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Feb 07. 2023

모든 관계에서 덜 실망하는 법

사람이든 조직이든 무엇이든 나와 관계를 맺는 모든 것에 유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너무 기대하지 말 것


뒤따라오는 실망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도 함부로 원망해선 곤란하다. 실망으로 점철된 감정은 내가 만든 허구와 상상으로 빚어진 결과물일지 모르니까.


내가 속았거나 나를 속였다고 생각했을지라도 그 생각이 들었을 땐 이미 늦어버렸다. 적당한 기대치가 아니라, 내 자의적으로 훌쩍 넘겨짚은 뒤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 우린 되도록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걸 멈추는 순간, 허상으로 그 존재(개념)를 가둬 버리기 쉽다.  내 필요와 만족을 위해 진실을 가린 채 멋대로 뒤틀어 버리면 그 관계의 끝은 자명하다. 성큼 가까이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어째 시간이 갈수록 마음에 안 드는 거 투성이란 생각이 드는가? 처음엔 좋았는데, 점점 왜 그런 걸까? 합리적으로 의심해 보건대, 내가 완벽이란 환상을 막연히 꾸었는지 살펴 그랬다면 인정하자.


원래부터 그랬던 것인데, 내가 너무 이상적으로 정의해 두었는지 냉정하게 돌아보자. 본격으로 시작하기 전엔  많은 것이 가려지는 법이다. 조금 겪다 보면 괴리를 느낀다. 안개는 걷히고 현실이 보인다. 받아들이는 일이 어렵겠지만 선택해야 한다. 포기하거나 받아들여서 계속 가거나.


바꿔보겠다고? 바꾸려는 순간 내 평온했던 일상이 사라질 각오를 해야 한다. 많은 걸 잃을 각오가 아니라면 어설프게 내 힘으로 바꿔보려는 무모한 선택은 피하는 편이 좋겠다. 내가 지금 바꾸려는 게 사람인지 상황인지 분리해서 보아야 한다.


좋은 점만 보려는 건 단점만 보일 때 최선의 방향이고, 평소엔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옳다. 있는 그대로 보는 노력, 그대로의 모습을 믿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모든 관계에선 그러하다.


실망은 최소한의 믿음이 자아낸 결과다. 믿었던 나를 원망할 필요도 없고, 믿은 그것(상대)을 탓할 것도 없다. 내가 가진 정보나 감정이 앞서간 이유는 인간적인 바라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관계가 남았는데, 겨우 이걸 가지고 실망하려 하는가. 나를 갉아먹을 여유가 있으면 내 관점을 달리하는 수밖엔 없다. 기대를 비우고 호구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베풀면 그만이다. 떨어질 관계는 알아서 떠나간다. 신의 필터링이다. 신의 도우심이다.


그러니 실망하지 말고 오히려 신께 감사하자. 앞으로 더 좋은 사람에게 더 많은 시간을 들이면 된다. 더 좋은 상황에서 더 긍정적 기운을 만끽하면 된다.


완벽한 인간은 없다. 있는 그대로 모습에서 나와 맞는 점 위주로 나누며 사는 게 계속 마주쳐야 하는 관계에서 최선의 대안이다.


좋고 나쁘고 보다 서로 기꺼이 맞출 것인가 맞추지 않을 것인가를 염두에 둔다면 판단은 한결 나아진다. 포기도 방법이 된다. 때론 도망치는 것도 나를 위한 선택이다. 관계에서 최후의 보루는 포기다. 체념이 아니라 판단 끝에 내린 대안으로써 포기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선 아예 벗어나는 선택지도 있다.


벽을 두드리던가, 부수던가, 문을 만들던가, 조금 거리를 두고 멀리 돌아가던가. 반대편으로 뒤돌아서던가.


떠나는 건 죄악이 아니다. 관계에서 믿고 기대하며 실망하는 게 반복되는데 내가 너무 외롭고 괴롭다면, 나를 더는 괴롭히지 말자. 착각이라 해도 내 선택은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지해야 한다.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깨달음이 다시 올 때까지, 내 편은 최후엔 나밖에 없다.


수정 전 원문 글 보기

>> https://brunch.co.kr/@dong02/2004


https://linktr.ee/leedongyoung


매거진의 이전글 참으로 '거시기'한 우리 가족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