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Oct 08. 2022

믿거나 말거나 이동영의 경우(인사동 사주 본 썰풉니다)

사주 풀이가 '땡기는' 시즌이 왔다

경제 불황기일수록 매출이 상승하는 분야가 있다. 사주·타로·점집·운세상담이다. 종교가 있는 사람도 심지어 독실한 줄로만 알았던 누구누구 씨도 복비를 챙겨 카운슬링을 받는 요즘. 꼭 믿어서라기 보다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미래,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의 확신 가득한 점지에 희망이라도 걸어보고 싶은 인간적 욕망일 테다.

나는 글을 쓰는 현재 시점으로 특정 종교를 가진 사람은 아니다. 억지로 전도만 하지 않는다면 종교에 대해 편견 같은 건 없는 사람이다.


가끔 기도 할 때, "들어주신다면 당신을 믿겠나이다" 정도의 신앙심만 내재해있는 정도? 문제는 그때마다 내 기도를 잘 '들어주신다'는 점이다. 진지하게 그 신이 궁금할 때가 있다.


 지인 중에는 비슷한 물음으로 시작해 해외를 다니며 여러 종교를 접하면서 결국 학문으로 천착하여 아예 종교학 석사를 딴 분도 계신다. 나름의 결론도 내렸다는 간증 아닌 간증을 해주었는데 흥미로운 걸 넘어서 경이로웠다. ((생각해보니 난 그만큼 궁금하지는 않았던 걸로.))

그에 비하여서는 소위 '미신'일지도 모를. 동시에 21세기 들어서 빅데이터라고 추앙받기도 하는 '사주팔자' 얼마 전에 보러 간 썰이다.


위치는 인사동. 사주를 보기에 이만한 느낌적 느낌의 동네도 드물다.  보기에 인사동 딱 그 자리는 사주 보는 자리여야만 했다. 계단을 올라 3층.  계단씩 오를 때마다 미래가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혼자 가진 않았고 친구가 최근 이 사주 선생님께 용한 풀이를 들었 바, 나도 언제 가고 싶다는 말을 던지니 그날 바로 얘기 나온 김에 그곳으로 안내해주었다.

운명의 수레바퀴

사주나 점집이 내겐 첫 경험아니었다. 다만 과거에 몇 번 하나같이 누가 죽는다더라 아프다더라 하는 찝찝한 말로 '불안과 자극'을 이용하 했는데 여긴 180도 달랐다.


'좋은 것'만 집중해서 풀이해주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혹시 지금 잠 못 자고 힘든 일이 있다면 11월부터는 확 풀릴 테니까 너무 걱정 말아요. 타고난 재물운도 추세가 점점 상승하고 있고, 문제라고 앓던 것들  풀릴(해결될) 거고, 어머나. 내년엔 결혼할 인연을 만날 운도 들어와 있네요?"

이건 다 실제로 저번 달에 들은 내 사주팔자 얘기다. 11월이 멀게만 느껴졌는데, 뭐야 며칠 안 남았잖아 이제?
 ..출판계약이 또 들어오려나 ○0○ 난 글쓰기와 결혼했으니깐^^ㅋ

실제 내가 상담(!) 직후 메모한 것을 토대로 밝혀보면 다음과 같다.


*11월부터 좋아.

*올해 닭띠·원숭이띠랑은 싸우지 말고.

*2023년 내년이 결혼할 사람 정해지는 해.

*결혼운(23~25년)이 강하게 있네.

*이름 개명 굿, 사주와 잘 맞췄어요~

*지금 하는 대학원 공부는 나중에 잘 쓸 수 있어요!

*타고난 돈복, 재물복있어서 사는 건 잘  거야.

*수상(손금)을 보면서: 끝에 이어진 것이 장수 생명선.

*사주와 관상 모두 처복, 돈복 확실히 있(강조)

*성실하고 준비성 있노력하는 사람이야.

*착한 사람(But. 같이 사는 사람 입장에선 살짝 고지식해 보여서 답답할 수 있음)

*이나 연애는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 타고났어.

*쓸데없는 공상 x 신경쇠약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되고요.

*글 쓰는 괜찮아요.

*강의하는 것도 좋아요.

*특히 강의를 잘하는 건 사주상으로 두드러지게 타고난 건 아니야. 사주로만 보면 말하고 사람들 앞에서 가르치는 게 기운이 강하기보다 잠재되어 있는 재능인데, 그걸 자신이 부단히 계발해서 쓰는 노력파라 대단한 거임. 이러니 뭘 해도 잘 될 수밖에 없는 사람임)

*학원·개인사업 괜찮아요.

*기회가 오니까 조급할 필요 없어요.

*특히 내년(2023년)부터는 경제적으로 확 펴 거예요.

*내년이 되면 좋은 쪽으로 분위기가 달라지니까 잘 참고 지금처럼 성실히 가세요. 시간이 흐를수록 좋아질 거야.

*쥐띠, 돼지띠(+겨울 생)이면 (부족한 수를 채워줘서) 기운이 상생 거예요.


이건 믿거나 말거나 이동영의 경우다. 아마 이 글을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더 이상 나에 대해 궁금하진 않을 것이고, 도대체 저 사주 보는 집이 어디냐? 하실 텐데... 뭐 진짜 궁금하신 분은 인스타 DM이나 Lhh2025@naver.com 메일로 보내주시면 답변해드릴 의향 있습니다.

댓글로 달거나 본문에 쓰면 뭔가 파워블로그 인플루언서 마냥 광고하는 거 같아서. 네 그런 의도한 건 아님다


사주는 사주일 뿐 맹신할 것도 아니고 추종할 일도 아니다. 재미로 보고 나서 긍정회로 돌리고 정신승리 하기에 좋으면 딱 거기까지가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


운이 상승한다고 하면 기회를 잡아야 하지 않겠나. 그러기 위해서 성실히 준비하는 건 오롯이 내 몫이다. 그걸로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 태도 덕에 흥할 것이란 사주 선생님의 말에 더 불끈 힘이 솟아났다.


노력하면 잘 될 것이고
기운이 잘 풀리는 중이고
지금 너무 잘하고 있어요


난 어쩌면 이 말을 들으려고 인사동으로 간 게 아닐까. 운명처럼^^

가끔 기도를 할 때마다 내 기도를 들어주는 신이 이 말을 듣고 정신 차리라고 날 인사동으로 이끌어주었다면? 난 또 그렇게 살아가야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왜 다들 내 책을 보고 화장실 가는지 모르겠어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