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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Oct 23. 2022

P(즉흥형)의 J(계획형) 따라잡기

저는 MBTI를 맹신하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합니다만..

MBTI에서 보통은 I - 내향형 E- 외향형 나누며, 마치 과거 혈액형 A형과 O형을 나누는 듯한 뉘앙스를 풍깁니다.


I(내향형)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충전하는 타입(유형)이고, E(외향형)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에너지를 충전하는 타입이라고 하죠.

MBTI를 잘 모르는 분도 계실 테니 최대한 친절하게 풀어쓰는 점 참고해주세요
MBTI 맹신과 과몰입은 금물입니다. 재미로만^^

이는 모임에서나 야외 인터뷰를 할 때 더 두드러집니다. 우리는 보통 약간 쭈뼛쭈뼛하고 수동적이면 I(내향형)로 보고, 텐션이 좋고 보다 적극적인 성향이면 E(외향형)로 봅니다.


검사 결과는 I(내향형)인데, 역할이나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E(외향형)처럼 페르소나로 연기하는 경우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거죠.

이건 나도 그래..난 INFP :)

, 유형으로 묶는 거야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도 하고. 들어맞는 부분도 일리가 전혀 없다곤 생각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그리 맹신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내향형)와 E(외향형) 만큼이나 P(즉흥형)와 J(계획형)의 언급량이 MBTI 중에서 가장 높은 듯해서요. 대중적인 글쓰기를 하는 저는 이해하기 쉽게 이 용어를 쓰기로 했습니다. 왜냐고요? 재밌으니까요!

     

네, 재미로 유형을 나눠 보는 정도로 관상이나 타로, 사주 보듯이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과학적인 근거를 따지고 들면 우리가 무료로 인터넷에서 하는 MBTI는 유사과학에 더 가까운 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재미'라고 전제를 다는 것이니, MBTI 맹신자 분들의 반박 시 여러분의 말이 다 맞습니다.


저는 불과 몇 달 전(후기 모집 시)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해 대학원생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온통 일상이 낮에는 강의, 밤에는 대학원(교육대학원은 밤에 수강합니다)을 중심으로 돌아가지요.


신학기라서 아직은 조금의 여유가 있는 편이라(아무것도 몰라서 그러함) 이렇게 글도 꾸준히 올리고 독서모임도 참여하지만, 곧 여느 대학원생처럼 졸업을 위한 시험이나 논문 준비에 찌들어 가겠지요.

교육대학원은 그나마 일반대학원보다는 낫다고 하지만, 대학원은 대학원이니까요. 특히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논문을 통과하는 졸업이 그리 만만하지만은 않답니다.

여전히 유행하는 MBTI로 저를 규정하자면 'INFP'입니다. 그런데 다들 놀랍니다. 특히 'P(즉흥형)'라는 점에 의아해하죠. 몇 번을 검사해봐도 P(즉흥형)가 나오고 실제로도 즉흥적인 편인데, 외부에서 보는 제 모습은 꽤나 계획형 인간이라고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 향후 계획(Plan)을 브런치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 자주 올리고- 또 그걸 지켜나가려는 모습이나 실제 결과, 성과로 보이는 사례가 많기 때문일 거예요. 제가 한 걸음 떨어져 유체이탈을 해서 '이동영 작가'를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보아도 J(계획형)로 평가할 것 같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한 것도, 수 년 전 담배를 끊은 일도, 책을 출간한 일도, 퇴사 후 글쓰기 클래스를 연 일도, 몸값을 올리는 일도, 술을 1년에 5회 미만으로 마시는 일도 모두 브런치 등에 올린 글을 통해 공표 - 실천할 계획으로 공개선언을-했던 일이었으니까요.(비록 그 글을 쓴 건 즉흥이었겠지만^^;)

메모엔 능숙한데 정리엔 취약하고 쓰는 건 익숙한데 숫자엔 쥐약인 이동영

네, 저는 실체가 계획형 인간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엄청나게 노력하는 거죠. J(계획형)가 되려고 한다기보다, 즉흥을 바탕으로 추진력을 삼되, 계획을 바탕으로 설계하고 기획하며 연출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에 좀 더 맞다는 개인적인 판단 때문입니다.


말을 어렵게 늘려 썼는데요. 그냥 한마디로 제가 하고 싶은 대로(끌리는 대로) 다 하면서, 사는 건 또 제대로 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계획을 세우는 느낌적 느낌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계획이 좋아서가 아니라, 잘 지켜서도 아니라- 그동안 살아온 짬바(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의 소울이 '이동영 너는 계획이 필요해'라고 깨달음을 주입했기 때문입니다.

