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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ul 04. 2020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

작가 되는 방법? 확률을 높여라

평소에 저는 '확률론'을 예찬합니다. 브런치 구독자와 조회수를 높이려면 ‘확률’을 높이라고 종종 말해왔지요. (제가 브런치 작가 통과 이후 거의 매일 글을 올려서-확률을 높이기에 '꾸준히 쓰기' 전략이 가장 좋다고 판단하여-구독자와 조회수를 올렸거든요. 참고로 현재 저의 구독자수는 1만 여명이고, 총 조회수는 520만 뷰를 넘겼습니다.)


예를 들어 ‘로또’에 당첨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가장 좋을까요?


네, 일단 로또를 사야겠죠. 어디서 살까요? 1등 당첨이 많이 된 판매점에 가는 편이 확률을 높이는 일입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자동’ 당첨이 많이 된 인지를 확인 후 1등 당첨 판매점의 기기에서 자동으로 뽑아달라고 하여 구입합니다.


반대로 수동(숫자 6개 모두 직접 선택)이나 반자동(숫자 하나 이상 직접 선택)이 많이 당첨된 집이라면 직접 숫자를 선택하는 편이 당첨될 확률이 더 높겠지요. 월요일에서 토요일 중에 금요일이 '가장 로또 1등 당첨이 많이 된 '요일'이라면, 돼지꿈을 꾼 이후 금요일에- 1등 자동 당첨이 많이 된 판매점에서- 동으로 구입하는 것-이 결론이 되겠죠.


그것이 ‘아무 데서나’ 로또를 구입하고 당첨을 바라는 일보다는 확률상으로 낫다는 말입니다. 특별히 사람들이 로또를 많이 사는 명절(장소는 터미널 등), 당첨자가 없어 이월되었을 때, 돼지꿈이나 대통령 꿈을 꿨을 때 는 일도 마찬가지 이유겠지요? 주의해야 할 점은 확률을 높인다는 건 반드시 그것의 성과를 '보장한다'는 말이 아니라는 겁니다. 성과를 낼 운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의미이죠.

     

그럼,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글쓰기 강사로서, 나름 작가로서 활동하는 저 이동영의 노하우를 적어보겠습니다.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해답으로 활용해볼 순 있겠습니다. 자, 그전에 먼저 ‘작가’에 대한 개념 정의를 전제하고 가죠. 이 글에서 이동영 작가가 말하는 ‘작가’란 ‘독자가 있는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을 말합니다.


여기 브런치에 심사 통과하고 활동하는 모든 분의 명칭이 ‘작가’이기 때문에, 추가 옵션으로 ‘책’을 한 권 이상 출간한 작가를 '출간 작가'라고 따로 두지 않고, 기본적인 ‘작가’의 정의에 포함하기로 하겠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작가의 정의
: 책을 한 권 이상 출간한 바 있고, 그와 동시에 독자가 있는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

     

작가가 되는 확률 높이기
3가지


제가 94년 LA에 처음 갔을 때였쒀여...

1. 말이 많다면 작가가 될 확률이 높다! 

- 할 말을 쌓고 수시로 정리하자.

글쓰기 강의를 하다 보면 4050 세대를 대상으로 할 때, 유독 ‘길게 말하는’ 수강생 분들이 계십니다. 한정된 강의 시간 안에 그들에게 붙잡히면(잘못 걸리면) 강사는 내내 끌려가게 되고, 그날 강의를 망칠 염려도 있지요.


강의 7년 차 정도가 되니, 삼촌이나 이모뻘인 그들을 ‘수강생’으로서 이끄는 요령이 생겼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이렇게 그들에게 말합니다.     


“방금 말씀을 짧게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굉장히 길~게 하셨죠~?”


