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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Dec 05. 2021

어떤 책은 너무 뻔할 때가 있다

취향과 진리와 정의 사이에서.

그런 적 혹시 있지 않나? 책을 기대감 잔뜩 가지고 딱 펼쳤는데, 제목과 책 제목 그리고 저자가 불러일으킨 설렘에 대비해 너무 실망스러울 때가. 이건 내 책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생각한다.


★★★☆☆
기존의 아는 내용 정리에는 좋음
실제 알라딘 온라인 서점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리뷰 현황

모든 평가 지표의 기준은 다음 이 세 가지에서 큰 벗어남이 없다. 이는 대회 수상자 심사를 할 때나 토론을 할 때 많이 적용된다. 그 세 가지는 바로 '진, 선, 미'이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보겠다.


진(眞)이라 하면 진리(참 기본)를 말한다. 진리는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를 할 때, 그러니까 '정답'을 말하는 게 아니라 현재 기준에서 더 이상 천착하더라도 그 이상의 것을 언급하기 어렵도록 그대로 귀결 지어지는 개념을 일컫는다.


글쓰기 책으로 예를 들자면, '매일 꾸준히 쓰는 사람은 반드시 잘 쓰게 되어 있다'는 아주 뻔한 말 되시겠다. 이는 이동영 작가의 책에서만 '정답'처럼 말하는 게 아니라, 거의 모든 글쓰기 책에서 매일 꾸준히 쓰는 것을 글 잘 쓰는 방법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이라면 기술보다 태도가 더 중요하고 필요하기 때문이겠다.


이동영 작가의 책이 정답이라는 소리 아니다. '뻔하게' 통용되는 말이 참인 때가 있고,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소리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축구를 지도할 때 '트래핑'을 강조한 것도 기본기가 월클을 만드는 참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진리를 안다 한들 손흥민 선수는 결국 한 명이다. 개인의 유전자 영향 타고난 재능과 환경으로부터 길러진 역량 그리고 인프라와 정보력과 운과 부단한 멘탈관리와 주변·개인의 노력도 무시할 순 없다.


이동영 강사의 글쓰기 책을 읽거나 글쓰기 강의 등을 듣고 청출어람으로 책을 내거나 글을 꾸준히 쓰는 작가들이 많아졌다. 이 브런치 글을 보고 브런치 작가로서 도움을 받은 이들도 꽤 많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나를 사부 혹은 스승님이라고 추켜 세워주는 분들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까진 다 좋은데, 너무 뻔한 내용에 실망한 적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객관적인 피드백을 요청한다면 기꺼이 할 순 있겠지만 이건 眞의 영역에서만 설명할 것은 아니다.


미(美)의 기준, 즉 개인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동영 작가의 취향과 맞지 않는 것을 두고, 혹은 이미 이동영 작가 개인이 알고 있는 내용이 세상 사람들(대중들)에게는 신선할 수도 있는 것을 두고 '뻔한 내용'이라며 치부해버리는 건 위험하다.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선(善)이다. 이상에 합치된 상태가 진선미라곤 하지만- 여기서 善은 현실에서 꼭 따져봐야 하는 '정의(Justice)'를 의미한다. 올바르거나 공정한 도리를 가리키는 게 선의 개념이라면, 평가를 할 때는 이것이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한 권의 책(혹은 콘텐츠)으로서 선을 지키는가를 묻는다. 다행히 내 강의를 들었던 분들은 다소 부족한 글솜씨일지라도 선을 어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럼 결론은 그 뻔한 내용이 기본을 말하는 진리에 얽매여 있거나 내 취향에 어긋나 있는 경우일 테다. 콘텐츠가 별로라기보단 정도 선에서 설명이 충분하다고 본다.


이제 가장 중요한 건 그 뻔한 것을 다시 정리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강의나 책이라는 콘텐츠에 있는가 하는 것이다. 혹은 내 취향을 바꾸게 만드는 강력한 힘- 그런 매력이 있는가도 물을 수 있다.


뻔한 내용은 뻔한 게 아니다. 그것이 책으로 나왔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걸 정리하도록 만들어주는 여지를 제공하는 일이 저자의 역할이고, 그 일을 계속하는 사람을 우리는 '작가'라고 부를 테니까.


당신도 진·선·미의 기준을 통과하는 작가가 될 수 있다. 모두를 만족할 순 없을 테지만.


이동영 작가,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저자
Lhh20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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