이동영 작가 = 즉흥적으로 계획을 작성해
공개하는 타입

현재 활동은 외부로부터 섭외를 받아 요청이 오면 출강하는 위주로 하다 보니 '마감(데드라인)'이 없으면 게을러지기가 쉽습니다. 그러니까 보통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하지만, 한꺼번에 일이 밀릴 때나 가야 할 방향이 너무 흐트러져 있을 때면 즉흥적 성향은 잠시 내려두고, 계획형 모드로 들어가는 것이죠.


예전엔 계획을 세우기만 하고 거의 지키지도 못했는데, 그것마저 계획을 세워놓고 즉흥적으로 하나하나 미션 클리어하듯 해치우다 보니 그래도 여기까진 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홈런왕 강속구 오타니 쇼헤이가 고1에 작성한 만다라트
만다라트 작성해보기!
P형에게도 추천합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떠오른 단 하나의 키워드가 '준비'였는데요. 메모장에 끄적인 것을 공개하자면, '졸업준비/연애준비/결혼준비'였습니다.


졸업 준비는 말 그대로 한 번에 종합시험과 논문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출결 및 학점관리, 논문 읽기, 논문 통과를 위한 스터디, 커뮤니티 참여 및 소통 등을 말합니다.


연애 준비는, 있다가도 없던 인연이 다시 오기 전에 이전 연애보다는 성장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이었고요. 내가 좋은 사람이면 좋은 사람 중에 나와 맞는 인연을 만날 확률을 높일 테니까요. 아무래도 계획형이 아니다 보니 연애경험이 있음에도 데이트 코스를 짠다거나 길을 찾는 것에는 서투른데요. 평소 맛집 수집도 하고 과거의 연애경험으로 채운 철학과 여유 등 부족함보충하는 의미로 '연애준비'라고 적었습니다.   

결혼 준비는, 역시 연애와 마찬가지로 성장한 사람- 이를 초월해서 결혼을 하는 시기에 보다 성숙한 사람 스스로 단단하게 다지는 것을 말하고요. 어느 정도의 결혼을 위한 조건(경제력과 인성과 마음의 준비_자신감, 자존감, 책임감 등)을 보다 큰 그릇으로 빚어낸 상태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적었습니다.


저보다 운이 더 잘 따르거나 재력이 있거나 인복이 있는 사람들은 굳이 이렇게 살지 않아도 잘 풀릴 겁니다. 세상에 어렵지 않은 사람은 없으나 그것이 풀려가는 방향은 의지와 행운이 적절히 순간과 시기에 맞게 퍼즐처럼 잘 꿰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메타인지적이고 객관적·대자적 태도와 준비가 필요한 법이고요.


더는 힘들다고, 귀찮다고,
하고 싶은 게 아니라고

해야 하는 준비를 미루는 건
인생을 낭비하는 일입니다.

30대 후반이기 때문에  세 가지 준비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또한 이 세 가지 준비 모두, 모든 '기회'에 앞선 이동영 개인의 치열함이자 내적 동기부여의미합니다. 구체적이고 세부 계획이 필요하다는 걸 압니다. 너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흐름을 선도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장기 계획 따위가 무색해지는 현실에서 변하지 않는 본질을 지키고 준비한다는 건 무엇인가.


고민은 하되, 오래 고민하지 않는다는 건 즉흥형의 최대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회는 또 온다-라고 언제나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놓쳤던 기회를 돌아보면 대개 준비가 덜 되었거나 운이 좀 덜 따랐거였습니다. 제가 원하던 걸 이룰 수 있는 기회는 수도 없이 저에게 찾아왔다는 걸 압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저를 찾아올 거라는 것도요.

그때마다 준비 없이 즉흥적인 대처로만 일관한다면 성공 확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겠죠. 몇 번 우연으로 운과 잘 맞아떨어져 즉흥적인 성공이 이뤄졌다 한들, 행운만을 기다리는 건 너무도 게으른 처사이니까요.

평소 준비된 사람이 되겠다는 계획, 이를 이루기 위한 즉흥형의 추진력. P형은 그것을 적어놓고 자신을 믿으면 어느새 이뤄놓아 버리는 스따일.


유연하고 통합적인 사람이 가장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이상, J형을 부러워하지 않는 P형 이동영의 성장 계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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