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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Feb 11. 2023

재물운이 좋다는 건 부자를 말하는 게 아니다?

단순하게 흘러가지 않는 우리네 인생이니까요

이동영 작가의 생각입니다. 사주와 관상과 타로를 재미로 공부하고 상담도 받아서, 그 와중에 틈틈이 사유해 본 결과입니다.

운이 좋다는 건 넘치는 힘을 말하는 게 아니라 견디는 힘을 말한다. 견디는 기운이다. 재물운이 좋다는 말에 당장 부자가 된다 기뻐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인생의 크고 작은 위기가 눈앞에 닥쳤을 때, 돈(재산 등)이 그 시기를 견디게 해 준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어떤 인생에도 시련은 있다.

좋은 일만 가득하는 건 덕담의 문장이지 현실과는 괴리가 크다. 차라리 무탈하다는 말이 더 복에 겨운 상태다. 누구나 얼마 못 가 위기를 맞는다. 저주가 아니라 우리네 현실이 그렇다. 세상은 좋은 말로 가득하지만, 인생은 고통이다. 이를 견디게 하는 기운이 '행운'고, 여유를 갖추면 '행복'이 된다.

인복이 있다, 관운이 있다, 문서운이 좋다, 부부운(남편복, 처복)이 좋다고 말할 때도 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하면 다.


예를 들어, 재벌 집안에서 태어나도 재물이 없을 수가 있다. 재물이 자신의 시련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그건 그 사람에게만큼은 환경적 재물운이 더는 '' 아닌 거니까. 

반대로, 날 어릴 적부터 힘들게 한 부모로 인해 일찌감치 물질적·정서적 독립으로 자립심을 갖게 되었다면 세상을 견디며 살아가는 건 부모 덕일지도 모르는 거다. 아픈 상처이고 원망의 대상일지라도. 돌아보면 내 인생의 빌런이 나를 성장케 한 결정적 계기로 남기도 하질 않는가. 오히려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사랑은 몰라도 감사로 원망과 복수심을 거둘 순 있다. 사실은 내가 이를 갈며 최선을 다했다 했을지라도.
지금부턴 순수하게 내 이야기이다.

(이동영작가)는 사주에도 관상에도 초년운이 확 드러날 만큼 좋은 편이다. 그 말은 곧 부모운(어린 시절 날 돌보는 사람을 만난 인연의 기운)이 좋다는 말이다. 금수저가 아니라도 늘 정서적으로 지지를 받으며 가족 친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문제는 동시에 강하게 타고난 예민한 성향에 있었다. 가정에선 문제가 없고 적당히 해소도 되는데, 폭력이 난무하던 학창 시절과 19세(자원입대) 군시절까지, 예민한 소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시기의 연속이었다.


어쩌면 가정에서 듬뿍 받은 사랑이 사회선 독으로 작용 걸까. 사회에서는 나를 다르게 대하는 것에 대해 내 순응이 느렸던 탓이겠다. 독은 악성만 있는 게 아니니까. 허리디스크 수술 후 처방받은 마약진통제 같은 거라면 설명이 되려나.


학창 시절 군 시절 동안 온갖 상처와 결핍을 만들었으나 사랑으로 키워준 부모덕 견딜 수 있었다. 이후까지 친형은 물론 친척들도 큰 힘이 되어 주고 있다. 이때 만들어진 상처와 결핍에 그대로 무너졌다면 지금 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가족 친지의 든든한 지지 안에서 나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노래를 불렀다. 이중에 지금 남은 건 글쓰기와 남 앞에 나서서 강의하는 것 밖엔 없지만. 그 건전한 해방구를 찾은 건 곧 스스로 나를 살린 길이었다.

