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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an 20. 2023

우리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이유(2023 갓생살기)

상대적 다행감을 느끼며 생을 버티기 때문이다

우린 버티며 산다. 그렇기에, 상대적 우월감이 아닌 상대적 다행감으로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내 상황을 바라볼 때, 잘 알거나 모르는 타인에 비해서 운이 좋게 다행한 점이 있을 때도 그렇다.


우린 그래서 감사하며 살기도 해야 하지만 베풀며 살기도 해야 한다. 누군가의 부족함이 상대적으로 나를 살게 해주는 아이러니가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누군가에겐 그런 만만함을 제공해 주는 존재일 것이다.


쉽고 직관적인 예를 들어 내 키가 180이 넘을 정도로 크면, 그것이 매력이 되는 이유는 180보다 작은 사람들이 평균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내가 얼굴에 여드름이 많으면 누군가는 피부 트러블 없이 타고난 자신을 다행하다고 느끼며 살아간다. 그때의 안도감. 그게 인간에게 작용하는 마음이다.


그게 꼭 의식적인 게 아니라도 은연중에 우린 이런 상대적 다행에 영향을 받는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 때도 같은 동물인 인간이 느끼는 상대성이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더 최선으로 그들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다.

"불행배틀 중인 돌싱포맨 임승수 배우'

이것이 도덕 윤리적인 문제로 바뀌는 건 개념 자체가 상대적 박탈감·열등감에 자신을 비관하거나 타인을 저주하는 쪽으로 쏠릴 때, 혹은 상대적 우월감에 상대를 비하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계급으로 존재를 바라볼 때일 것이다. 성숙하지 못한 인간상이다.


내가 혼자서 살아갈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우린 결코 상대적 다행 없이는 생을 버티지 못한다. 고마움을 모르고 미안한 줄을 모르면 그건 인간도 아니다.

내 기쁨을 친구나 가족이 나보다 더 기뻐해주고, 슬픔을 더 슬퍼해줄 때도 우리가 안도감이 드는 이유도 상대적 다행감을 느낄 때와 비슷하다. 특히 슬픔은 이겨내는 게 아니라 지나오는 거고, 더 깊게는 건너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산을 함께 쓰는 평화로운 사이보다 비를 함께 맞으며 달려가는 사이가 더 오래 남는다.


그럼 성숙한 인간은
무엇이 다를까.

 비교하기보다는 내 과거와 비교하며 살아가는 성숙함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성인군자만 그런 게 아니다. 누구나 지향하며 살아볼 만한 가치관이다. 상대적 다행함을 내적으로 적절히 활용하면서 비교는 자신의 어제와 하고, 남에게는 하나라도 더 베푸는 삶. 타인이라는 세상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삶.


새해부턴 나도 이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요 #이동영작가

Lhh2025@naver.com
이동영 작가 방송 강의·강연 섭외

https://naver.me/GZjK4n3t


출처: 이동영 작가 글, 효은 캘리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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