중에 느끼는 쾌락 같은 것. 


오로지 사명감 하나만으로는 행위를 지속하기 어렵다. 인생이 피폐해지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내 자신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 엄근진의 대명사 사명감도 불씨가 되는 재미가 있기에 나를 잃지 않은 채 대의를 지키도록 돕는다고 믿는다. 뉘앙스의 차이가 있겠지만, 사전적 의미로 '재미'는 좋은 성과나 보람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그래서 재미에는 늘 보람도 포함되어 있다. 재미에 빠져있을 땐 잘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보상처럼 뒤따른다. 보람과 같이 뿌듯한 감정은 나 이외에 세상이 변화하는 것, 타인이나 자연이 나의 존재로 인해 긍정적으로 진보한 걸 목도했을 때 드는 감정이다.


또 하나 있다면 '기왕 시작했기 때문에' 행위를 지속하기도 한다. 돈 때문이거나 재미 때문이거나 이미 시작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이 경우 경험상으로도 대개는 얼마 못 가고 꺾일 확률이 높다. 이를 설명하기에 좋은 말이 있다. 

'매몰 비용의 오류'이다. 효율을 따지는 경제학 용어인데. 미래에 발생할 효용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투자한 비용이 아까워서 하게 되는 일련의 행동들을 통칭하는 경제용어이다. 과거에 치른 매비용이 미래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상황(두산백과)을 말한다.


이 이론의 근거는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한 손실 기피 성향을 사람들이 대부분 가지고 있다고 보는 데 있다. 마치 홈쇼핑을 우연히 보다가 '다신 없을 마지막 기회, 3분 남았습니다'하는 말에 전화를 두드리는 심리가 손실을 기피하려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처음부터 홈쇼핑을 안 봤다면 그 손실(?)이 아예 없었을 텐데 말이다.

중요한 건 지금까지 해온 것이 아까워서 뭘 할지 말지 결정할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건 경제학 이론상 효율성도 매우 떨어지는 결정이다. 그것보다는 '진짜 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그것으로 계속 밀붙이거나 혹은 '그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중단하는 편이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확률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나는 만약 연금복권 1등이 당첨되어 월마다 세후 약 390만 정도 받는다면 지금 사는 그대로 살되 매우 여유 있게 살 것이다. 지금은 말 그대로 여유가 없다. 예산이 없는 곳엔 출강할 여력이 없다. 하고 싶은 걸 하는데 여유는 부리지 못하는 상황. 나에겐 돈이 필요하다. 재미를 좇아 여기까지 왔는데, 돈이 따르지 않는 상황은 난감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있으면 돈을 뛰넘어 계하고, 재미가 없으면 그만두어야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여한 없는 삶, 가장 나를 사랑하는 삶, 나를 위한 삶인 것을 나는 이제 너무나도 잘 안다. 1년 후 나는 지금 하는 일을 계속 할 수도 다른 일을 시작한 상태일 수도 있다. 바람직한 동기를 잃지 않도록 늘 이 글에 쓴 나의 기준을 잊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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