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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Apr 01. 2016

과거의 오늘 쓴 글

출근하는 길,
가끔 버스를 탈 때마다 군산에 정말 예쁜 여자분들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버스를 타고 가는데 맨 뒷자리(옆으로 긴 의자)에 앉아있던 내 옆 중앙으로 정말 코도 오똑하고 눈도 큰 금발의(?) 예쁜 여자분이 다가와 앉았다.
시험기간인가?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형광펜이 잔뜩 칠해진 A4용지 뭉치였다.
나는 용기내어 물었다.
"혹시, 시험기간이세요?"
그녀가 나를 힐끔보며 대답했다.
"네? 네.."
언뜻 보니 사회복지관련한 거여서 더 관심이 갔지만 괜한 오지랖 같아 인터뷰를 포기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버스가 급정거를 했다.
"꺄악"
맨 뒷 자리 중앙에는 뻥 뚫려있어서 자칫 급정거시에는 앞으로 꼬꾸라질 수 있어 위험한 자리이다. 그 순간 나는 무슨 순발력이었는지 그녀를 살포시 안아서 넘어지지 않게 해주었다.

버스 기사님도 놀라서 거울로 치켜보며 큰 소리로 물었다.
"아가씨, 괜찮어요?"
 버스 안도 아주머니들이 웅성거렸다.
"아유 큰일 날 뻔 봤어. 저 아가씨가~"
"그르게, 저 총각아니었음 자빠졌을 것인디"

그녀가 금발을 귀에 넘겨 쓸어내리며 내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그녀는 당황해서 창피하고 쑥스러웠는지 눈을 못 마주쳤지만 내릴 때 쯤엔 내 눈을 보며 씽긋 웃어주었다.
그 발그레 한 얼굴이 예쁘다 못해 아름다워 보였다. 따뜻하고 포근한 봄햇살에 그녀의 미소가 나를 취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뒤늦게 정신이 들었다.

'아차, 나도 여기서 내려야지!!'

이번 정류장은
'만우절 만우절 입니다, 다음역은 속았지 메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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