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부자에 적용해도 맞는 말이지만 작가에게 적용해도 맞는 말이 된다. 부자처럼 보이려다 가난해지는 것처럼 작가처럼 보이려다 작가가 못 되는 거다.
진짜 부자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부해서 투자하고 과소비 않고 인내하고 자신의 삶을 돈으로부터 자유롭게 독립해낸다. 보이는 곳에서는 아낄 때 아끼고 쓸 때 쓰는 지혜를 발휘하면서 굳이 있는 척하지 않는다. 진짜 부자의 Swag이며 Flex다.
진짜 작가는 어떠한가.
겉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읽고 쓰고 자신의 삶을 글쓰기로부터 자유롭게 해방한다. 매어있는 게 아니라, 스며있는 상태다. 무엇으로부터 해방하는 일은 그 무엇을 홀로 있을 때 어떻게 강구하고 있는가에 달려있다.
한탄하거나 하소연하거나 합리화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쓴다. 써낸다. 계속 발전한다. 굳이 '작가인 척'하지 않는다. 읽지도 않는 책으로 인테리어만 하고, 세상 고뇌 다 짊어진 아티스트인 척하지 않는 거다. 진짜 작가의 Edge이며, Elegance이다.
존 리 대표는 '어제 번 돈 보다 오늘 적게 써야 부자'라고 했다. 그래서 '매일 부자가 되는 사람이 결국 부자'라는 논리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어제 쓴 글이 오늘 쓴 글보다 부끄러워야 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매일 성숙한 글쓴이가 되는 사람이 결국 작가라는 말이다. 혹 겸손일지도 모르겠지만 김훈 작가는 늘 자신의 전작을 두고 다음 작품에서 언급할 때 '졸작'이라고 낮춘다. 수준을 높이고 싶다면 이 마음가짐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