(청중 웃음) (길게 말한 분은 웃으며 멋쩍은 듯 미안해한다)


“아니, 지금 제가 뭐라고 하려는 게 아닙니다. 칭찬해 드리려고 해요. 이 강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니 모든 말씀을 다 들어드릴 수는 없지만, 이 시간이 글쓰기 수업이잖아요? 집에 가셔서 이 할 말들을 쭉-커니 글로 정리해보세요.

할 말이 많은 사람일수록 작가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근데요. 글로 써보면 정리가 되거든요. 독자가 볼 만한 이야기인지, 즉 내가 지금 쌓여 있는 이 할 말이 ‘가치 있는 콘텐츠’인지가 '글이라는 거울'로 자기 눈에 보이는 거죠. 그리고 더 중요한 것 하나. 그 할 말을 ‘정확하게’ 독자에게 전달해 내는 것이 글쓰기의 핵심입니다.


(수강하는 청중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할 말이 많은 분은 지금부터 자기 말을 녹음해서 옮겨도 좋고요. 막 떠오르고 생각나는 대로 쭉 글로 옮겨보아도 좋겠어요. 앞에 누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실제 할 말이 많으면 친구와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대화가 끝나자마자 메모합니다. 그게 글 한 편으로 거듭나지요. 그것부터 시작하세요. 할 말을 쌓고 수시로 정리하기. 진짜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tvN 콩트 앤 더 시티

2. ‘소심인’이라면 작가가 될 확률이 높다!      

- 예민한 나를 믿고서, 내가 천착해 갈 글감•주제/ 독자를 사로잡을 트렌드 포착용 안테나를 돋게 하자.

살면서 속상한 일 많지요?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일 많지요? 남들보다 예민한 편인가요?(알유예민보스?) 흥미로운 관심사 혹은 대상이 보이면 사랑에 금세 빠져들게 되나요? 혈액형 이론을 믿는 사람 스타일로 말하자면 ‘A형’ 같은 느낌이 본인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분 등등, 이 중 하나라도 진하게 해당하는 분은 작가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이를 ‘소심인’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소심인인 당신은 글쓰기에 딱 좋은 글감들을 일상에 품고 계십니다. 남들보다 글감을 포착하는 안테나가 더 많이 돋아나 있는 거죠. 또는 포착해야 하는 순간들이 올 때마다 더 빨리 돋아나거나. 다른 사람들은 2G, 3G인데, 소심인들은 LTE 5G의 안테나가 가득 차 있는 겁니다. 남들이 와이파이 신호를 찾아야 할 때 그런 게 몸 안에 자체적으로 있는 거예요. 태생적이고 감각적으로. 물론 살면서 방어기제로 길러진 경우도 있고요.


그런 소심인들은 직접적인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가면을 필요로 합니다. 글이라는 가면, 무대라는 가면이죠. 제가 자주 언급하는 ‘페르소나’인데요. 요즘 말로 하면 ‘부캐’가 있으면 자유로워집니다. 그것이 ‘작가’라는 것이 되기도 하고, ‘가수’나 ‘배우’등이  되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캐릭터가 부여되는 순간, 자신 안에 있는 걸 발산하는 에너지가 남다른 것이죠. 소심인의 타입들이 이렇게 ‘글’이라는 도구, ‘노래’라는 도구, ‘무대’나 ‘방송’이라는 도구를 십분 활용합니다. 소심인이 사회의 부적응자로 남는 세상은 지났습니다. 전략과 연출에 따라 소심인 자신의 또다른 캐릭터 안에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현하는 세상입니다.


뉴미디어(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브런치 등등)가 소심인들이 활약하는 플랫폼이 되는 세상, 더 이상 소심하고 예민하고 속상한 것에서 그치지 말고. 도구를 선택하세요. 플랫폼을 활용하세요. 만약 글쓰기를 선택했다면 당신은 이미 작가의 역량을 잠재하고 있는 겁니다.     


 

아리랑 TV에 출연한 책볼래 독서모임/필사모임(이동영 작가)

3. 독서모임을 해봤다면 작가가 될 확률이 높다!

