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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Dec 04. 2022

브런치북 대상을 받으면 베스트셀러가 될까?

중쇄를 찍는다는 건 퍽 어려운 현실입니다

나는 여전히 책쓰기 강좌를 열지 않는다. 내가 책을 썼던 팁을 녹여서 글쓰기 강의 중간이나 Q&A 시간에 언급하긴 해도 책쓰기 강를 정식으로 연 적은 없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가장 첫 번째, 글을 꾸준히 쓰는 걸로 유명한(!) 나 역시 현재 기준 다작으로 책을 꾸준히 출간지도 않았을 뿐더러, 대박 판매고를 올린 초베스트셀러 작가 아니기 때문이다.


네이버 프로필 상에 나온 5권은 전자책(출판사 계약)과 자비출판과 POD 출판과 기획출판(출판사 계약)을 두루 경험한 결과로 나온 산물이지만.

책을 쓴 노하우는 얼마든지 질문이 들어  꿀팁으로 말할 수 있으나 책쓰기 강좌를 전문적으로 열지 않은 건 내 양심에 따른 결과다. 가까운 시일 내 어떤 형태로든(초베스트셀러를 낸 이동영 작가 직강이거나 책쓰기 강사와 콜라보 등) 열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책쓰기 강좌의 정석은 '출판사를 통 저자는(원고 쓰는 데에만 집중할 뿐, 돈 1원도 들지 않고) 기획출판을 계약하여, 중쇄를 찍을 확률이 높은 역량을 예비 저자에게 갖게 하는 강좌'이다.

나는 현재 이런 강좌를 열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쇄란? 보통 처음 계약하는 저자의 경우 1000부~2000부를 1쇄로 찍어 판매하는데, 이를 다 팔고 2쇄 이상 찍으면 '중쇄'라고 말한다. 만약 이 중쇄가 출간 몇 개월 안에 이뤄지면 우리가 말하는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온라인 서점 기준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내 책도 출간 직후 급격히 오른 판매고 덕분에 베스트셀러라는 딱지(!)가 붙었다. 그럼에도 중쇄와 초베스트셀러는 어림 없었다. 저자의 부족함으로 책이 더 좋지 못한 탓이겠지만 요인은 그것 하나로만 설명할 단순함에 그치진 않는다.(운도 따라주어야 한다)


출간 직후 2~3주에 판매고를 바짝 올려 입소문이 나거나 각종 홍보 마케팅을 통하여 출간한 책을 대중에게 각인하지 못하면? 사실 지속 가능한 베스트셀러, 즉 중쇄 이상의 성과나 판매 실적을 내기란 쉽지 않은 게 이 바닥(?)의 현실이다.


그럼 순수한 누군가는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책을 쓰고 내는 게 오로지 판매를 위한 건 아니잖아요?"


맞는 말이다. 오로지 판매를 위한 건 아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책 출간 후 최우선 순위는 판매다. 전업작가가 아닌 경우엔 조금 덜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많은 걸 쏟아부은 저자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허탈함은 피할 길이 없다. 콘텐츠 기획·생산·공유자로서 말이다.

만약 허탈함이 1도 없다는 저자가 있다면 난 그 저자가 쓴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책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담긴 최소한의 척도가 나는 '팔리지 않는 허탈함'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출판사가 사회복지 비영리단체쯤이 아닌 엄연한 이익단체라는 점이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이 책의 성공을 위해 저자 이상의 노력을 쏟아붓기도 한다. 출판사 직원들도 좋은 책을 내겠다는 미션을 품고 있지만 그건 기본인 사항이고, 책의 판매고에 따라서는 먹고 사는 문제에 봉착한다. 급을 받아야 하니까.


이쯤 해서, 내가 이 글의 제목에 썼던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작은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을까?


역대 수상작 중에 장 유명한 베스트셀러로는 «90년생이 온다», «젊은 ADHD의 슬픔»,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등이 있다. 난 이 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했다 해서 유명해진 «90년생이 온다»만 종이책으로 소장했다. 나머지는 전자책으로 소장 중이다.


아래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 외에 브런치에 연재를 한 이후 책으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작품들이다.

(이동영 작가의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가 아닌 '매거진 연재'를 통해 브런치에서 출판사와 연계해준 덕에 출판 계약을 한 작품이었다. 현재 매거진 연재는 당시와 다르게 블로그의 카테고리처럼 기능이 바뀐 상태다.)

수상작 발표가 이뤄진 가장 최근인 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나온 수상작 중에 기억나는 작품은 없다. 반짝 베스트셀러는 있었을지라도 중쇄를 찍은 작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애석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그래도 브런치를 통해서  몇 권의 초베스트셀러 나온 것이 '에게..?'가 아니라 어마어마한 업적이란 걸 기억하자.


베스트셀러가 되어 중쇄를 연이어 찍는 건 상위 몇 %만이 누리는 대한민국 축구의 월드컵 16강 진출 같은 쾌거와 맘먹는다.(라고 개인적으론 여긴다.)


여기서부터 내리는 나의 '결론 및 제언'이 짧지만 진정한 이 글의 핵심이다.


우리는 책을 내고 싶어 하고,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당선되고 싶어 한다. 카카오 브런치의 심사를 통과한 브런치 작가가 된 이상 이런 꿈을 꿔보는 건 너무도 좋은 일이다. 허나 우리가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브런치 작가나 구독자인 우리 조차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작품을 서점에서 사보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러니까 '소용없으니 브런치 따위 그만둬요'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부터 관심을 가져보죠'하고 권장하고 싶은 거다.


이게 나의 진심이다. 나는 생각했다. 브런치의 성장은 언젠가 당선될지 모를 나와 당신이 당선작을 서점에서 찾아 구매하여 서평을 남겨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아닐까 하고.


아니 책을 사는 게 부담스럽다면 도서관에서 대여해보든 브런치에 올라온 브런치북 연재 글에 좋아요와 댓글, 작가 구독이라도 하면 좋겠다.


브런치라는 너무 좋은 국내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이 유튜브급까지 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나는 좋은 글을 브런치에서 발견하면 망설이지 않는 '좋댓구알'을 제안해본다.

좋아요, 댓글, 구독하기, 알 설정


'베스트셀러' 자체가 책의 존재 목적은 아니다. 하지만 저자와 출판사, 그리고 브런치와 같은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이 더 좋은 책(작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동력이 되는 건 확실하다.

2022년 2월 16일 카카오가 밝힌 자료

우리는 저자(생산자)인 동시에 구독자(소비자)가 아닌가. 상생과 공생을 위해 우리가 함께 존재하는 플랫폼의 결과물(연재 글, 수상작, 새로운 브런치 작가 등등)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당신이 브런치를 통해 꿈꾸는 만큼.



https://linktr.ee/leedongyoung

https://brunch.co.kr/brunchbook/diemindfind


Lhh2025@naver.com(이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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