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Mar 17. 2016

봄꽃

겨울을 지나온 그대여

봄꽃 / 글_이동영
겨울을 지나온 그대에게 바치는 글


내일은 어제보다 새봄에 더 가깝습니다.

계절은 반드시 돌아오며, 그것은 봄이, 또 다시 겨울이 찾아온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였을 때, 우리네 삶은 조금 더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합니다.

겨울 내내 앙상한 가지를 보며 가진 것이 없어 잃을 것도 없는 나 자신을 비춰보기도 했지만,

앞으로 돋아날 희망이 더 많다는 것이기도 하지요.

다만 그 뜨거운 과정이 못 견디게 아프고 나 혼자만의 아픔이라는 사실에 울음조차 외롭기도 합니다.

꽃을 꺾을 순 있을지라도
봄을 막을 순 없기에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말. 끝내 방심하지 말라는 말인 동시에,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다만 언제가 끝인 지 알 수 없는 생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우리는 잔뜩 낀 새벽안개를 보고,  맑게 개인 오후를 믿어 볼 뿐입니다. 개인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자책하지 마세요. 구조적 환경이 날개를 펼칠 공간을 제공하지 못할 뿐, 어디에서 그 큰 날개를 펴고 훨훨 비상할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

오늘 한 편의 영상을 보았습니다. 자폐증상이 있는 학생이 농구를 정말 사랑해서 농구팀에서 늘 함께 했지만, 선수로서 시합에 나가진 못한 채 팀매니저만 할 뿐이었습니다. 결승경기가 열리고, 남은 시간 4분 여를 남긴 상황에 감독은 이 학생에게 '경험'을 선물하기 위해 코트로 출전시킵니다. 그 순간 일생일대의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짧은 시간 무려 3점슛 6골을 연달아 넣은 것이죠. 그 소년의 이름은 미국 학교체육의 전설이 된 J-MAC입니다.

누군가는 꽃을 꺾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저는 감히 '기적', '극복', '운명'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모든 건 생 그 자체로서 자연일테니까요.


또한 '사랑'과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외부에 의지하기보다, 먼저 내면에서 일어나야 할 요소이기도 합니다.

사랑과 믿음은 겨울을 지나온 당신에게 봄꽃을 돋아나게 할 것입니다. 목표는 두고 확신을 하되 마음을 비우는 지혜로운 나무가 되기를 바랍니다.


꽃 사진: 이동영
p.s: 4일 간의 침묵을 깨고 도저히 글을 안 쓰고는 참을 수가 없어서 다시 올립니다. 그래도 앞으로 신중하게 올리는 글쓴이가 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