외부세계의 자극을 통해 나의 주관적 시야와 사유의 폭을 확장하고, 자기 객관화로 부족함을 인정하며 채워가자.

저는 독서모임 참여만 11년 차입니다. 직접 ‘책볼래 독서모임’을 만들어 활동한지도 8년 차가 됐지요. 대학 프로그램이 아닌 외부 독서모임에 처음 나갔을 때가 떠오릅니다. 첫날 한마디도 못한 채 인사만 겨우 하고 나왔는데요. 소심인으로서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다음 회차부터는 혀가 춤을 췄습니다. 나중엔 제가 주최를 하고 주관을 해서 독서모임을 이끄는데, 참여자보다 말을 적게 하는 절제심이 필요할 정도였죠.


독서모임을 하면 같은 책을 읽고도 동일 주제에 관해 나와 다른 생각을 자연히 접하게 되는데요. 그때 나의 논리를 나름대로 펼치게 되고(논증), 내가 그동안 해온 생각이나 그 분위기 속에서 번뜩 떠오른 메시지를 공유하게 됩니다. 그럼 사유의 영역이 확장되거든요. 책 표지 하나를 보고도 다 다른 생각을 하는 걸 보고 감탄했습니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그 이유나 계기가 조금씩 다른 사연이라서 꽤 흥미롭습니다.

 

또 독서모임을 하게 되면 어느 정도 책을 반강제적으로 읽어와야 하는 미션이 주어지는데요. 평소 혼자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도 독서모임에서는 '내 말'을 하고 싶어서 읽어오게 됩니다. 지적 허영심이 참가 동기가 되긴 하지만, 단지 거기에만 그치지 않아서 참가자에게 의미가 크게 남는 게 바로 독서모임의 장점입니다. 가비나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읽고 할 말을 신나게 생각하죠. 다양한 생각을 들을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요.

독서모임에서는 ‘틀린 것’보다 ‘다른 것’이 더 많거든요. 내가 ‘틀렸다는 것’도 역시 깨닫지만, ‘다르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외부세계를 존중하게 됩니다.


그게 왜 작가가 될 확률을 높이냐고요? 작가는 자기표현을 하는 동시에 ‘독자’가 얻을 것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내부 세계에만 고립된 작가는 대중보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0.1% 세기의 천재일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당장 외면받고 콘텐츠가 사장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거든요. 제가 볼 때 대부분은 후자입니다.


그러니까 내 생각이 무조건 옳다는 확증편향에 빠지거나 자기만족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요. 너무 자기 비평(보통 자기 검열이라고 하는)에 빠져서 잘 꺼내놓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요. 가 부족함을 깨달아야 비로소 제대로 채우지 않겠어요? 나를 직면하려면 왜곡되지 않은 거울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이를 해결해주는 플랫폼이 저는 바로 ‘독서모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작가가 될 확률을 높이고 싶다면 독서모임에 참여해 보세요. 내 생각이나 표현방식을 피드백 받는 과정에서, 내 글을 객관화하는 능력(안목)이 길러집니다.



이밖에도 작가가 될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많습니다. 그중에 핵심만 추려보았습니다. 제 강의나 책에서 나머지 썰(?)을 풀겠습니다. 이런 브런치 채널이나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올리면 저처럼 원고 청탁이 출판사로부터 와서 기회를 얻기도 하고요. 브런치북 프로젝트와 같은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가들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니까요. '베스트셀러' 작가는 사실 이후에 생각할 일이고, 저는 '작가 될 확률을 높이는 법'에 대해 말해보았습니다.


나도 작가가 되고 싶다. 문학소녀/소년이었을 때 작가의 꿈을 꾸었다.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내보고 싶다 하는 분들. 일단은 막연한 꿈에서 손에 잡히는 현실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매일 글쓰기부터 시작하세요.


확률을 높이면 행운은 더 가까워집니다.

매일 공개 글쓰기 4일차 n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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