내가 찾은 해방구로 나 역시 누군가를 살리는 '하늘이 내린 의사' 같은 사주라는 해석도 곳곳에서 들었다. 내가 글 쓰고 강의를 함으로써 외부에 미치는 영향이 누군가를 살려내는 일이란 소리다. 한낱 무명작가와 글쓰기 강사에겐 무거운 단어지만 내심 사명감 같은 것도 늘 품고 있다. 이 일에 개인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38년을 살아오면서 사주풀이를 은근히 많이 보러 다녔는데 그때마다 공통적으로 도사들이 말하는 내용은 내게 근거있는(!)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모르는 사람의 인정은 묘한 자존감·자신감 상승을 불러일으킨다.


재밌는 건 내가 글쓰기나 강의에 타고난 사람은 아니란 점이다. 내 사주에는 타고난 재능 자체가 매우 부족한데, 성실함과 노력하려는 본성·기질 따위가 타고나서, 부족한 재능을 스스로 계발하여 먹고사는 팔자란다. 이 역시 성실과 노력의 아이콘인 부모와 형이라는 가족 테두리 안에 환경이 미친 초년운의 영향 컸다.

이동영 작가도 유튜브를 한다 <채널명: 글쓰기 강사 이동영>

예전 같으면 많은 도사(?) 분들이 내 사주를 보고 '쇠나 기계 등을 만지거나 전기 쪽으로 진로를 정해야 잘 풀린다'라고 했는데, 최근 해본 상담에서는 '전파를 타라, 강의하는 거 좋다. 방송이나 유튜브를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라면서 '전기, 쇠, 기계'는 옛 풀이고 현대적 관점으로 풀이해 유튜브 활용을 언급해 주었다.


부모님 회사가 전기 관련 업체라서 1년 반 정도 근무해 본 적이 있었다. 일 자체가 나랑 너무 안 맞아서 죽어도 못하겠다 했던 걸 보면 사주가 엉터리인가 했는데, 전파와 유튜브 크리에이터 진로로 해석을 하니 납득이 갔다.


또한 타고난 예민함이 수강생에게 피드백하기 좋은 정확한 비평으로 이어질 수 있단다.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도 사주와 잘 맞아 좋단다. 단순히 예민하여 손해 보는 게 아니라, 분석적이며 기획에도 능한 편이라 콘텐츠를 다루는 작가나 글쓰기 강사는 찰떡이라 했다. 사람을 끄는 도화살과 전국을 돌아다니는 역마살도 강의에 적합하다.


자신이 아팠던 만큼 보복을 하기보단 그걸 글다 정화·승화시키고 현실에선 따뜻한 정이 있는 사람이란다. 첫인상은 차갑고 날카롭지만 함부로 상처를 주는 사람 아니라 했다. 융통성이 다소 부족하고 고지식하다곤 하나 타고난 심성이 착해서 곁에 있는 사람이 답답하긴 해도 결혼하면 잘 살 거라는 말은 매번 듣는다.


천성이 철학적이 성숙함을 지향하기에 늦공부를 해도 잘 풀릴 거란다. 어떤 곳에선 "이런 데 올 필요 없는 사주니까 그냥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라"고도 했다. 

영화 관상

전인미답의 인생에서 무슨 미래를 보는 사주와 관상 얘기를 하고 앉아있냐 하겠지만, 나는 기분 좋아질 만큼만 참고하고자 한다.


내가 좋은 운이 있다는 건 어떤 시련에도 적절히 견뎌낼 힘, 버텨낼 힘을 가진다는 뜻일 테니. 더 많이 정직하게 베풀며 감사하게 살다 보면 그 좋은 기운들을 불러 모을 거라고 믿어 보는 거다. 


시련을 견디는 만큼 사람은 성장하고 가치관을 정립하기에 모든 시련은 유의미하다. 아니 모든 시련을 견뎌온 시간과 성장의 방향을 가리키는 내 나름의 해석,  때마다 서로도와준 기운은 모두 유의미하다. 

좋은 운을
만들기 위해선
좋은 덕을
쌓아야 한다.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하며 신 원망하기보다 그 시련에 대응할 합당한 운을 부르기 위해선 어떤 덕을 쌓아야 할지 고민하자. 더 나은 행운과 신의 도우심(축복)을 받는 길일 테니까.


https://linktr.ee/leedong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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