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할 줄도 알아야 한다. 잊을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산다. 아니 그래야 잘 산다. 이건 단순히 이기적인 게 아니다. 인간다운 것이다. 이기심은 맞지만 삶을 위해 허용되는 이기심 말이다.
외면한다고 회피의 죄가 물리는 건 아니다. 외면하지 않고 망각하지 않으면 인간은 단 하루도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가 없다.
대신에 지금 내가 직시하고 기억하는 것에 삶의 에너지를 잘 분배하면 될 일이다. 앞으로도 외면할 일과 망각할 일은 넘쳐날 테니까.
부끄러울 일도 아니고 걱정할 일도 아니다. 양심이 문제라면 삶을 걸면 된다. 시선을 그쪽으로 옮기면 된다. 그렇지 않을 거라면 모든 걸 신경 쓸 수 없단 사실을 인정하자. 신의 존재는 그렇게 탄생되었고 그렇게 믿어진다. 그러니 외면하고 망각해도 괜찮다. 우리는 신이 아니니까. 우리에겐 신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